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어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집착과 사랑은 가질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셰익스피어의 소설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지금까지 주목받고 있는 것은 아마도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책 속에 남겨진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혹은 험난한 사랑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여행에서 발견한 '로미오와 줄리엣'
전투가 끝난 후 스웨덴 종군사관인 그레이프는 사망자들 사이에서 아기를 발견하고 양녀로 삼아 키웠습니다. 5월에 발견하여 라트비아어로 5월을 의미하는 마이야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마이야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장했고 미모 덕분에 사람들은 '투라이다의 장미'라 불렀습니다. 그녀는 정원사 빅토르와 결혼을 약속했고 매일 저녁 구트마니스 동굴에서 만나 사랑을 꽃피웠습니다. 당시 야쿠봅스키와 스쿠드리티스라는 폴란드 탈영병이 살고 있었습니다. 야쿠봅스키는 마이야에게 반해 청혼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이에 화가 나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계략을 꾸몄습니다. 어느 날 저녁 빅토르의 이름을 빌려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 동굴로 나오도록 했습니다. 동굴에 도착한 마이야는 속았음을 알아차렸습니다. 마침 마이야는 목에 붉은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는데, 그 스카프에는 강한 검의 공격을 막아주는 마법이 있으니 시험해보기를 권했습니다. 그 말을 믿은 그는 온 힘을 다해 찔렀고 그녀는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마이야는 그에 의해 더럽혀질 바에 차라리 죽음을 택했습니다. 놀란 야쿠봅스키는 숲에서 스스로 목을 맸습니다. 동굴에서 마이야의 시신을 발견한 빅토르는 성에 달려가 도움을 청했으나 근처에 그가 사용하던 도끼가 발견되면서 범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다행히 또 다른 병사 스쿠드리티스가 모든 진실을 이야기하여 그는 사면되었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이렇게 사랑의 흔적을 발견하곤 합니다. 그게 행복한 결말이 될 수도 있고, 비극적인 운명이 될 수도 있죠. 라트비아의 이 비극적인 이야기. 결국, 사랑하는 사이였던 마이야와 빅토르는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사람의 질투가,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었는데요. 라트비아의 투라이다 성에 있는 마이야의 묘비를 보면서 두 사람의 사랑을 그곳에서는 이루어지길 기도해 보고 싶습니다.
햇빛을 사랑하는 소녀 벨라는 황량하고 비가 많이 오는 워싱턴주 포크스에 있는 아빠의 집으로 이사를 옵니다. 그리고 전학 온 첫날 알 수 없는 적의로 가득한 에드워드 컬렌이라는 남학생과 마주칩니다. 그녀가 다가가면 계속 찡그리는 등... 벨라는 그가 그녀를 싫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동안 안보이다가 나타난 그는 위험에 처한 벨라를 구해줍니다. 냉담하고 스타일리시하며, 마음을 무방비하게 만드는 그와 자꾸 만나게 되면서 벨라는 인생의 전환을 맞이하게 됩니다. 에드워드의 가족은 뱀파이어라는 정체를 비밀로 지키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렇게 인연이 되어버린 벨라와 에드워드. 오랜 수련으로 피에 대한 갈망을 억누른 에드워드지만 벨라를 향한 끌림과 흡혈 욕구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서로에 대한 마음이 깊어지고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커지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인간과 뱀파이어라는 관계 때문에 에드워드는 벨라를 조금씩 밀어냅니다. 이에 벨라는 뱀파이어가 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인간의 피를 먹는 악의 뱀파이어 무리의 위험이 이 둘과 주변인들에게 닥치게 됩니다.
작가는 어느 날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지는 꿈을 꾸면서 이 소설을 썼다고 해요. 전 세계적으로 10대 소녀의 팬덤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평범한 주부였다가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소설 시리즈 속 결말은, 둘은 결혼하고 아이까지 생기는 해피엔딩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피엔딩이 오기까지 험난했던 사랑 이야기는 소녀의 첫키스처럼 설레고 스펙타클합니다.
70살 김병수는 30년간 살인을 해오다가 은퇴를 하고 딸 은희와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알츠하이머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기억은 점점 희미해져 가지만 딸에 대한 걱정으로 매일 노심초사하며 지내게 됩니다. 혹여 다칠까, 납치라도 당할까...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최근 기억을 점점 잃어가던 그는 혹'시 자신이 범인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어느 날 어떤 남자가 그 앞에 나타납니다. 딸과 결혼을 하겠다고 나타난 그. 즉각적으로 그 남자도 본인과 같은 살인자라고 인지해 버렸습니다. 그가 딸의 주위를 맴돌고 딸을 지키기 위해 김병수는 그를 죽이기로 합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에 걸린 김병수는 그에 대해 알고 처리하는 방법이 쉽지 않습니다.
결혼하겠다고 데려온 남자에게서 본인과 같은 피 냄새를 맡은 아버지. 아끼던 딸에게 그는 너무 위험한 존재였습니다. 그 남자는 아버지를 이겨내야 결혼을 할 수 있습니다. 과연 아버지는 그 남자를 죽였을까요? 사랑 이야기라고 하기엔 오싹한 내용입니다. 소설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남자를 중심으로 끌어가기 때문에 영화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로미오 로미오 왜 그대 이름은 로미오인가요 아버지와 그 이름을 버리세요 아니면 사랑한다 맹세를 하세요
이번 포스트를 쓰면서 여러 사랑에 대해 책을 접했던 거 같습니다.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혹은 험난한 과정의 끝에 결국 이루어졌거나... 그 많은 사랑 이야기 중에서 하찮은 것은 없었습니다. 사랑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니 여행이 가보고 싶었고, 학창시절로 돌아가고 싶었고, 또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또 다른 책에서 사랑에 관해 이야기가 나오길 바라면서, 오늘도 사춘기 소녀의 마음으로 책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