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경 선생님 작품이 한 점 더 학교로 옵니다.
슈타이너가 제안한 행성의 형태그리기(인장. ^^;;)를
작가의 방식대로 부조한 그림인데요.
작년에 만든 것에 비해
색이나 형태가 확연히 달라졌네요.
cf. 작품에 대한 설명
https://m.cafe.daum.net/waldorfschule/j258/312?svc=cafeapp
작년에 단오어머님께서 애써 주셔서
엽서와 노트로 제작하기도 하였었죠.
https://m.cafe.daum.net/waldorfschule/Vc3w/237?svc=cafeapp
그 작품 중 한 점이 학교에 걸릴 예정입니다.
매년 한 작품씩 구입해서
7년후엔 7작품이 모두 걸리면
정말 장엄할 거에요~
학교에 여러 예술작품이 하나씩 걸리는데
그냥 쓱 보고 지나가실까 하여,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이곳 학교에 걸리게 되는지
설명을 드릴까 합니다.
우선 한지를 구입해 한 장 한 장 정성껏 색칠을 합니다.
(제가 한지 구입 및 해외배송 담당입니다. 헤헤)
그 이후엔 잘 말리는 일이 필요하겠지요?
그리곤 다시 한 장 한 장 겹겹이 잘 붙입니다.
선생님의 전시회 작품 중 시대노동이라는 행위ㅡ예술(?)도 있는데, 이 과정이 잘 드러난 듯하여 영상 첨부합니다.
작품이 아니라 작품의 재료를 준비하는데
얼마나 많은 품이 들어가는지를 바라보며,
난 수업예술이란 작품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반성해 봅니다.
https://youtu.be/al4jv3UuiPs
2016년 10월 초에 시작했으며 아직도 진행 중인 행위예술 „.시대 -노동”은 „허물 벗기”라는 주제로 열린 개인전의 일환이다. 약 3000여 장의 한지를 물감으로 칠하면서 겹겹이 붙여올리는데 그 사이사이에 반야심경을 적은 종이를 끼워넣은 오브제를 갤러리에 전시해 두었다. 그리고 날마다 한 시간씩 오브제의 종이를 다시 한 장 한 장 떼어내서 그 옆에 차곡차곡 쌓았다. 그렇게 떼어내다 보면 가끔씩 반야심경을 적은 종이가 나왔고, 그것을 벽에 걸어서 차츰차츰 설치미술을 완성했다. 전시회 마지막 날에 온 관람객들에게 벽에 걸린 반야심경 한 장을 „수확해서” 가져가도록 했다. 반야심경 종이를 들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을 있도록 허락하는 한 사진으로 기록했다. 그렇게 관람객들에게 나눠주고 남은 60여 장을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가족, 친지, 친구, 지인들에게 우편으로 보내면서 안부를 전하고, 그 종이를 들고 사진을 한 장 찍어서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ㅡ 최혜경 선생님 홈피 작품 설명
한지를 일정 크기로 잘라
좋은 안료로 곱게 칠하고
(작품 완성 후 안료색이 변하는 경우가 많아 지금은 이전 안료보다 더 좋은 안료를 스위스에서 구입하여 쓰신다 하더군요)
한 장 한 장 붙여 재료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아교로 붙인 한지에 개별적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한 땀 한 땅 조각도로 새겨넣습니다.
그래서 완성된(가끔은 실패도 하시나 보더라고요~) 작품이 위의 작품입니다.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이들 수준에서 하는 형태그리기도 어른인 우리에게 어려운데
행성 인장을 그려내고 또 그것을 조각하는 일이
보통 일은 아닐 겁니다.
그런 작업을 계속 해 오시고 계셔요.
이 일이 선생님의 본업이지요.
선생님 작품을 잠시 감상해 볼까요?
제작 과정을 들었으니 이제 작품이 좀 달라보이지 않으신가요?
단순한 예술작품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있는
예술가들의 고민, 애씀, 집중, 땀, 눈물, 희열들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눈 앞의 그것을 넘어
보이지않는 무언가가 그려지지 않으시나요?
가끔 학교를 구경하러 오시는
많은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을 보면
학교의 크기와 아름다움에 놀라워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이런 학교를 짓기위해
구성원들이 얼마나 많은 회의와 결정,
그리고 돈과 땀을 내는 수많은 노력과 시도,
그 애씀을 읽어주실 때가
정말 감사하더군요.
단순한 립써비스의 말이 아니라
보이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것을 보시는
그 눈길 속에 참된 위로와 행복이 있지요.
선생님 작품을 좀 더 구경(매)하실 분은
아래 선생님 홈피에 찾아가 보셔요.
https://liilachoi.com/ko/%ea%b0%a4%eb%9f%ac%eb%a6%ac/%eb%b6%80%ec%a1%b0-%ea%b7%b8%eb%a6%bc-2/
여하튼 이런 작업을 계속 하시기 위해서
부업으로 슈타이너 원서 번역도 하시는 거고요.
또 그 덕으로 발돌교사들이
어제보단 좀 더 나은 수업을 계획하며(계획만...ㅠㅠ)
아이들을 만나고 있답니다.
그래서 전 작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선생님의 예술활동에 대한 후원과 원서번역에 대한 고마움을 전한답니다.
또 구성원들의 예술적 안목 상승도 플러스~
(혹시 매번 우리학교 후원만 부탁하고 받는 걸 넘어,
선생님의 원서번역과 작품 활동에 후원하고 싶으신 분은 제게 연락주셔도 되고, 직접 후원하셔도 된답니다, 단 돈 천원도 좋아요. 돈이 아니라 마음을 후원하는 거니까요.)
학교 강당에 걸린 두 점의 작품이,
또 앞으로 걸릴 한 점의 작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바라봐 주시길 기대하며
긴 글을 올렸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어제 리코더 합주하고 집에 가려는데 누군가 강당을 청소하고 있는지 강당문이 활짝 열려 있었어요. 그냥 스쳐 지나가려는데 벽에 걸린 최혜경선생님 작품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늦은 오후의 고즈넉한 햇살을 받고 있는 순하디 순한 분홍벽에 걸린 작품이랑 강당 나무문이랑 계절탁자랑 입구 나무발판 등이 만드는 그 공간의 분위기가 청소하려고 벗어놓은 한 엄마의 신발마저 함께 어우러져 너무너무너무 멋지더라고요. 일상에 버무려져 스며든 멋짐, 그 특별함!
좋은 것이 바로 옆에 있어도 좋은지를 모르면 무슨 소용이겠어요. 앞으로 눈을 더 잘 뜨고 살아야겠다 싶었습니다.
최혜경선생님의 작품 감사한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