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의 맛
임병식 rbs1144@daum.net
전라도에서 흔히 쓰는 ‘숭악하다’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흉악하다’의 사투리로 나온다. 흉악하다는 것은 모질고 악랄하다는 뜻인데, 사투리로서의 쓰임은 그런 뜻은 아니다. ‘보기에는 어리숙하면서도 머리 쓰는 것이 지혜롭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러고 보면 말이 비슷하다고 하여 하나의 파생어로서 무작정 사투리로 단정할 것은 아니지 않는가 한다. 전라도 말중에는 흔히 쓰는 것으로 ‘영판’이라는 말과 ‘영금’이라는 말이 있다. 어디에서 연유된 것인지는 모르나 ‘영판 좋네’ ‘영금을 봤네’라고 많이 사용한다.
영판은 ‘매우’나 무척‘이라는 뜻이 있고 ’영금‘은 크게 혼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생각난 김에 지역에서 흔히 쓰는 사투리를 보면 경상도 말에 ‘청간스럽다’는 말이 있다. 매우 예의가 바르고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른 지방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걸로 안다.
그런가 하면 경기도말에는 ‘배틀하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약간 비릿하면서도 감칠맛이 있음을 뜻한다. 그리고 ‘간지다’라는 말도 있는데 이것은 눈으로 보기에 멋지고 좋다는 뜻이다.
충청도 사투리에는 ‘층그리다’라는 것이 있다. 이는 때를 늦추거나 길게 끔을 이른다. 그런데 강원도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차이 하다’는 전라도에서도 많이 쓰지 않는가 한다. 이는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가깝게 한다는 뜻으로 전라도에서도 흔히 듣는 말이다. 표현의 다양성을 위해서 사투리는 나름의 풍미를 더하는데 일조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첫댓글 특이한 사투리들을 소개해 주셨군요
사투리의 말맛은 표준어가 넘볼 수 없는 특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수방언사전 증보판은 아무래도 2~3년 후에나 가능할 것같습니다
사투리는 말맛을 살리는 살아 있는 언어가 아닐까합니다.
사투리라고 해서 무시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정황에 맞는
표현으로는 사투리한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에서 잘 사용하지 않아, 잘 접해 보지 못해 흥미롭습니다.
숭악, 청간, 배틀, 간지다, 층그리다, 가차이 하다.
영판, 영금은 귀에 익힘니다.
좋은 우리 말씨 공부 고맙습니다.
사투리는 구수할 뿐 아니라 사용하면 정감이 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