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는 부모와 외출했다가 모시송편과 모시개떡을 사가지고 할머니 뵈러 갔습니다.
차를 마시고 떡을 나눠 먹었는데 저녁을 이미 먹었기 때문에 모두 배가 불렀습니다.
모시송편을 하나 먹고 모시개떡을 한 입 베어 먹었는데 더 먹을 수 없었습니다.
젓가락으로 집은 채 한참 들고 앉아있었더니 아버지가 고개를 돌려 쳐다봤습니다.
"왜, 배불러 못 먹겠니? 이리 주렴. 아빠가 먹을게."
어릴 때부터 늘 그래와서 보통 선뜻 넘겨주던 H가 우물쭈물했습니다.
"아빠는 아직 더 먹을 수 있어. 안 건드린 떡은 싸서 두고 내가 그거 먹을게."
H는 그제야 엄마 눈치를 흘끔 보더니 반쯤 남은 떡을 아버지에게 건넸습니다.
할머니께 인사하고 나왔습니다. 엄마는 몇 걸음 앞에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H가 아버지 팔짱을 끼더니 소근소근 말했습니다.
"엄마가 아빠를 많이 소중히 생각하나봐요."
"갑자기 무슨 소리야?"
"저번에 아빠가 제가 반 먹은 아이스바 드셨잖아요.
아빠 출근하고 나서 엄마가 제게 먹던 거 아빠 드리지 말라고 했어요.
아빠가 먹다 남은 거 처리해주는 사람인 줄 아냐고 혼났어요."
"그래서 아까 머뭇거렸구나. 가족끼리 뭐 그런 거 가지고...... 괜찮아."
앞서 가던 엄마가 돌아보면서 빨리 오지 않고 뭐 하냐고 채근했습니다.
밤하늘에 구름은 잔뜩인데 비올 것 같지는 않은게 장마도 다 지나갔나봅니다.
첫댓글 행복한 가족의 일상. 딱 그거네요.
그냥 사는 모습입니다. ^^
전 밷은것도 먹는데 제가 잘못된 건가요??..^^;;
딸들 어릴 때는 저도 그랬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