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키드의 3류 극장전(劇場傳) 1. 1970년대

지금이야 멀타플렉스에 DVD, Video, DMB, VOD, Cable-TV, Sky-TV등 영화를 접할 수 있는 매체가 너무나도 다양하지만 세운상가 키드가 국민학생 시절이던 1970년대에 영화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은 극장과 흑백텔레비젼밖에는 없었다. 간혹 집에 소니 베타 비디오(투입구가 중앙에 있어 위로 툭 튀어나오는)를 가진 집이 있어서 나도 친구집에 가서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기도 했지만(1978년도) 그러나 그 때는 그야 말로 비디오라는 단어도 생소했고 그런 귀한 물건을 가지고 있는 집은 동네에서도 손꼽힐 정도였다. 국민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부모님 손에 이끌려 극장에 따라다니곤 했는데 세운상가 키드가 최초로 본 영화는 아마도 청계극장에서 본 "카스타장군"일지 싶다. 그 후로 국민학교에 입학해서 혼자 막 돌아다니면서 영화를 섭렵했으니 상당히 조숙했었나보다. 실제로도 상당히 커서 국민학교 고학년때 키가 이미 성인 키로 자라있었던 덕분으로 생각한다. 그 당시 세운상가 키드가 주로 다니던 극장(시쳇말로 나와바리)은 천일극장("삼국대협"70년대 초에 폐관), 바다극장(청계천 개발 전까지 존속), 중부극장(80년대 폐관), 청계극장(건물 자체가 상당히 크고 넓어 쾌적한 편이서 한 때 개봉관이기도 했으나 1980년대 소극장으로 변경했을 때 "에일리언2"를 봄. 90년대초에 폐관.), 한일극장(역시 이 극장도 소극장으로 변신했었으나 폐관하고 현재 천호동에서 멀티플렉스로 영업중. 세운상가 키드가 가장 많이 드나들었던 극장), 계림극장(유일하게 2번관으로 영화 선택의 안목이 좋아서 명화를 많이 상영하기도 했지만 역시 90년대 폐관. 굿모닝시티 사건으로 유명해진 바로 그곳임), 동대문극장(이곳 매점에서 우리 옆집에 살던 아주머니가 근무하셔서 공짜영화를 많이 봤음. 폐관되어 주차장으로 사용), 초동극장(70년대에 폐관되어 주차장으로 사용), 극동극장(유일하게 아직까지도 영업을 하고 있는 대한극장 맞은 편에 위치), 파고다극장(70년대 깡따위, 추룡 콤비의 영화들은 주로 이곳과 극동극장에서 섭렵함. 현재는 고시원과 성인 오락실, "어둠속에 벨이 울릴 떼", "헬나이트"-특히 이 영화를 볼 때 남자만의 리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이 극장에 자주 드나든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음), 성동극장(80년대 이후에 자주출입. 파고다극장과 마찬가지로 그들만의 리그에 속한 남성들이 많은 극장이란걸 알고 발길을 끊음)그리고 옛날 배명고 앞에 있었던 광무극장(역시 주차장으로 사용)은 딱 한번 가서 성룡 영화를 본 것같다. 자 이제부터 각 극장별로 살펴보기로 한다. 1. 중부극장 서울 중구 을지로 5기와 냉면으로 유명한 오장동 사이에 위치한 중부시장내에 위치했던(지금은 중부카바레로 변했음) 한 4번관 정도 됐던것으로 기억나는 4층 건물의 꼭대기층에 위치하여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상영작과 차주 프로그램과 기상영작의 포스터가 계단 벽면을 차지했었다. 1970년대 전성시대때에 "내일을 향해 쏴라", "나바조조"등의 영화를 이 극장에서 봤디. 세운상가키드가 국민학생 시절 어머니가 양장점을 하셔서 중부시장과 평화시장으로 오바로꾸 심부름을 자주 다녔는데 그 때 시장 주위를 싸돌아 다니면서 이 극장을 자주 가곤 했다. 지금은 방산 종합시장이지만 방산국민학교 시절 폐교된 후 2~4년간 방치되어 세운상가키드의 주요놀이터였던 학교터의 담벽을 둘러싸고 포장마차 국밥집이 즐비어 늘어서 있어서 보다 싸게 영화를 볼 요량으로 각 국밥집에서 보유하고 있는 극장별 초대권을 사러가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 초대권에는 항상 이런 문구가 쓰여있었다. 여러가지 규정들을 죽 이어가다가 항상 마지막 문구에는 이는 모든 극장들의 공통사항이기도 한 "마지막 날 마지막 회는 입장불가"-마지막 날 마지막 회는 왜 입장할 수 없는 것일까? 이것에 대한 궁금증으로 극장 기도나 수표원에게 질문하지 못했음으로 아직도 궁금하다. 2. 동대문극장 청계천 6가 동대문 포목시장과 주방기시장 사이에 있던 극장으로 지금은 주차장으로 사용중. 이곳은 우리 옆집에 사시던 아주머니가 매점에서 장사를 하셨기 때문에 그 매점을 통해서 무료로 입장하기도 그런데 여느 극장과는 달리 이 극장의 매점은 극장 내부에 있으면서도 출입구가 극장과는 별도로 설치되어 있어서 극장을 거치지 않고도 매점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능해서 극장 직원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서 정말 좋았다. 이곳에서 본 대표작은 장 뽈 벨몽도, 데이빗 니븐 주연의 "IQ대작전"이다. 3. 초동극장 을지로 4가와 명보극장 중간에 위치했던 극장으로 천일극장과 더불어 가장 먼저 헐리고 지금은 역시 주차장으로 사용중. 이곳은 그리 자주 간 편은 아니어서 크게 기억이 없는데 극장가서 영화는 않보고 고교야구결승전 중계를 봤던 것이 더 인상에 남는다.-"그리즐리 킹" 4. 한일극장 종로5가 보령약국 옆에 위치했던 곳으로 현재는 대형빌딩으로 바꿨고 한일극장은 천호동에서 멀티플렉스로 영업중이나 소유주는 동일인이 아닌것 같음. 이 곳에서 가장 많이 영화를 본 것같다. 그 때 인기있던 홍콩 무협영화라도 상영하는 날이면 온 동네 친구들이나 형들을 쉬는 시간에 심심치않게 화장실에서 만나기도 했으니까=이두용감독의 외다리시리즈나 이대근의 다찌마와리 영화들도 모두 여기에서 본듯하다.  5. 천일극장 청계천 4가 천일백화점 자리에 있던 곳으로 도시화에 밀려 가장 먼저 업종이 변경된 극장. 임권택감독의 삼국맹협. 6. 청계극장 청계천 7가 신발 도매시장 중간에 위치했던 곳으로 대형극장이었고 중간에 리모델링하여 상가와 소극장으로 변신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신발도매 빌딩으로 사용중."아마조네스", "대야망", "삼손과 데릴라"를 본것 같은데 하루는 이곳에 가려고 청계천 도로변을 지나가는 것을 우리 외삼촌께서 보시고 위험한 길가에 아이를 방치했다고 어머님께 한 소리하셨는지 그 날 정말 억수로 야단 맞았던 기억이 새롭다. 7. 계림극장 을지로 6가 동대문운동장 맞은 편에 위치했던 곳으로 현재는 굿모닝시티 대형 의류도매 쇼핑몰로 건설중. 8. 바다극장 천일극장 옆 건물로 아직까지도 영업중. 9. 극동극장(구 아테네)라고 항상 신문광고에 장식. 충무로4가 대한극장 건너편에 있는 곳으로 현재 서울에 몇개 남아있지 않은 재개봉관으로 명맥유지. 10. 파고다 극장 종로3가 탑골공원 옆에 위치한 극장으로 여러차례 변신을 거듭하여 현재는 성인오락실과 고시원으로 사용. 극동극장과 함께 성적 소수자들의 그들만의 공간으로 유명세를 치룸. (파고다와 극동극장이 언제부터 동성애자들의 아지트가 된지는 잘 모르겠지만 두 극장 다 단관에서 여러개의 소극장으로 재건축한 이후로 판된됨. ) 강대위, 추룡주연의 액션물과 스파게티 웨스턴 그리고 그 후의 유지인, 장미희, 정윤희 트로이카 주연의 한국영화들과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까지 수입된 외화의 대부분은 이 두 극장에서 동시상영으로 봤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