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값 100억’씨수말 메니피를 잡아라.. 경마장은 혈통전쟁 중
- 지난 11일 ‘돌아온현표(3세,수말) 9마신차 대승...부마 ‘컬러즈플라잉’ 몸값 2배 인상 인기
- 한국경마계 '최강 씨수마' 메니피에 상대로 뛰어난 혈통 씨수말 도전장 ‘혈통전쟁’
경마에서 성적이 좋은 말은 은퇴하고 나서도 값이 크게 뛴다. 씨를 주는 씨수말이 되기 때문이다. 경마에서는 혈통이 좋은 말의 우승확률이 높기 때문에 혈통을 까다롭게 따진다. 씨수말에서 나온 자마(새끼말)들이 경마에서 거둔 성적에 따라 씨수말의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
지난 11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펼쳐진 5경주(1600m)에서 ‘돌아온현표(3세,수말)’1600M 첫 도전에 나선 3세 새내기의 걸음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위력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2위마와 9마신(22m)차 대승을 이끌었다. 체중도 불어 516kg의 건장한 체형을 보여줘 여느 1군마 못 지 않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마필관계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여기에 ‘돌아온현표’의 아버지 민간씨수말 ‘컬러즈플라잉’역시 최근 자마들의 활약으로 올해 교배료가 400만원으로 지난해 보다 100% 인상됐다. 그만큼 혈통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것.
지난해 ‘컬러즈플라잉’의 자마들은 지난해 브리더스컵(GⅢ)에서 고가의 메니피의 자마들을 제치고 1,2위를 차지했다. 2세마 유망주를 발굴하는 브리더스컵에서 ‘컬러즈플라잉’의 자마들이 싹쓸이한 것은 그동안 2세마 경주에서 독무대나 다름없었던 메니피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일대사건이었다. 이들 외에도 지난 11월 29일 4경주에 출전한 ‘로열스타’는 1000M를 1분 00.9초의 호기록에 2위마를 무려 11마신차로 제쳐 이슈가 됐다. 현재 경주에 출전한 ‘컬러즈플라잉’의 자마들은 모두 32두이고, 이 중 11 마리가 우승을 기록할 정도로 한국경마 빛낼 혈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컬러즈플라잉’은 현역시절 평범한 경주마였다. 7번을 경주에 출전해 1승 2위1회 3위 3회의 성적을 거뒀다. 한국경마의 대상·특별경주 격인 블랙타입 경주 우승은 단 한 차례도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평범한 ‘컬러즈플라잉’인데, 그 자마들이 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부마와 모마로부터 우수한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컬러즈플라잉’의 아버지는 1회 교배료가 15만 달러에 달했던 전설적인 씨수마 '에이피인디'(A.P.Indy)‘다. 2011년 씨수마 생활을 은퇴한 '에이피인디'(A.P.Indy)‘는 미국 삼관마인 '시애틀 슬루'(Seattle Slew)의 자마로 태어난 '에이피인디'는 현역시절 '벨몬트 스테익스', '브리더스컵 클래식' 등에서 우승을 하며 올해의 경주마에 선정되었고, 은퇴 후에는 약 20년간 씨수말로 활동하며 총 135두의 그레이드(Grade)급 경주 우승마를 배출하며 두 번이나 미국 리딩사이어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컬러즈플라잉의 자마들은 지난해부터 데뷔했기 때문에 주로 단거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지만, 혈통 특성상 장거리에서도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며 “메니피의 자마들이 2000미터 이상의 장거리 경주에 유독 약한 면을 보여 한국경마를 대표하는 혈맥의 탄생을 지켜볼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국내는 ‘메니피’의 등장으로 인해 모든 씨수말의 관심이 ‘메니피’에게 집중된바 있다. 실질적으로 현재까지 보여준 ‘메니피’의 성적은 막강하다. 2007년 국내에서 첫 교배를 시작한 ‘메니피’는 2010년 퍼스트크롭(first crop) 리딩사이어에 올랐고, 2011년에는 리딩사이어 2위에 오른바 있다. 이후 2012년~2014년에 3년 연속 리딩사이어에 선정됐다. ‘메니피’의 자마는 부상이나 질병 등의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 한 1억 원을 보장 받을 정도로 ‘메니피’ 광풍은 거세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씨수말 부문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뜨고 있는 ‘컬러즈플라잉’ 등 최근 유능하고 기대치 높은 씨수말이 대거 도입돼 이슈가 된바 있다. 2013년에는 ‘록하드텐’, ‘채플로열’이 도입돼 씨수말로 활동 중이고, 최근에는 ‘티즈원더풀’과 ‘한센’이 도입됐다. 도입된 씨수말들은 단순히 이름값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부문도 있지만 이들이 더욱더 환영을 받고 있는 이유는 ‘메니피’를 능가할 만한 혈통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
경주마 생산에 있어 가장 큰 열망은 우수한 경주마를 생산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수한 경주마를 생산하기 위한 정도와 방법은 없다. 다양한 노력과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우수한 경주마를 생산할 수 있다. 국내에선 지난 2005년 이후부터 고가 씨수말을 도입해 경주마 생산에 노력을 기울였고, 경주마의 전력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메니피’를 필두로 특정 소수의 씨수말에 의존해 교배가 이뤄진 점이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혈통에 있어 정답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물 안 개구리식의 경주마 생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단,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우수 씨수말과 씨암말이 대거 도입됨으로써 경주마 생산에 있어 다양성을 구축할 수 있고, 정답을 도출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다.
가까운 일본은 ‘선데이사일런스’라는 씨수말로 인해 경마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 과연 국내에서도 한국형 ‘선데이사일런스’가 탄생할 수 있을지 향후 국내 씨수말들의 활약에 더욱더 기대가 모아진다.
◆ 한국 경마 개척자 오경환, 부경에서 한국 경마 발전 꿈꾼다.
- 서울경마 출신 오경환 기수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서 1년간 기수면허 받고 이번 주 첫 출전
- 2005년 한국 기수 최초 마카오 진출 등 ‘개척 DNA'.. 한국경마 발전위해 최선 다할 것.
“무한 경쟁 부경 경마에 흠뻑… 우승레이스 지켜보라”
현실에 순응하면 '쳇바퀴 속 삶'을 피할 수 없지만 배는 부르다. 때문에 사람들은 대부분 꿈을 버리고 현실에 순응하는 삶을 택한다. 오경환 기수 역시 마찬 가지 고민을 했다. 그는 렛츠런파크 서울의 정상급 기수였다. 연간 수득상금도 상당하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형님 격인 서울경마를 앞지르고 있는 아우 ‘부경경마’에 도전하기 위해 경주를 질주한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김병진)은 새롭게 이적한 용병 기수 오경환(34)가 드디어 경주로에 첫선을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경마 출신의 오경환 기수가 1년간의 기수면허를 부여받고 오는 16일(금) 금요경마에서 첫 승 달성을 위해 나선 것.
오경환 기수는 서울경마공원에서 현역 10번째로 300승을 달성하는 등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최정상급 기수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999년 10월 데뷔전을 치른 오경환 기수는 이후 13년간 군복무와 해외 원정 등으로 기승이 많지 않았던 두 해를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며 꾸준한 활약을 해 왔다. 특히 지난 2008년 이후 매년 30승 이상을 기록하며 정상급 기수 반열에 올랐고 2012년 58승의 개인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오경환 기수는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오경환 기수는 2010년 ‘백년봉’과 ‘천운’으로 헤럴드경제배와 스포츠서울배를 우승했고, 2011년에는 코리안더비(광야제일), 문화일보배(리걸레이디), 동아일보배(센걸) 등 3개 대회 타이틀을 쓸어 담았다. 통산 대상경주 7승을 자랑한다.
이처럼 잘나가는 서울경마를 떠나 다짜고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으로 이적하며 '고생길'을 택한 이유에 대해 오경환 기수는 ‘개척자 DNA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제까지 자신의 삶이 지나온 궤적 그대로 선택을 내렸기 때문. 2005년 한국기수 최초로 마카오 경마에 진출했던 것도 도전정신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운동을 해도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2004년 '밸류플레이‘와 그랑프리를 우승 이후 허탈감은 더 심해졌다.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비인기종목의 한계를 절감했다.
탈출구가 필요했다. 그러던 중 한국과 가까운 마카오 경마가 생각났다. 마카오는 아시아 경마 선진국이었기 때문. 시간이 날 때 마다 이력서를 마사회 국제화 팀을 통해 돌렸다. 드디어 단기 기수면허 허락이 떨어졌다. 마카오에 진출한 오경환 기수가 데뷔 첫날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기수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였다.
오경환 기수는 “2011년 코리안더비(GⅠ)에서 부경 경주마들과 경쟁하며 부산경남의 경주마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배우는 많은 것들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때를 위해서라도 도전하고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며 “내가 그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기술과 시스템 상에서 서울과 부경의 격차를 줄이면 줄일수록 한국 경마는 발전할 것이다. 그 밀알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현재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외국 기수들의 비중이 크다. 하지만 최근 일본 용병 기수들의 활약이 주춤하면서 한국 기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고 있다. 그 중에서도 뛰어난 기승술로 무장한 오경환 기수는 부경경마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조교사와 마주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경환 기수의 뛰어난 기승술이 한국경마 최강의 경주를 보유한 부경 경마에 유기적으로 녹아든다면 본인 최다승인 60승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단신자료>>
◆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조성곤·유현명 기수 600승 달성 경쟁 치열
렛츠런파크부산경남(본부장 김병진)의 600승 기수에 누가 먼저 도달할 것인가? 1월 둘째주 경마에서 조성곤기수가 3승을 챙기며 1승에 그친 유현명기수와 600승 선점에 대한 경쟁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지금까지 통산 전적은 유현명기수가 569승으로 561승인 조성곤기수보다 8승이 앞서있다. 그러나 조성곤기수는 새해들어 벌써 6승으로 승률 27.9%, 복승률40.9%로 승률 11.1%, 복승률 18.1%에 3승에 머무른 유형명기수보다 기세가 오른 형국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상반기중 조성곤기수가 먼저 600승에 도달할 가능성이 더 높다.
특히 조성곤기수는 유현명기수보다 3년늦게 기수로 데뷔했음에도 오히려 승률이나 복승률면에서 도 앞서있어 통계로만 따진다면 600승 선점이 가능하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당대불패 등 최고 경주마에 기승하는 행운으로 승수쌓기가 수월했지만 올해는 유현명기수보다 기승운에서는 녹녹하지 않는 것만은 사실, 반면 유현명기수는 2014년 경남도민일보배와 오너스컵 우승마‘한강의기적’과 경남신문배 우승마‘라팔’ 등 부경 경주로의 새로운강자와 호흡을 같이 하고 있어 확실한 승수 채우기가 가능하다. 어쨌든 큰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상반기중 600승 달성 주인공은 두 기수중에 한 명은 확실하다. 통산 전적3위인 채규준 기수는 402승으로 내년이후에나 600승 고지에 도달할 수 있어 두 기수의 불꽃튀는 600승 레이스가 부경경마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제공 : 한국마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