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은 9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아인트호벤 홈구장인 필립스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 직후 “현 시점에서 몇 개월 후 이천수를 데려올 것을 장담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면서 “이천수 영입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추진되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인트호벤의 한국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스카이콤은 8일 한국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내고 ‘4개월 후 이천수가 추가로 아인트호벤에 입단할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히딩크 감독은 이천수 영입설을 묻는 한국 취재진에게 “그렇다면 네덜란드 선수들을 모두 한국 선수들로 바꿀까”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히딩크 감독은 “몇 개월 후 어떻게 될지도 모를 일을 마치 지금 결정된 양 발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히딩크 감독은 또 한국 내 무분별한 에이전트 난립을 강하게 꼬집었다. 히딩크 감독은 “아시아 선수들은 한 명당 에이전트가 몇 명씩이나 되는 아이러니가 흔하다”면서 “더욱이 한국 내에서는 그런 에이전트의 말 한마디면 모두 뉴스가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아인트호벤 관계자에 따르면 다른 네덜란드 프로팀들과 마찬가지로 아인트호벤 역시 적잖은 재정난을 겪고 있어 한국대표선수 3명을 한꺼번에 데려올 형편은 못된다고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2002년 11월20일 한국에서 브라질전을 관전하고 네덜란드로 돌아온 직후 이천수 영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적이 있다. 그러나 이천수 영입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에이전트 문제에 부딪혀 어려움을 토로했고,결국 이천수가 에이전트 문제를 풀기 위해 해외진출을 내년 상반기 이후로 연기함에 따라 이천수의 네덜란드행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한편 9일 밤 아인트호벤에 도착한 노재호 스카이콤 대표이사는 “마케팅 계약단계에서 아인트호벤이 한국선수 2∼5명을 보유하기로 했다”면서 “내일(10일) 협상을 거친 후 11일 기자회견장에서 공식적으로 이천수 영입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