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서관 대출도서를 반납하는 날(수요일)에 시간 여유가 없어 남편에게 반납을 부탁했다.
다음날(목요일) 기도를 막 시작하려는데 연체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요란해진다.
‘아니 도서반납도 제대로 못한거야?’
그 문자를 보고 올라오는 답답함에 바로 확인하려하는 마음을 기도가 시작되어 일단 멈춘다. 기도 후 어찌된건지 바로 확인하고 싶어하는 내 마음을 본다. 다행히 시골 간 남편이 돌아오면 말하자라고 정을 세운다. 집에 들어온 남편에게 약간의 책망하는 마음이 들어있긴 했지만 그래도 진정된 마음으로 도서반납이 제대로 안되었음을 말하고 도서관에 가서 확인해보라고 했다. 결과는 반납확인한 책들을 놓은 곳에 책을 놓았단다. 직원이 있는 부스에 갔다주라고 했는데 직원이 없어서 그곳에 책들이 있기에 그곳인 줄 알고 놓고 왔다고 한다. 오랜만에 간 도서관이라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처리하지 못한 남편에게 원망의 마음이 나온다. 그런 내 마음을 보면서 ‘그래~ 모든 일의 근원은 나로 비롯된건데 나타난 결과에 따라 남편 탓이 나오는구나. 잘못 놓을 수도 있지. 그렇지~ 책을 분실한 것은 아니니 확인하면 나오겠지’ 하니 남편에 대한 원망의 마음이 거두어진다.
2. 다음날(금요일) 도서관으로부터 책을 확인했다고 하면서 그런데 4권 중 한권이 없다고 한다.
이런~. 일단은 다시 한번 확인해줄 것을 부탁하고 안되면 변상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오늘(일요일) 오전에 다시 그 한권이 연체되었다는 문자가 와 있다.
남편에게 문자내용을 전하면서 “만약 다른 사람이 그렇게 했으면 그것도 제대로 못했다면서 뭐라고 했을텐데~ 그치? ”라며 남편에게 한방을 날린다.
남편에 대한 분별심에서 나오는 내 마음을 본다. ‘남편! 자기도 실수할 수 있어~’ 그렇게 내 마음을 보고 있으니 남편에게 한방을 날렸다고는 했지만 웃음이 나온다.
누구나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할수 있는데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그것도 못하냐면서 책망하는 일들이 많다. 나의 잘못에는 너그러우면서 남의 잘못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기적인 나(우리)의 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3. 오후에 도서관에서 문자가 왔다. 『00도서가 정상반납되었고 연체 또한 풀어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니 그동안 일어났던 모든 마음작용이 부질없음이 되어짐을 느낀다.
세상살이도 내 마음작용도 또한 이와 같겠구나~ 지금 이순간 경계임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자성의 정(혜, 계)을 세우지 못하면 세상이, 마음이 지옥이 되고 나와 상대 모두가 괴로워진다는 것을 배운다. 이게 바로 <있어진 경계로 공부하여 없어진 피은에 보은이고 그래서 피은, 보은, 배은이 따로가 아니라 동시에 나타나는 하나의 작용이다>라고 하신 말씀을 어렴풋이나마 알게되는 공부가 되었다.
첫댓글 1. 원망의 마음이 당연히 나외지요.. 그러나 그 마음을 보니 여유롭게 기다리기로 정도 세우고 상황을 들으면서 잘못할수도 있음이 이해가 되어지고 원망의 마음을 거두고 기다리네요
2. 내 마음을 알고 있으니 여유로운 마음으로 한방을 날리면서도 웃음이 나오지요..누구나 실수도 잘못도 할수 있게 되지요.
3. 일이 잘 해결이 되어지고 나니 부질없음도 알게 되어지네요.
피은 보은 배은이 하나라는 것을 실지로 체험하는 기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