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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청도행사는 파격 속에 찾은 재미였습니다. 10시 6분 동대구 출발 청도행 기차는 남성현 터널을 지나면서 천천히 달린다. 이상하다고 느끼는 순간 차내 방송이 나오고 앞 열차 시간을 마추느라 10분 지연된단다. 31분에 도착해야 40분 운문사행 버스를 탈 수 있는데 도착시간이 벌써 지났으니 오늘 일정은 다 틀렸다. 청도 인근 야산이나 둘러보고 갈까 생각한다.
버스는 떠나고 한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5명의 고아들은 막걸리로 위로주를 대신하려 한다. 일단 고향 추어탕 집에 자리하고 동곡 막걸리 3병, 맥주 2병, 추어탕 3그릇으로 에너지를 보충하며 일전을 할 각오를 다진다. 누구에게는 해장술, 누구에게는 아침요기가 되니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
대구에서 상배동기는 우리일행이 제 시간에 도착하여 진행되는지 궁금하여 전화가 온다. 기차가 연착하다니 우째 이런 일이! 시간이 많으니 잘 놀다 오라는 인사에 용기를 얻는다.
11시30분 버스를 타니 1시간 만에 운문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도중에는 매전면, 금천면을 지나면서 풍요로운 가을 들판과 계곡을 구경 잘하고 간다. 대분분 친구들이 와 본 절이지만, 이번처럼 솔바람길 걷기는 처음이다.
경내를 둘러보고 천년고찰, 화랑의 세속 5계를 탄생시킨 자리를 기억하며, 지나 8월 23일 청도 화랑풍류마을에서 개최된 정신문화올림픽 준비 연합학술대회를 의미부여한다. 새마을정신과 홍익인간은 세계의 자랑거리 정신문화의 요체로 영구히 빛 날 것이다.
사리암까지 2km 걸어가는 길은 숲을 지나기 때문에 덥지는 않으나, 높은 습도로 대구친구들은 덥다고 하소연 한다.
정용수의 미국 이민 성공 이야기 들으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Face left march, foward march, about face 등 재미나는 구령을 익히며 걸어가니 우리는 순간 미군이 된 기분이다.
탁족은 몰래하는 것이 더 짜릿한 맛이라 시원하게 발을 식히고 나니 한결 걷기가 수월하다.
수건에 젖은 땀을 짜면서 드디어 사리암 도착한다. 사리는 부처님 사리를 뜻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邪離 즉 나쁜 마음을 버린다는 뜻이었다.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한 미녀아가씨를 기억하고 내려오는 길은 한결 가볍다.
버스는 1시간 여유가 있으니 또 막걸리 요기를 주문한다. 동곡막걸리는 구수한 누룩향이 독특해서 입맛 댕긴다. 칼국수와 파전을 안주삼아 배부르게 먹고 버스 정류장을 확인하니 출발시간이 가깝다. 피곤한 몸을 싣고 시원한 버스 속에 한시간 더할 바 없는 휴식 시간이 제격이다.
대구행 기차는 또 한시간 여유가 있다. 청도역 옆에서 3차파티가 벌어진다. 페리카나 치킨에 생맥주는 딱 좋은 chemi. 만족스런 기쁨은 서빙 아가씨의 목소리와 허리춤에 녹아들어 또 와 볼 곳으로 점찍어 둔다.
오후 7시 40 분 대구행 열차는 무정하게 일행을 싣고 떠난다. 청도야 잘있거라 우리는 가야 한다.
대구에 남은 일행은 아쉬움을 달래려고 반월당 지하수퍼에서 입가심으로. 정용수, 채희길, 김상오를 맞이한다. 4차 뒷풀이에 거금 5만원을 희사한 용수동기, 팁 만원 지출하신 희길 동기 매너가 짱입니다. 밤10시는 막걸리 통행금지 시간입니다. 동기들 모두 안녕하시고 건강하세요. 또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