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작품의 줄거리
조용한 자연에 묻혀서 우울증을 치료할 목적으로 베르테르라는 청년이 어느 아름다운 산간 마을에 찾아 든다. 베르테르는 마을 무도회에서 멋진 춤솜씨를 가진 쾌활한 여인 로테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면서 운명적인 사랑을 예감하게 된다. 춤을 계기로 로테와 친해진 베르테르는 그녀에게 약혼자 알베르트의 이야기를 듣고는 의기 소침해진다. 그러면서도 베르테르는 로테를 만나고 싶은 일념 하나로 윤리적인 판단과 이성은 잠시 접어둔채로 그녀를 계속해서 방문하게 되고 그들은 어느새 감성이 통하는 다정한 사이로 발전한다.
한편 일 때문에 도시로 나가 있던 알베르트가 돌아오게 되고, 베르테르는 그만 깊은 실의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그는 감정을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둔채 로테를 위해서 알베르트와 친분 관계를 맺는다. 어느 날 그 둘은 자살에 관한 찬반양론을 놓고 심한 논쟁을 벌이게 되고, 결과와 형식만을 중시하는 알베르트가 로테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안타까움만을 베르테르에게 안겨 준다. 이쯤에 생일을 맞이한 베르테르에게 로테가 선물로 책과 자신의 리본을 선물하게 되고 베르테르는 그것은 사랑의 징표로 생각하고는 열정에 사로잡힌다. 알베르트와 로테 사이에서 괴로워하던 베르테르는 여행을 떠날 결심을 하고는 로테와 알베르트에게 작별은 고한다.
여행에서 돌아온 베르테르에게 알베르트와 로테가 결혼했다는 절망적인 소식만이 들리고 다시 만난 로테는 왠지 그에게 차갑기만 하다. 그러나 서먹했던 관계도 잠시뿐 그들은 다시 예전처럼 다정한 사이가 되어 시와 음악으로 서로의 감성을 교류한다. 점차 감정의 자제력을 잃어 가는 베르테르에게 한때 로테를 사랑하다 미쳐버린 청년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베르테르는 그를 마음 동정하는 동시에 자신의 처지에 새삼 한탄한다.
한편 베르테르에게 사랑의 고통을 호소하던 한 사나이가 사랑으로 인해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베르테르는 그를 위해 변론할 것을 맹세한다. 그러나 베르테르의 변론은 무의미하게 끝나 버리고 결국 그 사나이는 사형 선고를 받고 만다. 낙심하여 더 이상 살아갈 희망을 찾지못하는 그에게 남편의 충고를 들은 로테가 만남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게 되어 그를 절망에 빠뜨린다. 마지막으로 로테를 찾아간 베르테르는 억제할 수 없는 억제할 수 없는 감정에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감정을 억제하는 로테는 작별 인사만을 건넨다. 실의에 빠진 베르테르는 여행을 빙자하여 알베르트에게 호신용 권총을 빌리게 되고 로테의 손에 의해 건네진 그 총을 가지고 목숨을 끊고 만다.
■감상의 길잡이
이 작품은 작자인 괴테 자신의 사랑의 체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한다. 이 작품 속의 매력적인 젊은 청년 베르테르가 괴테의 화신인 셈이고, 베르테르가 갈망하던 로테라는 여인은 살롯테 뷔페라는 실존 모셀 속에서 창조된 것이다.
괴테는 베르테르라는 허구적인 인물이 다른 친구인 빌헬름에게 보낸 서한과 일기의 형식을 차용하여 소설을 전개시켰다. 이 작품에는 독일 낭만파를 이끌어간 '질풍노도(疾風怒濤, Strum und Drang)'의 이념과 정열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법칙을 준수하고 타산적인 이성에 꿰맞추어 사는 일이 시민 사회의 미덕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와는 정반대로 정열적인 사랑과 순수한 열정이 더욱 소중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시기의 낭만주의적 사고가 잘 집약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당시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소설 속에 묘사된 베르테르의 노란색 복장이 크게 유행하였고, 여인을 위해 자살하는 베르테르의 비극적인 자살까지 유행했다는 일화가 남겨져 있다. 예술적인 천재에 대한 예찬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해설
<1>
이 작품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사랑을 예찬한 듯하면서도, 그 이면에는 평범함을 거부하고 순수와 열정으로 인해 고통받는 진정한 예술적 천재의 내면을 토로하는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비유하자면 '배부른 돼지가 되느니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는 역설과도 통한다.
베르테르의 슬픔은 일차적으로는 기혼녀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현실의 온갖 법칙과 제도를 뛰어넘어 자연의 아름다움에 도취해서 살아가고자 하는 낭만주의자들의 비극이 담겨 있다. 이 슬픔은 낭만적 사랑을 추구하는 젊은이, 진정한 예술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에게만 주어진 하나의 특권인 셈이다.
<2>
분열된 연방 제국으로 이루어져있던 당시 18세기말의 독일 사회는 극심한 침체 상태에 있었다. 부패한 정치와 시민 사회에 뿌리 박혀있던 기독교적인 도덕은 독일의 정서를 속박하고 있었다.
이러한 시기에 태어난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라는 작품은 단순한 연애문학으로서 감상주의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이며 역사적으로 혁명 이전 세계에 팽배한 사회 전반에 걸친 불만과 저항으로 탄생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성을 중시하여 개인의 인권과 그에 따른 자유로운 생활의 해방을 부르짖고 있다.
결국 베르테르의 사랑은 한 개인의 심리적 비극일 수 있으나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유로운 개인으로서 법과 도덕에 맞섬으로써 당시 봉건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고 이에 저항하는 사회적인 성격을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핵심 정리
▶작자 : 괴테(Goethe)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 독일의 문호. 세계 4대 시성 중 한 명. 작가 스스로 한평생 '베르테르의 체험'이라는 것을 겪으며 「탓소」「친화력」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갈래 : 장편소설, 서한체 소설
▶성격 : 고백적, 낭만적, 관조적
▶표현 : 자신의 인생관, 세계관을 편지를 통해 친구에게 고백하는 형식
▶제재 : 예술과 연인에 대한 사랑의 열정
■ 작가 소개 및 작품 배경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
이 나왔던 시기는 문학사적으로 볼 때 질풍노도(Strum und Drang)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며, 천재 시대라고도 한다.
괴테는 계몽주의가 무르익었을 무렵 태어났고(1749), 그가 창작 활동을 시작한 청년기는 감상주의(Empfindsamkeit) 문학을 지나 새로운 문학 운동이 시작되던 때였다. 이 때에 젊은 괴테가 당시의 여러 젊은 작가와 함께 이 문학 혁명인 질풍노도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였다.
따라서 괴테는 감상주의 문학의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독창적인 새로운 문학혁명을 이루게 된 것이다.
18세기 전반의 독일 사회는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유럽의 낙오자로서 비참했고 극히 침체 상태에 놓여 있었다.
분열된 연방 제국은 시골 조그마한 제국이어서 멋대로 정치를 했고 고루한 계급 의식이 확립되어 있어 생활은 절망적이었다. 시민 생활 속에는 완고한 기독교적인 도덕이 모든 것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문화적으로는 선진국의 모방만을 능사로 하는 풍조에 젖어 있었고 특히, 이성과 오성을 중히 여기는 라틴 문화가 원래 그 소질을 근본적으로 달리하는 독일 정신을 엄하게 구속하고 있었다.
이때 프랑스 루소의 자연주의 철학이 시작하고 있었다. 이것은 위대하고 신성한 인권을 내걸어 인간의 내적 생활의 해방을 부르짖었고 그 당시 가장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던 교양과 지식을 멸시하여 원시적인 것을 숭상하고 문명을 저주하며 모름지기 자연에 돌아가라고 주장했다. 그 가르침은 불행한 인구를 구제하는 것처럼 생각됐다.
고독을 즐기고 자연을 사랑하며 천진스런 인간들에게 호감을 느끼던 젊은 시절의 괴테는 1774년 2월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를 집필하였다.
그는 1772년 여름 Wetzlar에서 Kestner라는 약혼자가 있는 여인 Charlotte Buff를 사귀어 산책을 즐기면서 열렬한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괴테는 그들의 곁을 떠날 결심으로 고향인 Frankfurt로 돌아왔지만, La-Roche부인의 집에서 상인 Brentano의 젊은 아내 Maximiliane를 알게 되었으며 다시 연정을 느낀다. 그들은 오누이와도 같은 관계를 유지하였지만 그녀에 대한 감정으로 인하여 작가는 본래의 Lotte모습에 Maximiliane의 성격을 가미시켰다.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던 괴테에게 때마침 Wetzlar에서 일어났던 Jerusalem의 죽음을 직접 체험한다. 즉, 불행하게도 친구의 아내를 사랑하던 Jerusalem은 자신의 고민을 견딜 수 없어 Kestner에게서 빌린 권총으로 자살을 했던 것이다.
이 사건을 괴테는 직접 작품에 이끌어 들여 베르테르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의 고뇌, 자살, 옷차림과 주인공의 성격, 사건의 장소 등을 서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