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데이비드 차, 차형규 목사...
저는 차형규목사(데이비드차)의 불륜과 주식투자 횡령 혐의에 대한 제보를 기사화 되기 전에 이미 받았습니다. 하와이에서 온 선교사는 지속적으로 2020년부터 데이비드차 선교사의 문제점을 지적해온 저에 대한 소개를 받고 만남을 타진하셨습니다. 하지만 사전에 어떤 자료도 주지 않으셨고, 직접 만나 이야기한 후에 자료 제공 여부를 결정하실 만큼 신중하셨습니다. 당시 저는 기독교한국침례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위원장이었고, 침례교 목사였기에 소속 교단의 대처와 방안을 의논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신 것 같았습니다. 물론 소개해 주신 분의 저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제보내용은 심각했습니다. 15페이지에 걸친 진술서와 사진 자료, 카톡 자료 등은 제 눈을 의심케했고, 설마설마했던 생각이 확신으로 자리잡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이렇게 영향력 있는 사람의 뒷모습이 이렇다니, 도대체 얼마나 자기 앞에서 기도하고, 눈물을 흘리며, 말씀에 감동하여 헌금하는 이들을 우습게 보았을까 하는 생각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그의 설교가 담긴 몇몇 동영상을 보면서 사람의 탈을 쓴 악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제보 내용을 공론화하는 문제는 신중해야 했습니다. 제보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해야했고, 북한선교를 한다는 허그미션(대표 폴 리)과 캄선교회(대표 차형규)의 관계, 허그미션단체의 비영리단체등록여부, 사역협력내용, 송금내역, 불륜 증거, 현재까지 과정의 일관성, 허그미션 선교사 부부의 입장 등 다각적인 확인과 사실적 증거들이 필요했습니다. 정황적 증거들은 차고 넘쳤지만 사실적 증거는 부족한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딱 두 가지 증거, 즉 주식투자로 인한 횡령 혐의로 경찰의 인지수사가 시작되어 검찰에 송치되었다는 증거와 불륜녀와의 사진 자료만으로도 충분한 불륜 증거였습니다. 제가 가장 문제 삼았던 신학적 증거는 더 이상 큰문제 되지 않을 정도의 파급력 있는 증거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런 심각한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선 특수를 노려 3월부터 특별구국기도회라는 명목으로 한달 동안 기도회를 인도하고, 북한 선교라는 미명 하에 자신들이 "개, 돼지"라고 했다던 성도들의 눈먼 헌금을 강요하고 있었기에 공론화의 필요성은 절대적이었습니다. 그를 멈춰야 했기 때문입니다.
선교사 부부는 저에게 오기 전에 몇몇 언론사와 목회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언론사는 속도가 더디었고, 목회자들은 덮으려 한다는 늬앙스를 풍겼다고 합니다. 아마 그렇게 보였을 겁니다. 언론사는 기사화하기 전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가집니다. 사실 확인과 확실한 증거자료가 필요했고, 목회자들은 앞으로 닥칠 기독교 내외 파장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진영의 논리가 아닌 진실의 논리에 따라 기사를 실어주고 공론화할 언론사가 필요했습니다. 기사화될 제보 내용을 공유하고, 기사 방향을 정하고, 공론화 이후에 경험하게 될 파장까지 생각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선교사 부부에게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알려주어야 했고, 기자는 그 부분에 대해 더 신중히 생각하고 결정하라며 며칠 말미를 주기까지 했습니다. 왜냐하면 한번 기사화 되고 공론화 되면 되돌릴 수 없고, 여러 가지 억측과 음해와 공격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악의 경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저주 그리고 실질적인 린치까지도 가능했습니다. 그만큼 추종세력의 충성심은 신앙이라는 포장 하에 극단화되기 때문입니다.
며칠 고민 끝에 선교사님 부부는 기사화를 결정했고, 언론사와 함께 기사를 다듬던 중 염안섭 원장이 엠바고를 깨뜨리고 먼저 기사화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어떤 분들은 꼭 이렇게까지 공론화할 필요가 있느냐 하십니다. 22만 팔로워를 가진 보수진영의 핫한 분인데, 각종 기독교 집회에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설교가로 유명한 분인데 그런 분을 논란의 중심에 서게 하는 것은 기독교의 가치를 땅에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처럼 세상이 기독교를 공격할 빌미를 꼭 주어야 하느냐는 뜻입니다. 그러나 단언하건데 기독교의 위상이 땅에 떨어질까 하는 염려보다는 이로 인해 실망하고 분노하여 결국 신앙을 잃어버리거나 교회를 떠날 이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기독교 안에서 스스로 상처를 도려내지 않고 감싸 않으면 더 이상 비그리스도인은 기독교를 신뢰하지 않고 그들이 말하는 복음의 길은 더 막히게 될 것입니다. 무엇이 사탄이 원하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삯군 목회자라고 볼 수밖에 없는 그를 멈추게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내부적 타진이 왜 없었겠습니까? 그러나 선교사님 부부가 절망한 것은 이 문제로 덮으려는 시도가 더 많았다는 것입니다. 공론화하기보다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시도는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습니다.
사실 차형규 목사(데이비드차 선교사)의 문제는 예견된 것들이었습니다. 그가 일으킨 과거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침묵하거나 이익의 관점에서 그를 수용하였기에 결국 이런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침례교단에서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교단주최 집회강사 선정에 대한 문제, 기부금과 학생 수급과 관련한학교와의 특별한 관계 문제,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교단 목사로 안수하는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를 끊임없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응은 미진했습니다. 코로나를 거치며 복잡한 교단 상황에서 대응하지 못했다고 변명할 수 있지만,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개인의 지엽적인 실수가 아닌 기독교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이가 교단내 목회자로 유입되는 과정에 전혀 검증을 안했다는 것, 신학교 내에서 그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것은 참담한 일입니다. 누군가를 죽이거나 마녀사냥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면 정확히 검증하라는 것입니다. 단지 교단에 금전적 유익이 되거나 당장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는 헌신자라는 이유로 무마해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결국 부메랑이 되어 교단을 힘들게 할 것이라는 경고를 무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번 차형규 목사(데이비드 차 선교사, 캄선교회) 문제는 매우 심각한 목회적 윤리와 연관되어 논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사실 그의 신학입니다. 그의 타락이 가능했던 것도 잘못된 신학을 무기로 종교라는 틀 안에서 무조건 추종하는 일부의 충성심이 만든 결과물입니다. 성도들이 무지했다라고만 하기에는 이에 대해 침묵하거나 오히려 지지했던 목회자들의 반성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교단에서 차형규목사의 목사 자격 박탈과 교단 탈퇴라는 중징계를 요구할 계획입니다. 윤리위원회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여 그에 준하는 징계를 내릴거라 믿습니다. 내부에서 유야무야 처리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참고로 링크한 기사에 제 이름이 실명으로 기록된 것은 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여러 가지 억측과 해석이 있지만 제보자에 대한 신상과 인과관계에 대해 크로스체크를 했고, 모든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본질에 훼손되지 않도록 집중하기 위해 제 이름을 실명으로 노출했습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늘감사.
- 진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