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하나쯤은
좋은 사람을 마음에 담아 둔 이는 행복하다
만남이 주는 기쁨도 기쁨이겠지만,
멀리서 서로를 생각하고 추억을 공유하며,
서로의 기억 속에서 살아 있으니 그 자체로 힘이 되고 기쁨이 된다
그는 그대로, 나는 나대로
서로를 응원하고, 가끔은 목소리 듣고 싶다고 연락할 수 있는 그 자체가 행복이다
우연히 만나더라도 늘 만나며 지내는 사이처럼 주위의 공기를 따뜻하게 만드는 관계,
우리 가슴에 좋은 사람 하나는 담아 두고 살아가자
인생이라는 넓은 정원 속에 예쁜 꽃들이 필 수 있도록~~
한결같은 마음과 따뜻한 만남
-지인의 톡에서 -
보고 싶은 얼굴/ 최백호
https://www.youtube.com/watch?v=_UHA4uCAcc0
와 춥다
가을이 실종되었나?
새벽에 몸이 오싹해 일어났다
한기가 든다
하루아침에 기온이 뚝 떨어져 버렸다
새벽 4시
일기 마무리하여 톡을 보내고 나니 여섯시가 다 되간다
체조와 스쿼트로 몸을 깨웠다
식은 밥 한술 있어 누릉지와 같이 끓여 아침 한술
누릉지로 한끼 식사 대용하는 것도 괜찮다
동물 챙겨주고 들어오니
집사람이 파크볼이나 치러 가자고
오늘 비 예보 있으니 일찍 다녀 오잔다
특별히 할 일이 없어 그도 좋겠다며 파크장으로
빗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진다
11시경부터 내린다고 했는데 벌써 내리려나?
파크장에 가니 가는 빗방울 떨어져도 볼치는 사람들이 있다
떨어지는 빗방울이 옷이 젖을 정도는 아니다
우리도 치고 나가자고
집사람은 지인들과 친다기에 난 황룡팀과 쳤다
한분은 지난 대회에서 개인전 우승
볼을 홀로 정확히 보낸다
저런 실력이라 우승도 했겠지
두바퀴를 돌고 나니 고관절이 아프려 한다
이럴 땐 쉬어야지
난 그만 아웃
작은 사돈에게 전화
어디 계시냐고 물어보니 밖에 나오셨다며 무슨 일이냐고
닭들 주게 미강이 좀 필요하다고 하니 안사돈에게 전화해 보란다
사돈은 저녁때쯤에나 들어 간다고
집사람에게 안사돈에게 전화해 물어보라고 했더니 지금 밖에 나와 계신다고
미강이 좀 필요하다니 그럼 가져다 주겠다고 하길래
볼치고 있으니 우리가 집으로 가지러 간다며 일보고 천천히 들어오시라 했단다
다시 한바퀴
6홀을 치는데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한다
아이구 더 이상 볼을 칠 수 없겠다며
뛰어서 휴게실로
비내리니까 긴팔 옷을 업었는데도 춥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볼치면 땀이 줄줄 흘렀는데 하루 아침에 늦가을 된 느낌
집사람이 따끈한 커피를 한잔 타준다
몸이 좀 풀리는 것 같다
비가 내려 더 이상 볼치는 건 무리라며 작은 사돈집에나 가자고
빈손으로 가기가 뭐해 삼겹살을 좀 샀다
저녁에 바깥사돈 들어오시면 삼겹살에 소주한잔 하셔도 좋겠다
재봉동생 전화
김회장과 조사장이 점심 같이 먹고 바둑 한수 하자는데 어떠냐고
난 다른 약속 있어 점심 먹고 나갈테니 먼저 두고들 있으라고
사돈집에 가니 아무도 안계신다
집사람이 안사돈에게 전화하니 금방 오신다고
좀 있으니 안사돈이 오셨다
길가에 상수리나무가 있는데 상수리가 많이 떨어져 있어 묵 쑤어 보려고 주워 왔단다
큰 포대에 담긴 미강을 작은 포대에 담아 준다
아직 본격적으로 방아를 찧지 않아 많지 않단다
미강 두포대와 싸래기 한포대를 차에 실어 준다
고맙다
이거면 10월 한달은 먹일 수 있을 것같다
안사돈에게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고
남면 로컬푸드 옆 식육식당에 갔다
날씨가 춥길래 불고기를 시켰다
추우니까 뜨끈한 국물을 먹는게 좋겠다
불고기 국물에 말아 먹으니 몸이 후끈해진다
뭔 날씨가 이리 갑자기 추워지나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감기들기 쉽상이겠다
오랜만에 불고기를 맛있게 먹었다
안사돈이 계산하려 해서 얼른 나가 먼저 계산
오늘은 내가 사드려야겠다
우리가 작은 사돈에게 항상 많이 얻어 먹는다
집에 오니 빗방울이 잦아든다
가져온 미강과 싸래기를 닭장으로 옮겼다
닭들이 내 주위로 몰려들길래 싸래기와 사료를 한바가지
많이 먹고 알이나 좀 낳으렴
1시가 훌쩍 넘었다
바둑 한수 두러 바둑 휴게실로
김회장과 재봉동생이 바둑을두고 조사장은 구경하고 있다
조사장에게 한수 두자니 팀바둑으로 두잔다
내가 백으로
요즘 조사장 바둑이 흐트러진 것같다
처음부터 공격일변도인데다 공격의 포인트를 정확히 잡지 못하고 공격하니까 상대가 쉽게 벗어나며 역습을 당해버린다
이 판도 마찬가지
마구 몰아치길래 난 집을 지어가며 피하다가 끊어 잡아버리니 백의 우세
끝내기에서 패싸움이 벌어져 패의 댓가로 흑돌 대여섯개를 잡아 버리니 투석
잘못 둔 자릴 복기해주려다가 관 두었다
물어 보지 않는데 굳이 말해 줄 필요 없겠지
모처럼 우리팀이 이겼다
낮잠을 자지 않아서인지 하품이 나오고 눈이 자꾸 감긴다
재봉동생은 장사장과 두고 김회장은 조사장과 둔다
같이 바둑 둘 사람도 없어 먼저 집으로
집에 오는데 마을 공터 옆에서 아산형님이 땅콩을 캐고 계신다
차에서 내려 밑이 잘 들었냐고
그런대로 괜찮게 들었단다
팥을 다 뽑아 버렸기에 왜 벌써 뽑으셨냐고 물으니 팥 꼬투리가 하나도 없다고
우리 팥도 그러던데 여기도 그런가 보다
올해는 팥농사는 집집마다 안된 것같다
기후탓일까?
어님 요즘 벌이 통 보이지 않던데 수정을 못해서일까?
이거 통 모르겠다
아산형님이 저녁이나 같이 먹자기에 시간되어 내려오겠다고
집에 와서 잠 한숨 자고 일어나니 4시가 넘었다
배추 어린 모종을 사다가 길렀는데 옮길만 하게 컸다
비가 내렸으니 오늘 옮겨도 괜찮겠다 싶어 배추모를 옮긴다니 집사람은 끝물 고추 딴단다
난 배추모를 옮기고 집사람은 끝물 고추를 땄다
지금 옮긴 배추모는 폭이 차지 않아 김장하긴 어렵지만 얼갈이배추처럼 담아 먹을 수 있단다
보통 김장 배추는 100일정도 길러야 속이 꽉 찬단다
배추모를 옮기고 올라오니 어느새 다섯시가 넘었다
저녁 먹으러 가자며 아산형님 댁으로
아산형님네랑 섬마을 식당으로 갔다
날씨 추우니 얼큰한 동태탕 한그릇 하자고
추운 날은 얼큰한 국물이 좋다
내가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아산형님도 마시지 않는다
혼자 드시면 내가 먹고싶을거라며 형님도 드시지 않겠단다
아이구 그냥 드셔도 괜찮은데...
남이 마신다고 나도 마시고 싶으면 술을 끊은게 아니겠지
일년을 작정하고 술을 참아보려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참을 수 있는데까지 참아 봐야겠다
생태탕을 맛있게 잘 먹었다
아산형님이 계산해 버리기에 다음엔 내가 사겠다고
토요일에 별 일 없으면 조개나 캐러 가자니
확실히 정해지면 전화해 주란다
전샘과 통화해 봐야겠다
한 일도 없건만 머리가 띵
하루일과 대충 정리한 뒤 스릴러 물 유트브 한편 보고 잠자리로
풀벌레 소리도 잠들고
새벽의 정적만이 감돈다
님이여!큰 폭으로 떨어진 기온
건강 관리 잘하시면서
오늘도 님의 하루가 반짝반짝 빛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