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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8장 진문공의 복수 (1)
간간이 뿌리는 눈발을 헤치고 한 사내가 진(晉)나라 수도 강성에 도착했다.
송나라 사자 공손고(公孫固)였다.
진(晉)나라 조정의 실세라 할 수 있는 호언, 조쇠, 선진 등은 공손고(公孫固)와 친분이 두터웠다. 유랑 시절, 그들은
송나라에서 공손고로부터 친절하면서도 정성어린 접대를 받았던 것이다.
"그대가 여기 어쩐 일이오?"
진문공(晉文公) 또한 공손고를 무척 반겼다.
그러나 공손고(公孫固)는 재회의 기쁨을 누릴 여가가 없었다.
"송(宋)나라를 살려주십시오."
그는 필사적으로 호소했다.
진문공(晉文公)과 그의 신하들은 비로소 중원의 정세변화를 알게 되었다. 송나라에 대한 동정심을 금치 못했다.가장
먼저 의견을 낸 사람은 선진(先軫)이었다.
"지난날 송양공(宋襄公)으로부터 입은 은혜에 보답함과 동시에 송나라 국난을 구해줌으로써 우리 진(晉)나라의 위세
를 천하에 널리 알릴 좋은 기회입니다."
은혜도 갚고, 진문공(晉文公)의 숙원인 천하 패업을 달성한다.
일석이조(一石二鳥).
선진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은 없었다.
거기에 호언(狐偃)이 가세했다.
"또 한 가지가 있소. 조(曹)와 위(衛), 정(鄭)나라에 대한 복수도 빼놓을 수 없소."
조, 위, 정나라는 모두 진문공(晉文公)을 홀대했던 나라들이다.
이 기회에 그들에 대한 복수를 하자는 것이었다. 언뜻 들으면 감정에 치우친 발언 같았다. 하지만 호언(狐偃) 정도 되
는 사람이 단순히 지난날의 일을 앙갚음하기 위해 군대를 내자고 주장할 리는 없었다.
묘하게도 이 세 나라는 모두 초(楚)나라를 섬기고 있었다. 특히 조(曹)와 위(衛)는 최근 들어 초나라와 동맹을 맺었
다.- 그러므로 송(宋)나라를 직접 구원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군대를 일으켜 조와 위나라를 공격하면 초나라 군대는
반드시 그 두 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송에 대한 포위를 풀고 군대를 이동시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진(晉)나라는 자연 송을 구원하게 되는 것이며, 또한 조와 위에 대해 보복을 가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호
언(狐偃)은 이러한 전략을 말하고 있음이었다.
진문공(晉文公)은 호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묘책이군."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말에 힘이 없었다.
포위망을 푼 초군(楚軍)이 진군(晉軍)을 목표로 이동해올 때 - 그때는 어찌할 것인가. 초나라는 진문공에게 있어서 은
혜를 베푼 나라다. 더욱이 초군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진(陳), 채(蔡), 정(鄭), 허(許)나라까지 거기에 가세
하고 있다. 병력만도 거의 10만에 가깝다.
반면 진(晉)나라 병력은 어떠한가.
국내의 모든 군사를 동원해도 5만이 채 되지 않는다.
'맞서 싸우면 십중팔구 패배가 아닐까.'
그것은 두려움이었다. 의욕만으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진문공(晉文公)이 아니
던가.
하지만 그의 신하들은 달랐다. 이번에는 조쇠(趙衰)가 진문공의 마음을 눈치채고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말했다.
"싸움의 승패가 어찌 병사의 숫자로만 좌우되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허튼 소리를 하지 않기로 소문난 조쇠였다.
"좋은 계책이라도 있소?"
"신(臣)은 진작부터 우리나라 군제에 대해 구상한 것이 있습니다."
"말해보시오."
"예로부터 대국은 3군(三軍)을 두었고, 그 다음 나라는 2군(二軍), 조그만 나라는 1군(一軍)을 두어왔습니다. 우리 진
(晉)나라로 말할 것 같으면 진무공 때 곡옥에서 처음으로 1군을 두었으며, 진헌공 때 이르러 2군을 두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는 곽(霍), 위(魏), 우(虞), 괵(虢) 등 여러 나라를 쳐서 천 리를 개척한 바 있습니다. 이제 우리 진나라도 대
국으로 성장했습니다. 바야흐로 3군을 두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3군(三軍)을 두면 모든 싸움에서 이길 수 있소?"
"그렇지는 않습니다. 백성들이 아직 예법을 알지 못합니다. 예법을 모르면 모였다가다도 쉽게 흩어집니다. 우선은 3
군을 편성하여 계급의 높고 낮음과 질서와 충성심을 아끼지 않는 정신을 불어넣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가히 3군으
로써 어느 누구라도 대적할 수 있습니다."
조쇠(趙衰)의 말 또한 기발하고 치밀한 것이었다. 군대를 3군으로 편성함으로써 우선 가장 염려되는 병력을 늘리고,
그에 따른 훈련과 정신교육을 시키자는 것이었다. 천하 패업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언젠가 한 번은 초(楚)나라와 맞서
야 한다. 피해서는 결코 천하 맹주로서 호령할 수 없다.
- 초(楚)에 꿀릴 것이 하나도 없다!
이번 기회에 이런 의식을 전 백성들에게 불어넣어주자는 것이었다.
'과연!'
진문공(晉文公)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선진도, 호언도, 조쇠도 말뜻은 하나였다.
- 강력한 진나라 구축!
마침내 진문공(晉文公)은 결단을 내렸다. 공손고를 불러 말했다.
"우리는 송(宋)나라를 돕기 위해 곧 출병할 것이오. 그 동안 송(宋)나라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버텨주기 바라오."
공손고(公孫固)는 눈물을 뿌리며 감격했다.
"고맙습니다. 선군(송양공)이 뿌린 조그만 덕 하나가 오늘의 송나라 운명을 좌우할 줄이야야."
공손고(公孫固)는 기쁜 마음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여전히 눈발은 뿌려대고 있었다.
🎓 다음에 계속........
< 출처 - 평설열국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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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늘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날 보내세요 ~~~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