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새바람 부는 초여름
여우비 지나간 마당에
갓 피어난 치자꽃
새초롬히 빗방울 머금고
하얀 꽃향기로 잠을 깨우네
아침을 준비하는
아낙네 치자꽃 향기에 취해
' 앵두나무 처녀' 를 흥얼거리고
그 시간
뒷산 밤나무는 벌과 나비를
부르며 일제히 꽃을 피우는데
높새는 어스름을 틈타
바람을 거칠게 몰고 다니며
열매 맺는 작은 암꽃,
꼬리 달린 수꽃, 밤꽃에 앉은
꿀벌을 시샘하듯 휙휙댄다
바람에 시달리던
밤나무는 진한 수꽃 냄새로
미색 꼬리를 흔들며 마을의
심란한 아낙네를 유혹하고
보리밭 둑새풀 뽑아내고
고단한 잠에 빠진 남정네를
건드려 보던 아낙네,
부엌으로 달려가 찬장안의
밤꿀을 꺼내어 입안 가득 넣고
애먼 물만 벌컥벌컥 들이킨다
치자꽃은 닷새 만에 지고
밤꽃도 열흘이면 떨어지는데
아서라, 머잖아 태풍 온단다
첫댓글 밤꽃은 고유명사로
붙여서 써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