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해일. 아직은 우리와 먼 이야기라 생각하지만 지진과 해일과 같은 자연 재해에 의한 피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 있으며, 늘 대비해야 하는 재난이다. 옆 나라 일본에서의 지진해일 피해만
보아도 사태의 심각성은 피부 깊숙이 느껴진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미야기 현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규모 8.9의 지진으로 6분 후 3m 높이의 지진해일이 육지를 덮쳤다. 초속 100m의 해일과 화재로 순식간에 2만여 명이 사망했다. 사인은 90%가 해일로 인한 익사. 화재와 방사능 누출 피해자도 다수 발생했다.
"일본은 열도를 따라 지구상의 거대한 4개의 판이 서로 만나는 곳입니다. 지진과 거의 동시에 빠른 속도로 해일이 덮쳐왔죠. 쓰나미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해일보다 높은 제방을 쌓거나 미리 높은 곳으로 대피하는 것뿐입니다. 초속 100m로 덮쳐오는 쓰나미에서 살아나려면 지진 발생 후 3분 이내로 대피해야 합니다."
(삼성화재 방재 연구소 이호준 박사)
지진 발생을 미리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 한가요?
불가능합니다. 발생 직후에나 알 뿐이지요. 통계기록을 토대로 언제쯤 어느 정도 크기의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할 뿐입니다.
9.0을 기록한 2011년의 일본 대지진, 어느 정도 위력인가요?
이번 지진으로 당초 예상치보다 무려 32배 이상의 에너지가 방출됐습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5만 배 위력입니다. 규모 7.0에는 탁자가 흔들리지만 8.0에는 건물이 크게 흔들리고 9.0에는 무너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에서 이와 같이 큰 지진이 발생할 위험이 있나요?
국내에서 규모 8.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확률은 없지는 않지만 극히 미약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기록되어 있고 그 피해로부터 지진규모를 역추정해보건대 진앙지에서 강진이 있었음을 설명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확률에 대해서는 수치적으로 추산할 근거가 미흡합니다.
일단 높은 곳으로 대피하는 것이 최선일까요?
지진 빈발 지역에서는 진동을 느끼는 순간 본능적으로 피신하는 훈련이 돼 있어야 살아날 수 있습니다. 통상 지진 발생 후 해일이 내습하기까지는 3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해일 예측은 지진의 강도를 컴퓨터가 분석한 후 내립니다. 이번에는 경보 발령이 나자마자 거의 동시에 쓰나미 해일이 해안을 덮쳤지요.
일본처럼 방재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조차 대재난을 겪는 것을 보고 불안해하는 국민이 많은데요.
우리나라도 지진재해대책법을 바탕으로 주요 공공시설부터 내진설계 기준을 적용, 그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벽돌로 지어진 낮은 건축물은 규모 6.0의 지진에 붕괴될 위험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규모 5.0 ~ 6.0 사이의 지진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 1936년 7월 4일 지리산 쌍계사 규모 5.0지진으로 부상 4명 + 가옥 파괴 113동
- 1978년 10월 7일 홍성 규모 5.0 지진으로 부상 2명 건물 파손 118동
- 1983년 5월 26일 동해 중부 지진해일. 규모 7.7지진으로 사망 1명+실종 2명 배 81척 파괴
- 2004년 5월 29일 울진 지진 26년만에 가장 강한 지진. 전국 곳곳에서 진동 감지
지진이나 해일로 인한 피해는 최근 5년간 전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20세기 들어 규모가 가장 큰 지진 10개 중 3개가 2004년 이후 발생했다. 그렇다면 한국은 지진의 위험에서 얼마나 안전할까? 지진과 해일 등 자 연 재해의 위험에서 한국 역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연평균 30회씩 발생 하는 한국의 지진 발생 횟수는 10년마다 65%씩 증가하고 있다. 1978년 부터 2002년까지 규모 4 이상의 지진이 27회나 발생했고 1978년 규모 5의 홍성 지진과 1983년 지진해일은 큰 피해를 가져왔다. 연 평균 30회씩 발생하는 한국의 지진발생 횟수는 10년 마다 65%씩 증가하고 있지만 이 는 최근 관측기기의 정확도가 높아진 것일 수도 있다. 한반도 인근에서 지진활동이 뚜렷이 많아진 것에 대한 근거는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
국내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발생 가능한 가장 큰 지진의 규모를 6.0~ 6.5로 추정하며, 발생 가능한 가장 큰 지진의 규모를 6.0~6.5 정도로 추 정하고 있다. 소방방재청에서는 서울 남서쪽에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 할 경우 사상자는 67만 명, 건물은 전체 건물의 6분의 1인 100만여 동의 피해를 예상하고 있다. 동해에서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에 는 30분 만에 쓰나미가 들이닥치고, 동해안 내륙 100m까지 물에 잠긴다 는 것.
지진이 좀처럼 발생하지 않아 낯설게 느꼈던 사람들도 이번 일본 지진 사태를 보고 심각성을 깨달았다. 정부는 한국의 원전은 안전하다고 설명 하지만 내진설계 기준이 생기기 전인 1988년 이전에 세워진 건축물은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진도 규모 |
현상 |
1.0~2.9 |
극소수의 사람만이 느낌 |
5.0~5.9 |
모든 사람이 느끼고 많은 사람이 놀라 대피함. 무거운 가구가 움직이기도 하며, 건물 벽에 균열이 생기기도 함→설계와 건축이 잘 된 건축물에서는 피해를 무시할 수 있으나, 보통 건축물은 약간의 피해 발생. 부실 건축물은 상당한 피해 발생→굴뚝이 무너지기도 하며, 운전자도 지진동을 느낄 수 있음. |
7.0 이상 |
대부분의 건축물이 기초와 함께 부서짐. 지표면에 심한 균열이 생김. 철로가 휘고 산사태가 발생함→남아 있는 건축물이 거의 없으며 지표면에 광범위한 균열이 생김. 지표면이 침하하고 철로가 심하게 휨→전면적인 파괴 상황. 지표면에 파동이 보임. 수평면이 뒤틀리며 물건이 하늘로 던져짐. |
지진이 발생했을 때 오는 피해 중에서는 낙하물에 의한 부상과 화재로 인한 것도 크다. 지진은 인명 피해뿐 아니라 화재와 단전, 단수, 통신 불능, 교통 두절, 지역 고립에 따른 심적 고통과 트라우마를 안긴다. 이 때문에 지진 발생 시 대피 방법을 알아두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지진 발생 시 대피하는 기본적인 방법에 대해 숙지해보자.
멀리 대피하려 하지 말고 있던 장소에서 안전한 위치를 찾자.
문이 뒤틀리는 경우를 대비해 비상탈출구를 확보한다.
좁은 길, 문 기둥, 담 근처, 벽, 자판기 등은 넘어지기 쉬우므로 피할 것.
대피는 자동차나 자전거가 아닌 도보로, 자유로운 양팔 사용을 위해 짐은 최소화한다.
지진 발생 시 구조대, 의료기관도 평소와 같은 활동을 펼치기 어려우므로 자신의 힘으로 직접 대피할 준비를 해놓아야 한다. 중앙안전대책본부의 방송과 CBS 휴대폰 문자송출을 참고하자. 다음은 소방방재청이 공개한 지진 쓰나미 발생 시 대피 요령 동영상이다. 지진이 발생하기 전, 지진 발생 상황, 지진이 끝난 직후 대피 요령을 숙지해두는 것이 좋다.
대피소와 이동 경로를 가족과 함께 미리 결정해두고 비상 물품을 챙겨둔다. 단단한 탁자 아래, 튼튼한 출입문 등이 안전하다. 전등을 고정하고 낙하물을 정리한다. 전열기, 가스 기구 코드를 모두 뽑거나 차단기를 내린다. 가족과 지진 후 만날 장소를 미리 결정해두고 본인의 안전을 알릴 수 있는 통신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그릇장이나 창문에는 투명 필름이나 테이프를 붙여둔다. 지진 발생 시 꼭 갖고 있어야 할 물품으로는 휴대폰, 담요, 물통, 마스크, 라디오, 구급용품과 상비약, 비상식량, 손전등 등이 있다.
- 집 안에 있을 때
-테이블 밑으로 대피하거나 방석으로 머리를 보호한다.
-지진이 약해졌을 때나 멈췄을 때 가스레인지 등의 불을 빠르게 끈다-유리창이나 간판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집 밖으로 바로 대피하지 않는다.
- 엘리베이터 안에 있을 때
-안전을 확인한 후 가장 가까운 층에 내려 신속하게 대피한다.
-갇혔을 때는 인터폰으로 구조를 요청한다.
- 고층 빌딩의 사무실에 있을 때
-화재 원인을 제거하고 TV나 캐비닛 등 낙하 물품을 피해 책상 밑에 몸을 숨긴다.
-지진이 멈춘 후 엘리베이터 대신 비상계단을 통해서 대피한다.
-안내방송에 따라 최상부 1개 층과 중간 1개 층씩 순차적으로 대피한다.
-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을 때
-타이어가 터진 듯한 상태가 되어 핸들이 불안정하므로 되도록 운전을 하지 않는다.
-전선이나 낙하물이 있는 건축물 부근, 교차로를 피해서 길 우측에 정차한다.
-불이 들어오지 않도록 창문은 닫고, 키를 꽂아둔 채로 문을 잠그지 말고 대피한다.
- 거리를 걷고 있을 때
-이동을 멈추고 손이나 가방 등으로 머리를 보호한 채 주변의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빌딩가 유리창이나 간판 등의 낙하물, 자동판매기나 담벼락을 피한다.
- 백화점이나 극장, 지하 주차장에 있을 때
-지하는 지진에 비교적 안전하므로 당황하지 말고 안내자의 지시에 따른다.
-넘어지기 쉬운 진열장을 피해 대피하며 손이나 가방으로 머리를 보호한다.
- 지하철에 있을 때
-진도 5 이상이면 운행이 일시 정지되므로 급정지에 대비해 손잡이나 난간 등을 단단히 잡는다.
-정차 시 마음대로 객차 밖으로 나가거나 창문으로 대피하는 것은 위험하다.
- 산이나 바다에 있을 때
-산사태나 절개지 붕괴 위험이 있으므로 고지대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다.
-대양에 있을 때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되면 항구로 복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지진으로 인해 취약해진 건물은 여진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누출된 가스가 폭발할 수 있으므로 불(양초, 성냥, 라이터) 대신 손전등을 사용하자. 소방관, 경찰관, 구조요원의 도움이 있기 전까지는 피해 지역에 접근하지 말고 전선, 붕괴된 건축물, 축대 등을 주의하며 간단한 짐을 챙겨 도보로 대피해야 한다. 인명이 위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화 사용을 자제한다.
프린트하여 체크한 후 여러분의 지진안전계수를 점검해보세요.
장소 |
점검사항 |
결과 |
위험사항 |
집안 |
높은 곳에 무거운 물건이 있는가? |
□ Y □ N |
지진 발생 시 낙하물로 인한 사고 위험 |
전등은 단단히 고정됐는가? |
□ Y □ N |
탁자 등 대피할 곳이 있는가? |
□ Y □ N |
손전등과 라디오, 소화기가 있는가? |
□ Y □ N |
단전 시 안전사고와 화재 발생 위험 |
밖으로 대피 경로와 대비 장소는 결정 했는가? |
□ Y □ N |
대피 중 무너진 잔해로 사고 위험 |
지진 관련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가? |
□ Y □ N |
지진으로 인한 사고 발생 시 무보상 |
비상구 등에 많은 물품이 있는가? |
□ Y □ N |
비상구의 차단과 화재 사고 위험 |
야외 |
외출 장소를 가족에게 알리는가? |
□ Y □ N |
가족간의 연락 두절 가능성 높음 |
평소의 이동 경로에 낙하물이 많은가? |
□ Y □ N |
이동시 낙하물로 인한 사고 위험 |
해안 |
지진해일에 대해 알고 있는가? |
□ Y □ N |
지진해일의 인식 부족으로 사고 발생
|
대피 장소 안내판을 확인했는가? |
□ Y □ N |
대피 장소 미확보로 인한 사고 위험 |
고지대나 5층 이상의 건물이 있는가? |
□ Y □ N |
땅이 흔들리면서 물건이 떨어지면 가스레인지 불을 끄고 식탁 밑으로 몸을 숨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지진
발생 시 행동 요령 및 진도 7(아이티 강진과 동일한 강도)까지의 지진 체험을 할 수 있는 시민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능동 어린이공원 내 광나루 안전체험관과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보라매체험관에서는 지진 외에 풍수해, 화재와 지하철 사고 체험 등 안전사고 상황을 직접 체험해보고 대처법을 익힐 수 있다.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해야 하며 입장료는 무료(월요일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