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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교황 레오 14세, 추기경단 단장으로 선출된 타글레 추기경 승인
교황청 복음화부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 부서 부장관인 필리핀 출신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이 신임 추기경단 단장으로 선출됐다. 타글레 추기경은 지난 2020년 추기경단 단장으로 선출되고 2025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임기가 연장된 92세의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의 후임이다.
Salvatore Cernuzio – Città del Vaticano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기구 중 하나인 추기경단을 7년 가까이 이끌어 온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이 92세의 나이로 추기경단 단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의 후임으로 교황청 복음화부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 부서 부장관인 69세의 필리핀 출신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이 선출됐다. 교계의 최고위 직책 중 하나인 추기경단 단장 선출 소식은 10월 9일 전해졌다. 교황청은 전날 주교급 추기경들이 타글레 추기경을 선출했으며, 타글레 추기경이 알바노 교외교구의 명의 주교를 유지하면서 오스티아 교외교구의 명의 주교도 겸임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성 요한 바오로 2세부터 레오 14세에 이르기까지 지난 네 교황의 재위를 거친 로마 교황청의 역사적 인물인 레 추기경은 사비나-포조 미르테토 교외교구의 명의 주교를 유지하며 추기경단의 “명예 추기경단 단장”이라는 직함을 갖게 된다. 이 직함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9년 발표한 자의교서를 통해 도입한 새로운 제도로, 당시 교황은 추기경단 단장을 종신직에서 5년 임기제로 바꾸고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도록 규정한 바 있다.
이러한 결정은 “추기경 수의 증가”(선거권을 가진 120명의 전통적인 정원보다 15명이 더 많은 수)로 인해 추기경단 단장에게 “점점 더 큰 책무”가 지워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법 제352조 2항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주교급 추기경들이 추기경단 단장을 선출하는 제도를 유지하면서, 단장의 임기를 5년으로 정하고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도록 했다.
레 추기경의 임기 연장
실제로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의 후임으로 2020년 추기경단 단장에 임명되었던 레 추기경은 2013년 3월 콘클라베 동안 그가 보여준 노고를 높이 평가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2025년 임기가 연장된 바 있다. 레 추기경은 과거 교황청 외교관으로 봉사했으며, 이후 국무원 국무차관을 지냈다. 이어 당시 주교성 차관을 거쳐 성 요한 바오로 2세 재위 중 국무원 국무장관을 역임했으며,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주교성 장관을 지냈다. 역사상 첫 남미 출신 교황을 선출한 2013년 콘클라베 당시 그는 선거권이 있는 추기경이었으나, 80세를 넘겨 시스티나 성당에 입장하지 못한 당시 추기경단 단장 소다노 추기경을 대신해 추기경단 단장의 직무를 수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브레시아 출신인 레 추기경 특유의 활력과 풍부한 경험, 그리고 솔직하고 꾸밈없는 성품도 높이 평가했다.
2025년 1월 7일, 교황은 그의 임기를 한 차례 더 연장했다. 그와 함께 아르헨티나 출신의 레오나르도 산드리 추기경도 추기경단 부단장으로서 임기가 연장됐다. 석 달 뒤, 바로 이 추기경단 단장으로서 레 추기경은 2025년 4월 26일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교황의 장례 미사와, 이어진 교황 선출을 위한 미사(Messa pro eligendo Pontifice), 곧 콘클라베 개막 당일 아침에 거행되는 미사를 집전했다. 이 콘클라베는 2025년 5월 7일 레오 14세 교황의 선출로 이어졌다.
동등한 자들 가운데 첫째(Primus inter pares)
이로써 보르노 출신의 92세 추기경은 교회를 향한 이 봉사를 마치게 된다. 그의 후임으로는 이 직무를 수행하는 첫 아시아인이자 더 젊은 타글레 추기경이 이어받게 됐다. 아시아 교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교회에 널리 알려진 추기경이자 마닐라대교구의 명예대교구장인 그는 지금까지 한때 교황청 포교성성(Propaganda Fide)으로 불렸던 교황청 복음화부의 두 부문 중 하나를 이끌어 왔다. 2025년 5월 18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베드로 직무 개시 미사 동안, 새로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에게 어부의 반지를 수여한 인물도 바로 그였다.
그러므로 타글레 추기경은 전 세계의 추기경들을 이끌게 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동등한 자들 가운데 첫째”(Primus inter pares)로서의 역할이며, 다른 동료 추기경들에게 위계적인 통치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활동을 조율하는 것이다. 추기경단 단장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사도좌 공석 발생 시 향후 개최될 콘클라베를 소집하는 것이며, 만일 80세 미만으로서 선거권을 지닌 이들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면 콘클라베를 주재하는 것이다.
번역 이창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