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급경사 길을 오르니 이렇게 너덜 지대에 삼각점을 만들어 놓았네요.
시간을 보니 2시간여 왔습니다.
여기부터는 폭포의 규모도 점점 작아져 폭포라 이름 붙이기가 거시기합니다.
빙하가 보이는데 까지는 30분 이내에는 도저히 힘들 것 같아
15분 정도 더 걷고 원위치 백 하기로 합니다.
돌아오면서 보는 경치는 또 다른 면을 보여줍니다.
이제 바다가 보이니 거의 다 스콜가르포스 가까이 온 모양입니다.
기분 좋은 3시간 30분 정도의 트래킹을 마치고
오후 1시에 주유소 식당에서 점심을 합니다.
폭포 뒤에 사람이 지날 갈 수 있어 안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를 볼 수 있다는 셀란디아스포츠 폭포.
방수바지와 왼손에는 비옷을 들고 만반의 준비하고 증명사진을 찍습니다.
폭포수 뒤로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요.
이제 방수바지와 우비를 입고 저 뒤로 들어가려 합니다.
다치기 전 바로 찍은 동영상입니다.
이 영상을 찍고 뒤로 돌아가는 중 돌부리에 걸리며 바로 앞으로 넘어졌습니다.
넘어진 곳은 사방에 커다란 돌무더기들. 얼굴이 돌에 부딪혀 안경테가 부러지면서 얼굴에 상처가 나고
입은 돌에 부딪혀 안과 밖이 터지고, 바닥을 짚은 손목은 시큰거리고 왼쪽 무릎은 바위에 부딪혀
시큰거려 한동안 정신이 아뜩했었습니다.
서팀장과 논의 결과 입안을 꿰매고 손목은 골절 여부를 알기 위해 셀포스의 병원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일이 잘 마무리되어 늦었지만 도착한 시크릿라군 온천 입구. 소박합니다.
일행이 동행해 주어 도착한 셀포스 병원에서 외상처치하고, 입안 터진 건 2일 정도면 아물것 같아
안 꿰매는 게 났다고 해 그냥 놔두고, 무릎과 손목 진찰결과 골절은 아니고
타박상과 인대가 늘어 난 정도로 의사가 너 참 럭키하다고 했습니다.
그 당시 다친 사람한테 럭키하다고해 마음이 불편했지만
온천까지 한 후 마음이 안정된 후 생각해 보니 제가 생각해도 그만큼 다친 게
운이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넘어진 장소가 사방에 돌들이 널려있는 위험한 장소였습니다.
안전시설이 우리나라 보다도 훨씬 열악한 아이슬란드 여행. 안전에 조심 또 조심하여야 합니다.
같이 염려하고 걱정해 준 동료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시크릿라군은 우리가 간 3군데의 온천 중에서 시설은 가장 열악했지만
물온도는 가장 높아 우리에겐 좋은 온도였습니다.
물속에는 갈색 조류가 잔뜩 자라고 있어 부유물이 많이 떠 다니지만 더러운 건 아니겠지요.
조류 떨어진 게 떠 다니니까요. 여성분들은 이것 때문에 점수를 낮게 주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닌 거 같습니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사고로 몸과 마음을 따뜻한 물로 안정시킬 수 있었던 곳이어서
안 갔더라면 후회했을뻔한 좋은 온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