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알람이 아닌 제 목소리로 고영원을 깨웠습니다 역시 깨우자마자 욕 부터 하네요 나쁜 놈 일부러 깨워줬더니 욕을 하다니요 저 상처 받았습니다
'왜 일어나자마자 욕 지랄이야 지랄이' "아오... 지금이 몇신데" '알람을 몇개 설정해 논건지 6시부터 5분간격으로 총 37번 울렸어 결과적으로 지난 시간은 3시간 5분경과 그래서 지금은 9시 5분 됐지?' "미친 그걸 언제 세고 앉아있었냐" '이래뵈도 도화고 일짱겸 전교일등이라고' "님 잘나심" '훗 알고있음 아... 배민하 나란 여자 강한 여자 똑똑한 여자 잘난 여자' "엿먹고..... 밥먹자 배고픔" '오늘 아침 메뉴는? 두구두구두구두구' "어제 마트도 못갔는데 다른반찬 생각마라" '힝'
툴툴거리던 민하는 곧 따끈한 흰쌀밥과 얼마나 뜨거운지 아직도 보글보글 끓는 사골국 그리고 수육과 무말랭이 두부와 볶은 김치가 나오자 영원에게 달려가 대롱대롱 매달렸다
'고영원 내가 진심으로 너 사랑함' "전에도 말했지만 니 사랑따윈 필요 없음" '그래도 사랑함 너 그냥 나 한테 장가와라' "너 같이 난폭한 여자는 사양" '헝.. 이래뵈도 나 잘나가는 여자라규' "나도 잘나가는 남자라규" '그럼 우리는 잘나가는 커플이네' "농담으로도 그런말 하지마라 소름 돋는다" '후웅.... 먄'
그러고는 조용히 식탁에 앉아 영원을 시켜 밥을 먹었다 중간중간 보여주는 엄청난 식성과 감탄사을 제외하면 모르는 사람이 민하와 영원의 모습을 보고는 사귀는 사이냐고 오해할만큼 알콩달콩을 유지한 그들이지만 곧 그 평화는 깨졌다
'끼아아아아악! 사골국에 무말랭이는 왜 넣어!' "그러는 니는 흰쌀밥에 생두부랑 처먹냐!" '그건 내 취향이고!' "그래! 이건 내 취향이라고!"
이들은 어찌하여 매일 이렇게 유치하게 싸우냐한다면 작가의 엄청난 유치함을 탓해라 작가는 올해로 중3 입성이지만 주위에서는 작가의 정신연령을 6살로 본다 그리고 학교에서 작가와 노는 애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유치한 싸움은 거의 다 작가가 원인이다 이제 이런이야기는 집어치우고 여차저차해 밥을 다먹은 민하는 집 밖으로 나왔다
'어! 배민하! 오랜만이다' '아! 이랑! 그러게 하핫' '요새 이상한 일은 없었어?' '아..어제 두번이나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 막 갑자기 어지러워지더니 원래 길은 없어지고 새로운 길이 생겼어 사람 말소리가 안들리고 사람 대신 발부터 종아리까지 흐릿한 모습의 사람들이 보였어' '.......위험한데..? 너가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혼들의 세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뜻이야 너의 눈에 그 이상한 것들이 완전히 보이게됀다면 아직 죽지않은 너의 몸도 죽게돼' '무슨 그런.... 바보같은........' '나는 너 같이 이곳을 떠돌아 다니는 혼들을 수거해 그 혼들의 세계로 이송하는 역할이야 그래서 거기 돼게 많이 봤지 무섭게 생겼지? 어두침침하고 빛 따위는 보이지않는 무한한 세계 그게 혼의 세계야' '알려줘서 고마워 이랑' '엉.. 그럼 난 바빠서 먼저갈께!'
끼이익- 끼익- 언제나 들어도 소름끼치는 대문소리가 들리고 영원이 밖으로 나왔다
"여! 배민하 나 지금 술 마시러가는게 같이갈래?" '너... 술마시냐?' "아니 난 안마셔 그것보단 친목 겸 애들 안부나 보자 해서 가는거지 뭐" '내... 몸은?' "아아! 5시 쯤에 찾으러가자 그때까지 돌아다닐꺼거든" '너네 학교 애들이랑 가는거 아니야?' "아.. 그렇네.. 뭐 어때! 가자!" '헐 고영원 개쿨해' "나란 남자 쿨한남자 멋진남자" '그건 아닌것 같다' "아까 니가 그랬다" '웁스... 미안' "미안한거 알면됐어 가자"
'MBN? 여기 그 대광고 F.S방송부 초민영 오빠 초하담이 운영하는데 아님?' "오! 맞아 우리가 여기 형이랑 돼게 친하거든 대광고랑도 마찬가지고" '대광고면 싸움은 열라 잘하는데 서열에 안든 거기 맞지?' "엉 들어가자!"
"안녕해! MBN이야! 고영원 방가방가" "오랜만이야 고영원" "선우환! 초민영! 오랜만 근데 아침부터 사람을 불러대고 무슨일 있어?" "일은 무슨 오랜만에 얼굴 볼겸 해서 만나는거지"
MBN의 문을 열고가자 신진고에서 이름을 날린다 하는 애들과 대광고 대표들이 앉아있었다 물론 술집은 빌린듯 했다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아무도 없었으니까
시시한 하루일과 또는 싸움이 걸려왔다는 잡이야기 등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5시가 돼었다
"아... 너무 오래있었다 얘들아 난 간다" "고영원 바이해!" "잘가"
MBN밖으로 나와 재미있었다는 듯이 깔깔 웃던 민하는 손을 앞으로 뻗으며 소리쳤다
'자! 이제 내 몸을 찾으러 고고!' "니네 이짱 번호 아냐? 유선호라고 했나? 걔?" '음.....아니! 학교로 가면 돼지 뭐' "미쳤냐? 나 다굴빵 당하라고?" '그럼 그게 니 운명이란다 고영원아'
현재 도화고의 정문 앞에서 영원은 선호를 살짝 쳐다보았고 선호는 영원을 대놓고 째렸다 그 눈빛에 영원은 짜증이 났는지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아 씨바새꺄 배민하 어디다 처박아놨냐고" "안알려준다고! 니가 알바냐? 꺼지시지 고영원!" '에이 저 유선호 개새..... 빨리 불라고!' "아 병신아 배민하 영혼이 여기 있다고!" "죽어도 안알려줘! 절대로 안알려준다!"
영원은 머리를 절래 흔들더니 교문을 벗어났다
'아악! 왜 가는거야 도대체 왜!' "저 답답한 새끼가 안알려준다잖아" '유선호 이 수박씨발라먹을!'
분노했음을 온몸에 표출하고 다니던 민하는 이랑과 마주쳤다 이랑은 급한듯 초조해하고 있었다 '왜그래 이랑?' '아! 찾아다녔어 아까 말안한게 있는데 빨리... 최대한 빨리 니 몸을 찾아 내일 밤12시 전까지! 안그러면 그 세계로 넌 가버리고 말아!' '무슨...! 무슨소리야?' '잡담말고 빨리가! 니 목숨이 아깝다면!'
이랑과 예기를 마친 민하는 무슨일이냐며 묻는 영원의 말을 무시한체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벨...벨좀 눌러줘' "어...엉"
수십번을 눌러도 열릴 기미가 안보이는 집
"아.... 어디가셨나보다" '흐아...' "근데 아까 뭐야? 왠 혼잣말?" '아니아니 있어 그것보단 내일까지 내 몸을 찾아야됀데' "못..찾으면?" '난... 끝나는거지'
평소처럼 웃음을 짓고있지만 밝고 행복한 웃음이 아닌 슬프고 쓸쓸한 웃음이였다 그에 영원은 왠지 울컥해 내일까지 몸을 꼭 찾자고 말했고 그에 보답하듯 다시 전의 밝고 깨끗한 웃음을 얼굴에 걸었다
'고마워 고영원'
이 말 한마디가 영원의 심장을 울리는 것도 모르고 말이다
"그나저나 어떻하냐" '깔깔! 고영원 너가 왠일로 내 걱정을 다해?' "뭐... 아무리 최대의 적이라지만 나는 우리 존나 친하다고 생각하는데" '웅... 그건 그래! 나도 이렇게 됄줄은 몰랐는데......' "그것 보단 어떻하지?" '나 엄마 전번도 모르는데..' "미친?" '그럼 편지쓰자 편지' "아.. 그러면 돼겠다 야 님 천잰듯" '훗'
영원의 집 거실 바닥에 앉아 머리를 바쁘게 회전시키는 둘이지만 민하의 아이디어로 손을 바쁘게 움직였다
영원이 벌떡 일어나 서재로 가더니 곧 A2용지를 가져왔다 민하는 필요이상으로 큰 종이의 크기를 보며 입을 벌렸다
'미친놈 차라리 A1을 가져오지그러냐 도대체 저딴건 어디서 나는 거야' "A1?그럴까? 그것보단 저기 2층 창고에 종이로 꽉 차있거든 크기별로 왠만해선 다있어 저기서 너가 원하는 크기 가져올래?" '노우노우 만지지도 못 할 뿐더러 가기 귀찮음' "뭐... 그럼 말고"
그렇게 그리고 쓰기 시작한지 5시간만에 완성할 수 있었다
'헐...무슨... 이거 만드는데 5시간이나....' "..그러게.....개허무" '일단 다시 내용 확인부터! 안녕하세요 전에 집에 한번 찾아갔었던 고영원입니다 지금 배민하에게 급하고 위험한 일이생겼습니다 최대한 빨리 이 그림을 보고 저희를 찾아와주시거나 010-2**2-4*** 이 번호로 전화주시기 바랍니다...뭐.. 됐다!' "그럼가자"
우편함에 넣기위해 일어난 민하는 순간적인 어지러움으로 인해 휘청였고 결국 주저앉았다 "너 요새 왜 그ㄹ..."
'하아...? 또 여긴가? 이젠... 지겹다' '배민하? 너가 왜 여기있는거야!' '아.....? 이..랑?' '그래! 빨리와 밖으로 나가자'
팅-
무언가로 가로막힌 벽에서 튕긴 민하는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랑! 나 왜이래!' '몰..라 모르겠어 넌 아직 하루가 더 남아았는데 왜..? ' '빨리 꺼내줘...... 고영원이랑 갈곳이 있다고!' '아.. 돌겠네 제기랄....... 혼의 하루는.. 나의 백년이라고 들었다........ 내가 저승사자가 됀지 227년... 하핫 이거.. 100년은 젊어지겠군... 좋다고 해야하는가.....' '무슨 소리야 이랑!' '내 인생의 백년을 너에게 주마 이랑 과거 100년의 공백... 너가 들고가라 너라면 충분히 맞길수있어' '무..무슨!'
이랑의 몸에서 빛이나오며 그 빛이 민하의 천천히 몸을 거의 다 덮어갈때 쯤 민하의 귓가에 이랑의 목소리가 들렸다
'난 성이 없는게 아니야 내 성은 정이다 정이랑 이름이 알려지지않은 조선의 신진사대부 중 하나이다 너가 죽은 후에 보자... 너가 너의 몸으로 돌아가면 너의 혼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 모두가 잊게돼버려 너도 잊을 것이다 이런일이 있었다는 것을........ 하지만 몸이 기억하고 너와 함께했다는 증거들은 사라지지않는다 잘.....해봐라' '정...이랑이라..... 근데 잠깐! 이빛은 뭐야!' '내가 살아온 인생의 100년을 너에게 주었다! 하하..'
빛이사라지고 정신이 점점 희미해져갈때 까만 천으로 가려져있던 이랑의 얼굴이 처음으로 보여졌고 처음으로 민하에게 웃어주었고 민하는 정신을 잃었다
"야 미친아 뭐하냐?영혼 주제에 왜 갑자기 쓰러져서 지랄이야 지랄이" '아오..시끄럽고 지금 몇시야?' "지금? 12...시...... 배민하 디질? 너때문에 늦었잖아!" '아오! 너만이라도 갔다왔으면 됐잖아!' "됐거든! 빨이 오기나하지 멍청아" '아 누구보고 멍청이래' "너" '이응'
투닥거리며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민하네 집 영원은 편지를 써 곱게 접어논 A2용지를 문 사이에 낑낑거이며 끼워놓고 초인종을 누른 후 그대로 튀었다 결국 민하네 부모님이 편지를 확인했는지 보지 못한 영원과 민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