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들어온 외국의 부동산투자회사들이 주택 후 분양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후 분양은 건물을 지은 후 소비자에게 파는 방식으로, 오피스텔과 상가는 내년 4월중, 재건축 일반분양(지난해 7월 이후 사업승인 신청 단지)은 공정 80% 이후 분양토록 제도화했을 뿐 일반아파트는 중장기 계획으로 잡혀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외국회사들의 후 분양사업 참여가 가속화되면 부동산 개발시장의 구조가 달라지고 주택금융시장에도 큰 변화가 불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의 리만브라더스는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고급빌라 부에나비스타를 완공하고 분양에 나섰다. 리만브라더스는 130평형짜리 6가구로 이뤄진 이 빌라의 사업비 100억여원 중 90억여원을 투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땅값 정도만 빌려주는 데 비해 공사비까지 대줘 사업의 안정성을 꾀한 게 특징”이라며 “앞으로 대형 아파트와 쇼핑몰 사업에도 자금을 넣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만브라더스는 지난해 착공한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서 고급빌라와 단독주택 24가구(사업비 450억여원)를 짓는 주택사업에도 200억여원을 투입해 내년 하반기 분양키로 했다.
미국의 자산운용회사인 워버그핀크스(Warburg Pincus)는 최근 부동산개발과 투자 관련 자회사를 설립해 아파트 후 분양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캐나다 C사도 아파트 후 분양을 위한 개발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외국투자회사들이 후 분양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기존의 파이낸싱 방식보다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300억원짜리 사업이라면 땅값 100억원 정도는 국내은행이 대고 공사비 200억원은 외국 투자회사가 돈을 들이고 완공 후 분양을 통해 회수한다. 국내 금융권이 10%의 수익을 챙기는 반면 외국회사들은 15% 이상의 투자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신영에셋 김상태 상무는 “소비자들은 선분양 때와 비슷한 가격부담으로도 안전하게 물건(주택)을 넘겨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철저한 시공사 보증으로만 대출하는 국내금융시장에 큰 회오리가 일 것”이라고 말했다.
프론트나인의 원영근 이사는 “주택경기가 나빠질수록 외국회사들이 아파트 후 분양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며 “부동산개발 시장도 이제까지의 ‘고수익 고위험’에서 벗어나 ‘저수익 저위험’구조로 바뀌게 마련”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