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각시 손잡고 골목길을 벗어나면, 롯데캐슬 아파트 옆에는 화려함을 뽐내는 철쭉, 영산홍이 있는 작은 놀이터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파트 상가에는 꽃집도 있고요, 가게마다 봄맞이 화분들이 가득합니다.
상가가 끝나는 지점부터 방배천 복개 구간은 다시 아파트 꽃길이 이어집니다.
이제부터는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죠.
이제 막 돋아난 연둣빛 새잎들이 이쁩니다.
하양, 연분홍, 분홍, 진분홍 빛 철쭉과 영산홍에 연보랏빛 라일락까지 저마다 고운 자태로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습니다.
아파트 구간을 지나면 동작대로 플라타너스의 기지개를 볼 수 있습니다. 하루가 다릅니다.
이어진 이수역 각 출구 주변 역시 꽃들로 환합니다.
울각시 손잡고 꽃길을 갑니다. ~^.^~
♥꺼지지 않는 사랑♥
인천시 강화군에는 늦은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한 미용실이 있습니다.
미용실 안에는 세상 어느 곳에도 없는 침대 하나가 놓여져 있는데요.
침대에는 미용실을 운영하는 박명숙씨의 어머니께서 누워계십니다.
고단한 영업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 시간, 박명숙씨와 사위 전형만씨 또한 어머니 옆에서 잠을 청합니다.
그리고 찾아온 아침, 여전히 어머니는 그 곳에 누워있지만 딸은 영업준비를 서두릅니다.
사람들은 의아해 하고, 심지어는 불편해 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딸은 왜 어머니를 미용실에 모신 걸까요?
사연은 이랬습니다.
미용대회 수상경력도 있고, 유명 미용실에서 소위 잘나갔던 박명숙씨였습니다.
언제나 바빴고, 아이들을 돌 볼 시간 조차 없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바쁜 딸을 대신해 손주들을 모두 키워주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에게 갑자기 뇌경색이 찾아왔습니다.
그 후로 거동을 할 수 없었고, 병세는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딸은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몸이 불편해지신 어머니를 모시는 건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용실은 운영해야 하고 딸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미용실 안, 자신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어머니를 모시는 것 뿐이었습니다.
딸은 말합니다.
"저렇게 병이 생기니까 잘해 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되고 어머니가 베풀어 준 사랑의 빚을 갚고 싶어서..."
부창부수라고 했던가요?
남편 전형만씨 또한 퇴근 후에는 미용실로 곧장 달려와 장모님의 말동무도 되어드리고 사위로서 하기 어려운 용변처리까지 싫은 내색 한 번 안 하고 해드립니다.
손님들은 이제 박명숙씨의 모습을 이해하고 오히려 어머니의 말 벗이 되어 드리기도 합니다.
어머니와 효녀 딸, 친아들 같은 마음으로 극진히 살피는 사위까지...
미용실에 꺼지지 않는 건 불빛이 아니라, 가족의 애틋하고 행복한 사랑이었나 봅니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가족을 위한 아버지의 어깨가 얼마나 무거웠을지, 어머니가 나를 낳기 위해 열 달을 어떻게 지내셨고, 어떤 고통 속에서 낳으시고 밤잠을 설치며 키우셨는지...
부모님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세요.
그럼, 부모님께 절실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늙고 병들고, 또 누군가는 부모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