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형 외식업
불황기에는 경기를 덜 타는 서민형 외식사업을 공략하라. 불황기라곤 하지만 외식시장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서민형 외식사업은 일반인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부담 없는 가격과 차별된 맛으로 공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장사다. 하지만 소자본 창업이 가능해 누구 나 쉽게 뛰어들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한 만큼 꼼꼼히 입지와 차별화 요소를 따져야만 한다.
가네꼼장어 신길점의 문건모 사장(44)은 원래 부인이 하던 호프집을 그만두고 3개월 전 서민형 외식분야인 '곰장어'로 업종을 전환해 성공을 거둔 사례다.
이 점포는 아직 개점한 지 3개월밖에 안됐는데 불황기에 점포 문을 열었음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원래 저는 회사를 다니고 있었고 아내는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술집은 여성이 하기에는 험한 일일 뿐만 아니라 그에 비해 수익도 많지 않아 업종을 바꾸기로 했죠. 지금은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회사도 그만둔 상태입니다."
문 사장은 새로운 업종을 찾기 위해 많은 음식점을 찾아 나섰다.
우연히 영등포 지역에 갔다가 고기집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곰장어 집에만 사람이 몰려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직접 먹어보니 맛도 차별돼 있고 가격도 저렴했다. 손님 층도 젊은 사람뿐만 아 니라 나이든 사람도 많아 승산이 있어 보였다.
이에 문 사장은 본사를 방문해 3일 간 연수를 받은 뒤 사업 준비 끝에 4월에 문을 열었다. 주인이 직접 고객관리를 해야 장사가 잘 된다는 생각에 회사도 장기 휴직을 했다.
투자금액은 보증금 2,000만원, 인테리어 1,200만원 수준이다.
15평 정도 점포인데 인테리어는 기존 점포를 최대한 살렸다. 창업비용으로 총 3,500만원이 들었다.
점포 내부를 옛날 포장마차와 같이 부담 없이 꾸몄고 벽지는 한지로 바르고 황토로 나머지를 마감했다. 가맹비는 300만원 들었다.
방 아주머니와 홀서빙 직원 그리고 문 사장 부부가 함께 일한다. 곰장어, 갈매기살, 주꾸미 등 주 메뉴와 각종 양념을 본사에서 받고 나머지 야채 등 부재료는 직접 구입한다.
황가네곰장어 신길점은 개점 3개월 만에 하루 매출이 6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순이익은 35~40% 정도가 남는다. 한 달에 600만 원 이상 남는 셈이다.
메뉴는 곰장어 갈비살 주꾸미 양송이구이 잔치국수 다섯 가지. 메뉴 종류가 많지 않아 운영하기도 편하다.
술은 소주와 백세주가 많이 나간다. 곰장어, 주꾸미 등은 30~40대 직장인들에 게 인기가 많고 갈비살은 가족단위 손님에게 많이 팔린다. 양송이구이나 잔치 국수는 입가심용으로 잘 나간다.
주 메뉴인 곰장어는 1인분에 6,000원으로 저렴한 편인데 양도 푸짐하고 소스 맛 이 매콤하고 독특하다.
"원래 점포가 갈비, 삼겹살 등을 팔던 고기집이었는데 거의 죽어 있었어요. 하지만 이곳을 약간 개조해 곰장어집을 차렸는데 의외로 손님 반응이 좋아 놀랐습니다."
문 사장은 호프집을 하기 전에도 10년 전에 부인과 함께 제과점을 운영하다가 문을 닫은 경험이 있다. 문 사장은 이번 곰장어 사업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작년 9월 생라면OK 낙성대점 문을 연 박용정 사장(41)은 최근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사업에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물론 불황이라 예전보다 매출은 좀 줄었죠. 그래도 다른 외식업종보다는 돈벌이가 꾸준한 편입니다."
박 사장은 원래 건설회사에 다니다가 회사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실직 상태에 있다가 재작년 소자본 창업에 뛰어들었다. 광명에서 우연히 생라면 체인점을 봤는데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아이템도 색달라 눈에 확 들어왔다고 한다.
특히 위험부담이 있더라도 남들이 잘 안하는 업종을 택하자는 생각에 생라면을 택했다.
다행히 박 사장의 부인이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다. 우동집 프랜차이즈에서 8개월 동안 주방에서 외식 사업을 배운 적도 있었다.
10평 매장을 내는데 창업비용은 6,000만원이 들었다. 보증금 2,000만원에 권리금 1,500만원, 인테리어비용 2,000만원, 기타 다른 비용이 500만원이다. 가맹비는 없다.
입지는 A급 지역이 아니라 B급 중에서도 약간 처지는 정도. 낙성대역 1ㆍ2번 출구 사이에 위치한 역세권이긴 하지만 지하철 출구가 점포의 반대편을 향하고 있어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지역은 아니다.
하지만 대로변에 있기 때문에 사람들 눈에 잘 띄는 지역이라는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기로 했다. 그래서 점포 내 영업과 배달을 함께 겸해서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생라면OK 낙성대점은 현재 1,200만 원선 수준의 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순익은 매출액의 40% 수준이다.
"처음에는 매출이 많지 않았어요. 집사람과 함께 지하철역으로 나가 하루에 3~ 4시간씩 전단지를 돌렸어요. 1만2,000부 정도 돌렸을거에요. 홍보를 열심히 하다 보니 손님들이 오기 시작하고 이제는 입소문으로도 손님들이 많이 옵니다."
서울대 학생들이 거주하는 원룸이 많아 배달도 많다. 배달 손님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젊은 직장인이 특히 많이 찾는데 점심, 저녁뿐 아 니라 간식으로도 많이 나간다.
얼큰이 생라면, 해물 생라면, 어묵 생라면, 비빔 생라면 등 기본 메뉴와 주먹 밥, 볶음밥, 비빔밥, 돈가스 등의 보조 메뉴가 있다. 주먹밥과 만두와 함께 파는 정식 코스도 있다.
이와 함께 돌솥비빔밥, 김치돌솥 등 이 집에서 개발한 메뉴도 잘 나간다. 가격대는 기본메뉴가 3,000원 선이고 생라면 정식은 4,000원 선이다.
"다른 체인 점포에서는 다른 메뉴를 못하게 하는데 생라면 본부에서는 적극 도 와줍니다. 돌솥비빔밥을 맛있게 만드는 법도 알려주고 지원해줘서 도움이 됐습니다."
그는 예비창업자에게 무엇보다 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한다. 손님에게 친절하고 홍보도 열심히 하고 그 지역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것 이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