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여운
습관적인 만남은 진정한 만남이 아니다.
그것은 시장 바닥에서 스치고
지나감이나 다를 바 없다.
좋은 만남에는
향기로운 여운이 감돌아야 한다.
그 향기로운 여운으로 인해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함께 공존할 수 있다.
사람이 향기로운 여운을 지니려면
주어진 시간을 값없는 일에
낭비해서는 안 된다.
쉬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가꾸어야 한다.
그래야 만날 때마다 새로운 향기를
주고 받을 수 있다.
- 법정스님의《아름다운 마무리》중에서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에서-
🎼 거미- 비나리
https://m.youtube.com/watch?v=gRvVIubTKD0
기온 뚝
몸이 움추러든다
벌써 겨울 오는 건 아니겠지
새벽 두시에 잠을 깨 이닦고 물마시고 다시 잠을 청했다 일어나니 세시 반
잠을 충분히 잔 것같다
일기 마무리하여 톡을 보냈다
새벽부터 톡을 보내 미안하지만 보내고 나야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어제 받아 놓은 쌀뜨물에 호박과 감자를 넣어 된장국을 끓였다
다른 국은 몇 번 먹으면 질리지만 된장국만은 매끼를 먹어도 괜찮다
된장이 발효식품이라 탈이 안나는 것같다
국 끓이며 밥도 지었다
체조와 스쿼트
천천히 하니까 확실히 무릎에 힘이 더 들어간다
이걸 꾸준히 하면 무릎과 허벅지 근육이 단단해 질 것같다
허벅지 근육이 좋으면 고관절도 덜 아플 것 같다는 생각
내 스스로 내 몸을 진단해 볼 땐 고관절 이외는 크게 아픈 곳이 없는 것같다
돈버짐과 무좀으로 많이 가려웠는데 일주일에 한번씩 먹는 무좀약을 먹고 난 후론 가려움도 가라 앉은 것같다
지금 몸을 잘 만들어야 나이 먹어가도 덜 아프지 않을까?
집사람이 오늘은 집안일을 좀 하잔다
고구마 캔 자리에 파를 심고 싶다며 다듬어 달란다
그래 날마다 볼치러 가다보니 해야할 일도 미루는게 많다
아침 한술 먹고 나가자고
갓 지은 밥을 된장국에 말아 먹으니 맛있어 한그릇 다 먹었다
먼저 동물 챙겨 주었다
어제 사 온 개사료와 산란용 사료를 모이통으로 옮겼다
개사료는 15키로라 가볍게 들 수 있는데 닭사료는 25키로라 들어서 어깨에 못매겠다
내 나이에 25키로를 불끈 들어올릴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겠지 하며 스스로 위안
산란용 사료를 싸래기와 섞어 주었다
산란용 사료를 주니 알이나 잘 낳으렴
리어카에 쇠스랑 쇠갈퀴 토양살충제 바구니와 비닐을 싣고 아래 밭으로
퇴비 두 포대를 실어 와 파 심을 두둑에 깔았다
여기에 토양살충제를 뿌리고 쇠스랑으로 일구었다
일군 땅을 쇠갈퀴로 반듯하게 골랐다
집사람이 팥을 좀 따본다고 팥 줄기를 들어 보니 팥이 달린게 많지 않다
팥잎을 벌레가 많이 갉아 먹었지만 그래도 팥이 달려야할건데 아무것도 없는 팥대가 많다
참 별 일이다
작년엔 팥을 두어되 수확했는데 올핸 한홉도 못하겠단다
왜 팥이 열매를 맺지 않지
기후 탓일까?
집사람이 파를 심는다기에 파씨를 다듬어 주었다
종자 파는 그대로 심으면 싹이 트질 않는다
파 뿌리와 윗부분을 잘라내고 심어야 한다
집사람이 요령있게 잘도 심는다
여기에 심은 파는 내년 오월에 뽑아서 파김치 담으면 좋단다
파가 겨울을 지나야 맛이 든다고
겨울 지난 파로 김치 담아 놓으면 물러지지 않아 일년내 먹을 수 있단다
그런건 워낙 잘 아는 사람이라 나야 그런가 보다 생각
집사람은 파를 심고 나서 잘라 놓은 고추대에서 붉은 고추를 딴다
난 고여사가 고구마순이 있으면 달라해서 베어놓은 고구마 줄기에서 고구마순을 따서 비닐봉지에 담았다
집사람이 베어 놓은 고추대를 한쪽으로 다 치우잔다
그 밑에 콜라비 브로콜리 비트 배추가 자라고 있으니 이젠 치워 주는게 좋다고
그 말도 맞다
고추줄을 먼저 잘라 내고 고추대를 모아서 밭 가로 옮겼다
고추 지주도 뽑아서 한쪽으로 가져다 놓으니 집사람이 야무지게 묶어 정리한다
가지도 많이 열렸길래 땄다
아이구 그도 일이라고 힘들고 고관절도 아프려 한다
이젠 그만 하자고
리어카를 밀 힘도 없다니까 집사람이 리어카를 밀고 올라간다
힘이 이렇게도 빠지나
포장위에 그물망을 깐 뒤 옆 텃밭에 들깨대를 베어 그물망에 놔 두었다
들깨는 잎에 노랑물이 들고 씨가 거뭇거뭇 할 때 베어 말려야한다
넘 늦으면 씨가 다 쏟아져 버린다
집사람은 추석에 먹으려고 심었던 배추를 뽑는다
벌레가 많이 먹어 버려 먹잘 것이 없어 그대로 두었는데 배추가 금값이라 한잎이라도 먹을 수 있는 건 골라본단다
올핸 벌레가 극성을 떨어 채소가 형편 없다
벌레들이 어찌나 억세던지 가지와 고추잎까지 다 갉아 먹어 버렸다
뒷산으로 밤 주우러 올라갔다
이른 밤이 떨어진 자리에 가보니 밤이 좀 떨어져 있다
둘이서 한됫박 정도 줍고 내려오다가 옆으로 올라가 보았다
여기도 밤이 몇 개 떨어져 있기래 주웠다
밤송이가 열댓개 떨어져 있다
고관절이 아파 밤을 까기 싫어 모아 놓고 내려왔다
기러기들이 크진 않지만 6개월 넘었으니 잡아먹을 만하다
우리와 같이 볼치는 두분에게 기러기가 크면 한 마리씩 준다고 약속했었다
지금 주어도 괜찮을 것같아 전화해보라고
집사람이 전화해 보더니 모두들 고맙다고 했단다
오후에 볼치러 갈 때 가져다 주어야겠다
문사장에게 전화
저녁때 약속없으면 집에 와서 술한잔 하라고 하니 그러겠단다
귀한 홍어와 애국이 있으니 문사장에게 술한잔 주어야겠다
점심이나 한술 하자고 하니 집사람이 부추를 베어다 무쳐준다
부추무침과 된장국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기러기 두 마리를 잡았다
기러기가 좀 작다
아무래도 더 커야할 것같은데 그냥 가져다 주기로
자기들은 기러기 잡는 닭집에 부탁하기 어렵다며 우리에게 맡겨 달란다
볼치러 가는 길에 번호판 제작소에 들러 집사람이 고여사에게 고구마순과 가지를 주었다
일부러 다듬어서 가져 오셨냐며 맛있게 잘 먹겠단다
고여사에게 자라 장어 붕어 메기등을 얻어먹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도 있으면 무어라도 드려야겠지
대촌 닭집에 가서 기러기 손질을 맡겼다
이제는 기러기 손질을 안하려 한다고
여기서 해주기 때문에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며 다음에도 또 부탁한다고 하니 웃어버린다
기러기 손질하나 오리 손질하나 같을 건데 기러기가 억세다고 해주지 않으려고 한다
기러기 손질이 어려우면 기러길 키우는 걸 생각해 보아야겠다
손질할 삯을 미리 주어 버렸다
두분이 고마우니 내가 하나 선물하는 것도 괜찮겠지
집사람은 먼저 하늘 파크 골프샵에 갔다
나도 손질 맡기고 골프샵으로
마침 기러기 줄 두분이 다 계신다
손질할 삯까지 다 주었으니 찾아다 해드시라고
넘 미안하고 고맙단다
나누어 먹을 수 있으니 좋은 거지
에이구장에 가니 볼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해가 쨍쨍 나지만 바람까지 불고 기온이 뚝 떨어져 춥게 느껴진다
그래서 볼치러 안나오는 걸까?
한분이 치고 나가길래 같이
3번 홀부터 계속 오비
어? 왜 이러지
어제는 잘 쳐지던데 오늘은 엉터리
이제는 황룡구장에서 오비를 내지 않고 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이거 칠 때마다 새로운가 보다
세바퀴를 돌고 나니 고관절이 아파 걷질 못하겠다
오전에 일한게 무리였나?
더 이상 못치겠다며 아웃
집사람도 네시 넘으니 아웃
일찍 집에 가자고
집사람이 텃밭에 파씨를 심는다기에 파씨를 다듬어 주었다
여기에다 심은 건 양념으로 뽑아다 먹을 파란다
그래 텃밭에 있어야 쉽게 뽑아 먹을 수 있으리라
전총무 전화
내가 몇 번 전화해도 받질 않길래 전화해 달라고 문자 넣었더니 전화를 했다
요즘 바쁜 일 있냐고 하니 지난번 다친 발목을 다시 다쳐 입원했다고
저런 어쩌다 그랬냐니
월요일에 바둑 휴게실에 갔다가 그만 의자 모서리에 발을 부딪혀 버렸단다
발을 딛지 못해 병원에 갔더니 크게는 다치지 않았지만 다시 기브스하고 쉬라했단다
그래서 입원해 있다고
저런이라니
다친지가 벌써 두달이 훨씬 넘었는데...
또 고생한다
빨리 나아 얼굴 볼 수 있자고
홍어애국을 끓였다
홍어뼈와 김치를 좀 넣고 된장도 조금 풀었다
먹어보니 얼큰한게 입맛나게 한다
상차려 놓고 있으니 문사장이 왔다
홍어 애국과 어제 남은 홍어로 막걸리 한잔
난 막걸리 대신 콜라
콜라도 자주 마시니 느끼
다른 음료로 바꾸어야겠다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문사장만 막걸리 한병을 비웠다
혼자 마시니 술맛 안나겠다
뭐 그래도 좋은 안주 있을 땐 와서 한잔하라고 해야지
술자리가 일찍 끝났다
아무래도 내가 마시지 않으니 일찍 끝날 수밖에
하루 일과 대충 정리하고 잠자리로
눈이 자꾸 감긴다
많이 피곤했나?
창문을 여니 서늘한 공기가 쑥 밀려든다
풀벌레소리 숨 죽여 사위에 정적만 흐른다
추워서일까?
님이여!
오늘은 단기 4357년 개천절
단군 할아버지의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사상을 이어받아
모두가 하나되는 대동세상을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비예보 있지만
코스모스 한들거리는 가을을 즐기시며
오늘도 마음 따뜻한 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