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성향의 신문 '노바야 가제타'의 편집장이자 작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7일 모스크바에서 기차를 타고 사마라로 가던 중 정체불명의 한 남성으로부터 페인트 공격을 당했다. 이 남성은 "이건 우리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며 무라토프에게 준비해 온 붉은 페인트를 퍼부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무라토프는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페인트 공격을 받은 소식을 전했다. 그는 "모스크바~사마라 열차의 나의 '꾸뻬'(4인 침대방)에 아세톤이 포함된 유성 페인트를 퍼부었다"며 "눈이 끔찍하게 따갑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공개한 사진을 보면, 무라토프는 머리와 얼굴, 티셔츠에 붉은 페인트를 뒤집어 썼고, '꾸뻬' 속의 탁자와 침대 시트도 붉게 물들었다. 이 사건으로 열차는 30분 지연됐다.
사진출처:VK novgaz 계정
무라토프를 공격한 남성의 신원과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작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편집 책임을 맡고 있는 '노바야 가제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는 논조의 기사를 써오다 지난달 말 온·오프라인 신문 발간을 중단했다.
무라토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날 때까지 신문 발행과 온라인 서비스를 중단한다며 "강제 폐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고 했다. 노바야 가제타는 러시아의 미디어·통신 감독 당국인 로스콤나드조르로부터 두 번의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바야 가제타는 3월 22일 해당 두번째 경고를 받았다고 한다. 경고를 두번 받은 언론 매체는 발행 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 첫 번째 경고를 받은 날, 무라토프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기 위해 노벨 평화상 메달을 경매에 내놓았다. 그는 '푸틴 정권'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는 등 독재에 맞선 공적을 인정받아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함께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지난 1993년 마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과 함께 노바야 가제타를 만든 뒤 1995년부터 편집장을 맡고 있다.(2017~2019년 휴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