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이 지나고 같이 일하는 행정사 황선생이 나뭇잎 말린 차를 주셨다.
초석잠차가 끝나고 보온병에 수북하게 타 마시면서 무슨 차냐고 물으니 꾸지뽕 차란다.
어디서 샀느냐니 거금도 산약초 마을에서 샀댄다.
꾸지뽕은 어려서 뽕잎이 모자랄 떄 누에에게 먹이는 것으로 알았고,
무등산이나 회문산 걷다가 빨간 오디가 땅에 떨어져 몇 개 주워먹은 적은 있어도
그게 몸 어디에 효과가 있는지 모른다.
영화 '님아--' 탓인지 해소 천식이 걱정되어 인터넷에서 검색했더니 거금도 산약초 블로그가 나온다.
도라지와 배, 수세미에 곰보배추를 넣은 약재?가 가래에 좋다하는 글에
댓글을 달았더니 판매는 안하고 시간나면 들르랜다.
친목 배구 후 도촌에 조립식 방을 만들어 집들이 하는데 같이 가자는
김교장의 제안을 거절하고 차가운 바람 속에 거금대교를 건넌다.
파성재를 넘어 금장해수욕장에서 오른쪽으로 잠깐 운전하니
상동사거리 이정표가 있다.
용두봉이 올려다보이는 마을인데 의외로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매섭다.
버스정류장 같은 곳에 차를 세우고 전화하니,
내 차가 보인다고 한다.
차를 끌고 올라가 조립식 건물로 들어서니 작업장이다.
증류기? 등이 여러 대이고 재료와 박스 제품 등을 보관한 선반들이 빙 둘러있다.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듯한 남자와 악수하고 그으 명함을 받는다.
안방에서 얼굴이 하얀 안주인이 나와 유자차와 가래떡(현미에 검정깨?가 들었대나)을
내놓으며 거칠지만 드셔보라고 한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63년 생으로 일산에서 건축노가대를 하다가 말아먹고
5년전 고향으로 와 용두봉 아래에 터를 잡고 나무와 약초 공부를 했다고 한다.
군의 지원도 받고 사업자 등록도 하여 이제는 팬션을 운영하면서 본격적으로
산약초 마을로 만들어 보겠다고 한다.
일선 스님 이야기도 한다.
꾸지뽕 나무와 약초밭, 팬션 공사장 등은 어둡고 추워서 안에서 차만 마시며 이야기한다.
나오려는데 곰보배추를 양파에 넣은 거라며 비닐팩을 담아주신다.
쌉싸한 맛이 좋다.
부인이 담아주는 거친 가래떡까지 담아 챙겨나온다.
대금을 물으니 아직 등록이 안된 것이라 그냥 가져가란다.
염치가 없어 트렁크에 실린 김 몇 장을 드린다.
날 밝은 때 다시 와서 용두산도 오르고 주변 구경도 하겠다고 한다.
일선 스님의 암자에도 가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