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가 정착되고 전형이 다양해지면서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의 영향력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학생부의 중요성 역시 대입 전형에 따라 다릅니다. 대체로 수시 모집은 학생부의 비중이 높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논술 고사나 적성 고사로 당락이 좌우되기도 하지요. 물론 정시 모집에서는 수능 성적이 실제 합격을 가르는 결정적 요소라 학생부 실질 반영률은 수시보다 훨씬 낮습니다. 수시가 확대되자 학생부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던 엄마들은 걱정이 앞섭니다. 학생부 전형조차 종전에는 교과 영역만으로 선발했는데, 이제는 비교과 영역까지 확대해서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대입 전형에 따른 학생부 비중과 고교 3년 동안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미즈내일>이 요점만 콕 찍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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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Part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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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마다 비중, 성격 다른 |
'학생부' 실체 요목조목 뜯어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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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는 대입에 활용되는 서류 중 가장 객관적인 자료다. 그렇다면 대학은 이를 어떻게 활용할까. 대입 전형에 따라 교과 성적만 반영하기도 하고, 교과 성적과 비교과 영역을 함께 보기도 한다. 반영 비율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이나 학생부 전형을 준비한다면 좀더 꼼꼼히 관리해야겠지만, 그 외 전형이라면 학교에서 하는 모든 활동에 성실히 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대입 전형에 따라 달라지는 학생부 비중을 가늠해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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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홍혜경 리포터 hkhong11@naver.com 도움말 안연근 교사(잠실여자고등학교) 정하정 교사(경기 안중고등학교)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경희대) 홍성완 파트장(성균관대 입학관리팀) 전영철 과장(숭실대 입학관리팀) 서혁찬(가천대 입학팀) 이치우 실장(비상에듀 입시전략연구실) 자료 제공 대교협·경기도교육연구원·비상교육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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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 전형 → 학생부 영향 가장 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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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 전형은 대외 수상이나 활동 기록은 제한하고 주로 학생부를 통해 교내 활동에 충실히 참여했는지 평가하기에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다. 경희대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대학의 평가 기준에 따라 학생부를 재분류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교과 성적이나 비교과 영역 등 모든 항목이 반영된다고 할 수 있다"며 "대학마다 전형이 매우 다양해 학생부 반영 방법도 다르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경희대의 학교생활 충실자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100%(교과 성적)로 모집 인원의 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서류 평가를 실시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단계별 전형이다. 1단계에서 학생부로 일정 배수를 선발하는 단계별 전형에는 학생부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지원하면 유리하다. 하지만 네오르네상스 전형은 입학사정관 전형이라도 서류 100%로, 학생부의 교과 성적은 기본이고 비교과 활동이 있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 전형은 교과 성적이 비교과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반영되지만 2단계에서 면접 등의 정성 평가를 할 때 입학사정관들이 성적 추이나 전공 적합성 측면에서 교과 성적을 다시 눈여겨볼 수 있어 소홀히 다뤄선 안 된다. "학생에 따라 특정 항목에 해당하는 비교과 활동이 많을 수는 있어도 대학의 평가 기준에 따라 평가 요소가 달라지기 때문에 학생부 어느 항목이든 의미 있게 봐야 한다"는 게 임 책임입학사정관의 설명. 수상 실적과 관련해서는 선행상이나 효행상 등의 표창은 인성 평가에서, 생물이나 화학 등 교내 과학경시대회에서 상을 받으면 전공 적합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학생부의 세부 항목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그만큼 교사들의 기록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학생부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란에 적힌 내용이 전공 적합성이나 경험 다양성 등 대학의 평가 기준에 맞는 역량으로 비춰지면 좋은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경기 안중고등학교 정하정 교사는 "어느 학생이 국어 과목에서 1등급을 맞을 정도로 능력이 뛰어난데 교과 학습 발달 상황의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란에 기재된 내용이 없으면 입학사정관이 내신 성적을 신뢰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입학사정관 전형에 관심이 많은 학생은 교과 성적 외에 자신의 학교생활과 이를 통한 성장 과정이 학생부에 충실히 기록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학교 활동에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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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100% 반영하는 학생부 중심 전형 → 교과 성적 절대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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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중심 전형은 입학사정관 전형과 달리 교과 성적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전형. 최근 학생부 관련 전형은 학생부 교과 성적을 100% 반영하는 경우와 학생부 교과 성적 외에 비교과나 서류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나뉜다. 숭실대 입학관리팀 전영철 과장은 "학생부 우수자 전형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통과한 학생 중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 100%로 선발하는 것이니까 학생부 성적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주요 대학의 학생부 중심 선발 전형은 학생부 교과 성적만으로 선발하지만,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 중심 전형은 서류 평가와 면접을 통한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기도 한다. 서울대의 지역 균형 선발 전형, 연세대 학교생활 우수자 전형,고려대 학교장 추천 전형 등이 그 예다. 비상에듀 입시전략연구실 이치우 실장은 "올해는 학생부 중심 전형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전환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2014 입시에서 더 확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류 점검 시스템이나 입학사정관 충원 문제 등으로 더 늘리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이 실장은 "종전과 비교해 학생부 교과 성적의 영향력이 대동소이하거나 거의 줄지 않았다면 대학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이라고 해도 학생부 중심 전형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대학별로 전형 요소에 서류 100%라고 나와도 응시생의 학생부 교과 성적이 대부분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합격했기 때문에 학생부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고 판단한다는 얘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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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전형, 적성 전형 → 학생부 비중 미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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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여자고등학교 안연근 교사는 "학생부 중심 전형에서 학생부 100%는 실제 교과 성적을 100% 본다는 의미다. 그 외 전형은 명목 반영률로, 실질 반영률과 차이가 있다"고 강조한다.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부보다 논술이, 논술보다 수능이 객관적이고 신뢰 수준이 높기 때문에 실제 논술 전형에서 학생부의 실질 반영 비율이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많은 대학에서 학생부를 반영할 때 기본 점수를 부여하기 때문에 실질 반영률과 차이가 있다는 것. 논술 60%와 학생부 40%를 일괄 합산해 총점 순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숭실대 역시 학생부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등급 간 점수 차이가 5점밖에 되지 않아 실제로는 학생부의 영향력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일괄 합산 전형은 전형 요소를 한 번에 일괄 선발하는 방법으로, 학생부 성적이 낮고 다른 평가 요소에 강점을 보이는 학생이 지원하는 것이 좋다. 전 과장은 "숭실대 논술 전형에 지원하는 응시생들의 평균 내신 성적은 3등급 내외로 등급 간 격차가 별로 없어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통과하면 논술로 당락이 결정된다"고 전한다. 적성 전형도 학생부의 실질 반영률은 높지 않은 편. 대표적으로 가천대는 수시 2차에서 학생부 20%와 적성 고사 80%로 일괄 합산해 선발한다. 학생부 실질 반영률은 2%, 적성 고사 실질 반영률은 98%다. 학생부 1~4등급 간 점수 차이는 2점. 적성 검사 한 문항이 4~5점으로, 한 문항만 더 맞혀도 학생부 등급을 충분히 올릴 수 있어 다른 전형에 비해 학생부 비중이 크지 않다. 가천대 입학팀 서혁찬씨는 "기본적으로 학생부가 크게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적성 시험을 잘 보면 학생부 성적이 낮아도 시험에 따라 합격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학생부 성적이 높아도 적성 시험에서 실패하면 불합격이다. 다만 3~5등급대 실력이 비슷한 학생들이 많이 응시하다 보니 커트라인에 몰렸을 때는 학생부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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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자 전형 → 외부 스펙, 정시 모집 → 수능이 중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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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자 전형은 특정한 능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으로, 어학 특기자와 수학·과학 특기자다. 입학사정관 전형이 외부 활동으로 받은 상을 전형 기준으로 삼을 수 없는 반면, 특기자 전형은 학교 밖 활동과 외부 수상 경력이 중요한 평가 요소다. 대외 수상 경력, 논문 등 학업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각종 자격증, 공인 시험 성적 등을 확인하며 면접에서 지원 학과와 관련된 지식을 묻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숭실대의 어학 특기자 전형은 아예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아서 학생부의 영향력은 약한 셈. 하지만 대학에 따라 기본적인 수학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학생부의 교과 성적과 비교과 활동, 특히 특기와 관련된 과목의 성적과 활동 실적을 반영하기도 한다. 성균관대 입학관리팀 홍성완 파트장은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의 교과 내용을 출제하는 사고력 평가로 학생부를 대신하지만, 인문계는 학생부의 교과 영역을 서류와 함께 평가해 일괄 합산 후 선발한다"고 말한다. 한편 정시 모집은 수능을 중심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학생부를 50% 이상 반영한다고 해도 실질 반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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률은 수시보다 훨씬 낮다. 따라서 명목상의 반영률만 봐서는 안 된다. 전 과장은 "정시 모집인 '나'군과 '다'군에서 학생부 30%로 선발하지만, 실질 반영률은 4.9%밖에 안 된다. 내신 1등급과 5등급의 격차가 5점으로, 9등급까지 기본 점수 200점이 주어진다. 내신 300점 만점에 1등급이 300점, 2등급이 299점, 3등급 298점으로 학생부 실질 반영률이 매우 낮음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안 교사는 "대학마다 학생부 실질 반영률이 다르므로 지원 대학의 모집 요강을 꼼꼼히 살펴 등급 간 격차를 보라"고 권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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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때부터 학교생활 열심히 했다면 가능성 열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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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의 영향력이 가장 큰 전형은 역시 학교생활의 충실도를 잘 반영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이다. 따라서 이 전형에 지원할 것이 아니라면 그 외 전형에서는 학생부 관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입학사정관 전형의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교과 성적이 뛰어난 학생에게 맞는 학생부 중심 전형, 관심 분야와 관련된 교내 활동을 꾸준히 해온 학생을 위한 학교생활 우수자 전형 등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학교생활을 열심히 해온 학생이라면 얼마든지 가능성이 열려 있는 전형"이라는 일선 교사들의 조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