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12년도 귤꽃이 마구 벙글기 시작 했어요.
신효밭 <믿음>밭은 어린이날부터 피기 시작했구요.
다른 밭들은 이제부터 정신없이 미친듯이(^^) 여름이 온 줄 알고
마구 피어날 태세입니다.(다음주부터 개화할 것 같아요)
요즘 한낮 기온이 한여름이거든요.
저희도 요즘은 한낮에는 쉬고 아침 저녁으로 일하고 있어요.
희망밭(호근1밭),믿음밭(신효밭), 기쁨밭(호근2밭), 사랑밭(토평밭)
모두 보르도액(석회+동+아연)과 기계유제 혼합 소독하였고
개화촉진을 위해 요즘 예초(풀깎기)를 하고 있어요.
5학년 농부가 된 남편이 요즘 자발적(^^)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임무완성에 땀 흘리고 있읍니다.
3월에 수세회복위해 생선액비와 목초액으로 엽면시비 두번 하였고
전정과 퇴비,소독 끝나고 남편이 예초하는동안 저는 신효밭을 리모델링하고 있어요.
(이것은 차후에 또 이야기 드리구요)
그리고 귤나무의 이름표를 달 준비를 하고 있고요.
꽃 피기 시작하면 생선액비+키토목초액+광합성세균으로 방제 소독 들어 갑니다.(담주부터 시작할 듯)
친환경 농사로 귀농하시는 분들을 위해 유기농 귤농사 방법을 따로 이야기 하려고 했으나
이렇게 귤밭 이야기중에 섞어서 하려고 하니까
관심있는 분들은 눈여겨 봐주시고 반디가족 회원님도 유기농귤재배과정을
눈여겨 봐주세요.유기농 귤이라고해서 아무것도 안하고 수확 하는게 아니라
친환경약제(자연에서 추출된 성분의 약제)로 더욱더 살뜰히 보살피지요.
좀 더 깊이있는 이야기는 나중에 심도있게 한번 다룰까 합니다.
이 사진은 오늘 신효 믿음밭에서 찍은 귤꽃 사진이지요.
해마다 볼때마다 감탄합니다.어쩌면 이렇게 청아하게 기품이 넘치는지요.
파란 하늘과 넘 잘 어울리는 모습이지요?
방긋방긋 함박웃음이네요.
아주 잘 핀 가지를 골라서 찍은 사진이구요.
사실은 신효밭은 올해 귤꽃이 별로 없답니다.
나무 수세로 봐서는 올해 적당이 귤꽃이 올 줄 알 았는데
신효밭만 있었더라면 혼비백산 할 상황입니다.
꽃이 별로없는 밭에서 볼 수 있는 새순의 연두빛 물결입니다.
담 너머 건너다보니 옆밭 상황은 더욱 심각해보이네요.
마치 귤꽃을 못 피게 하는 약이라도 뿌린듯 꽃이 보이지를 않네요.
밭이 네군데로 흩어져 있어서 일 하기가 많이 불편했는데
이럴때는 참 다행이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란 암술 아래 귤열매가 있답니다.
이 가지는 지난해 잎이난 결과모지입니다.올해 이렇게 꽃을 피우지요.
건강한 봄순입니다.
이렇게 새순이 많이 난 것은 보시다시피 꽃이 하나도 없읍니다.
모든 에너지를 새순으로 쏟아붓기에 자칫하면 남은 꽃마저 떨어질 위험이 있기도하고
열매가 달려도 크기가 커져서 비상품 될 확률이 많습니다.
돌담위에 올라가서 귤밭 전체를 살펴보니 연두빛물결이 보기에는 참 좋군요.
그래도 우리밭에는 10%-20%는 꽃이 보이는데 일대가 거의 이런 상황인 것 같네요.
이럴때...그간 만반의 준비(^^)를 해 온 비장의 밭들이 대기하고 있지요.ㅎㅎ...
해마다 작지만 밭이 하나씩 늘어난 이유이기도 하지요,해거리!
이제는 밭마다 나무마다 돌아가면서 해거리를 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고 있어요.한해 푹 쉰 나무들이 다음해 또 적당히 달려주니까
많이만 생산해내려고 인위적인 방법을 쓰기 보다는
나무가 스스로 체력조절하기를 바라지요.
지난번에 이식한 나무들이 모두 새순이 나오고 있었어요(일주일전 사진)
3년후에나 조금씩 수확이 될거라하니 어쨌튼 올해는
귤이 부족하지 않게 잘 조절해야 할 것 같아요.
이건 정말 제가 원하는 풍경이 아니지요.
일주일전에 찍은 사랑밭과 기쁨밭에서 발견한 모습입니다.
이렇게 심하게 꽃을 피우려고 할때는 꽃이 많다고 기뻐할 때가 아니고
잘못하면 나무를 고사시킬 위험에 놓였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잎도 없는 가지에 이런 꽃이 말이 안되는데 나무에게 물어봐도 말이 없잖아요.
이럴때 나무의 말을 알아 듣는 것이 베테랑 농부이지요.^^
자칫하면 죽을 위기에 처했다고 생각하는 나무가
마지막 혼신을 다해서 종족을 보존하려는 투혼이기도 한 것 같아요.
나무가 열매를 맺는 과정은 종족번식 본능이거든요.
이때 각별한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닫게 되었어요.
할수 있으면 이런 나무는 귤꽃을 다 따주어야 하는데 이 많은 귤꽃 언제 다 딸까요.
올해 귤꽃이 작을 줄 알았던 토평 사랑밭과 호근 기쁨밭은
의외로 꽃이 많지만 나무수세를 생각해서 조절을 잘해야 할 것 같아요.
이런 나무들때문에 저는 긴장하고 있읍니다.
과유불급입니다.
유기농을 하면서 관찰한 것이 있는데 유기농으로 접어들면서
나무들이 금단현상처럼 심하게 몸살을 하는 기간이
유기농 2-3년차이더라구요.지금까지 편안하게 관리되어왔던지라
스스로 살아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귤나무들이 심하게 초췌한 빛을 보일때가 이 기간입니다.
벌레들도 유난히 극성을 부리구요.
이 기간에 유기농 포기하는 농부들이 발생합니다.
저도 이시기에는 제 가슴이 옭죄입니다.
아파하는 나무를 의연하게 바라볼 수가 없어서 같이 몸살을 합니다.
하지만 3년을 넘어서면서 나무가 서서히 자생력을 갖추면서 이겨내기 시작하더라고요.
5년이 지나면서 스스로의 균형을 어느정도 찾는것 같아요.
이맘때 유기농 과수농사를 도전하시는 분들이 기로에 서게 됩니다.
나아가느냐,포기하느냐...고래 힘줄같이 고집센 사람들이
유기농 농부로 살아가게 되는 이유지요.
저도 이과정을 겪으면서 발 동동 구르면서 나무들에게
굳세어라 금순아~하고 마구마구 응원해주고 눈을 떼지않고 관찰했어요.
지금 이겨낸 나무들은 얼마나 든든해 보이는지요.
나무가 아주 단단해졌읍니다.수확량이 줄어 들어도
나무도, 농부도 함께 유기농으로 거듭나는 과정입니다.
히야~~~이것은 무엇일까요?
말벌집도 아니고 꿀벌이 귤나무에 집을 지었다가 이사를 갔네요.
처음 얼마간은 꿀을 채우다가 이사를 갔군요.
그대로 살았으면 내가 귀빈 대접해줄껀데...ㅎㅎ...토종꿀이 되었을텐데...
꿀벌집...너무 정교하지요?
공장에서 틀을 만들어서 찍어낸 것이 아니고
일벌들이 직접 만든 집이예요.한치오차도 없군요.
우리중에 누가 이들보다 더 낫다고 말할 수가 있겠어요.
신효동 믿음밭에서는 황홀한 자란이 피기 시작합니다.
꽃은 이렇게 무리지어 있어야 더 잘자라고 더 예쁘지요.
올해는 보는 사람마다 자란을 달라고하여 아주 조금씩만 나눔 하였어요.
씨를 뿌리고,가꾸고 번식하고...
그러면서 조급했던 마음들을 내려놓게 되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종려나무에 무슨 짓을 했을까요?
줄기가 예사롭지 않지요?^^
다육이 할아버지네 담장다육이를 보고 필 꽃혀서
저는 종려나무 줄기에 다육이 수를 놓았어요.ㅎㅎ...
아주 특별한 종려나무가 되었지요?지난해는 더덕줄기를 올렸었는데
다육이를 붙이려고 더덕은 퇴출당했어요.
저는 왜 보랏빛 붓꽃을 보면 가슴이 처연해지면서 눈물이 나는지 몰라요.
한참을 그 꽃 앞에서 앉아 있었어요.보랏빛은 그리움의 색인 것 같아요.
농부로 살면서 이런 감정의 사치(^^)를 누리면서 재충전을 하고 있어요.
그,동안 모아놓은 꽃과 나물이 꽤 되는군요.세월이 쌓였다는 증거지요.
일하다가 짬짬이 이렇게 꽃들과 놀아줘야
정신적 육체적 피로가 풀리는 저입니다.
이 풀꽃 사랑초는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장마철만 수그러들었다가 일년내내 피고지는 애잔하고 예쁜 꽃.
종려나무 아래 자리잡아줬어요.
노란 어리연이 예뻐서 모셔왔는데
잎만해도 꽃 못지않은 화사함을 보여주네요.
연꽃도 보고 싶다며 모셔온 수련입니다.
소꿉장난같은 작은 정원입니다.귤밭에는 귤나무가 주인이라서
작은 화단으로 겨우 한풀이(^^)를 하고 있지요.
누가 시켜서도,흉내내서도 아닌
늘 내안에서 샘솟는 자연사랑,꽃사랑이
저를 늘 싱싱하게 유지해주는 비결인것 같아요.
귤꽃 필때 산딸기도 자태를 뽐냅니다.산딸기는 번식력이 너무 강해서
제 눈총을 받지만 이럴때는 이뻐라 합니다.
일하다가말고 산딸기 따는 재미에 빠졌읍니다.
귤밭 가장자리에 산딸기가 군락을 이뤘읍니다.
맛을 전하자면 제 입에는 복숭아 향과 맛이 났읍니다.
눈으로라도 드시기를...
사진으로 귤밭 모습을 보시라고 주변풍경까지 올려봅니다.
총알 탄 세월입니다..
2012.5.10 英蘭
첫댓글 저 사랑초는 무명에 수를 놓으면 더 이쁘겠군요...
일벌들의 정교함에 손들었습니다.
효돈밭을 여기서 다 보네요...
안나님, 사랑초는 풀꽃인데도 모여 있으면 참 이뻐요.꽃잎도 하트모양.
무명천에 수놓으면 정말 이쁘겠어요.
귤꽃은 못 보았지요? 향기는 치자꽃향기와 비슷해요.
내년에 귤밭에 이사 들어갈까하고 궁리중입니다.
아, 귤꽃이 저렇게 생겼군요? 참 예쁩니다. 새순들은 마치 차밭에 돋는 연한 차 이파리 같네요. 지난번 제주 갔을 때 구경(^^)가고 싶었는데, 토욜은 비바람이 몰아치고 40여명 친구들이 같이 다니며 떠드느라 전화도 못드렸네요. 대신 한라산 윗세오름 구경만 하고 왔지요. 영실 쪽 하산길 경치가 아직도 눈에 아른거립니다. 다음에는 꼭 농장 찾아서 땀흘려 가꾸신 농장 보고싶습니다. 건강하시길.
청담님,귤나무 새잎들이 요즘 한창 나오고 있는데 연둣빛 물결도 너무 이쁘네요.
귤잎도 차를 하는데 잎을 솎으면 귤 달리는데 지장이 있을까봐 못하고있지요.
귤꽃도 향수로 은은하고 좋을 것 같아요.다음에 개인적으로 오실때(^^)
귤밭에 들려서 차라도 하시고 가시기 바랍니다.
저도 청담님이 궁금하네요.귤밭은 겨울에 귤 달렸을때가 장관이지요.
ㅎㅎㅎ 그러시면 제가 못가는데요? 실제로 보면 실망이 크실텐데...... 딱 산적 스타일이라, 아무래도 숨어있어야 할 거 같습니다. ^^
이름도 어려운 보라색 엉컹퀴를 제일 좋아하는 김사장 때문에 내눈이 호강하네..
반디회원님 답글과 김사장 답글을 보고 가슴이 뭉클해서..
김사장 칭찬 해주려고 전화했더니..
자기는 아무것도 안아라면서 어떤분 애기를 해주시는데..
가뜩이나 열심히 사는 영란님과 연숙님 때문에 기가 팍 죽어 있는..
나를 더~쪼그라지게 하시는 분에 대해서 알고 싶으면
어디로 들어가야하나...?
호수야~자나 깨나 감물장터 사랑, 나무님과 안나님 사랑에 내가 정말 감동했단다.
안그래도 호수의 감물사랑을 한번 글로 쓸 생각이야.
사랑은 어떤 방법으로든 표현해야 알게 되지.
나는 호수가 나무님네를 극진히 생각하는 것에 정말 놀랐어.
나한테까지 전화해서 회원들과의 소통방법을 안나님께 전수해주라고까지...ㅎㅎ...에궁.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내가 유일하게 답글달고 소통하는 카페가 두곳이 있는데
감물장터와 금자네 사랑방이야.금자네 사랑방은 오일장 시장같은 곳인데
카페지기 금자씨가 어찌나 열정인지 나도 그곳에서는 쪼그라지는 기분이 들어.^^
여러가지로 많이 배우지.그 열기가 대단해.
금자네 사랑방은 3년전에 절친반디 회원님이 내 귤을 팔게 해주시려고 소개해주었는데
인터넷상거래의 귀감을 보여주는 것 같아.나는 내 감정에 많이 치우치는데
금자씨는 상술적이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절로 사고싶어지게 사는 이야기를 포스팅하더라고.
사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쓰는 것도 있고, 자연을 동경하는 도시민의 향수를 마구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 같아.
암튼 대단한 사람이야.호수가 안나님네가 어떻게하면 더 잘될까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것을 보고
안나님네도 복이 많구나 생각했어.나도 나무님과 안나님이 고생하는 댓가를 반드시 받고
행복한 유기농농부가 되기를 소망해.좋은 유기농산물...그 가치를 잘 알려지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