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마산 롯데전에서 두산은 18안타를 몰아쳐 9-0 완승을 거뒀다. 2안타 3득점한 최경환과 2안타 3타점을 올린 신인 유재웅의 활약이 특히 돋보였다. 경기를 지켜본 두산 구단 관계자들은 웃음을 속으로 삼켰다. ‘고맙다,LG’라고 되뇌면서.
대졸 신인 유재웅은 최경환 ‘덕에’ 두산 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유재웅이 두산의 지명을 받은 건 OB 시절인 지난 97년 여름. 당시 LG와 OB는 공동 연고인 서울 시내 고교팀들을 둘로 나눠 지명권을 행사하는 협정을 맺은 상태였다. 휘문고 신일고 배명고 등이 LG,성남고와 한서고 동대문상고 등이 OB 연고였다.
98년 신인을 지명해야 하는 97년에는 LG 연고와 OB 연고 고교팀간 전력 불균형이 극에 달했다. 당시 OB 스카우트 팀장이었던 구경백 경인방송 해설위원에 따르면 “OB 연고 학교에선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찍을 선수가 없었다”고 한다. OB는 ‘LG가 고졸 우선지명(3명)을 하고 난 뒤 LG 연고의 남은 선수들을 지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LG는 ‘대표이사가 서명까지 한 협정서를 깰 수 없다’고 거절했다.
OB가 낸 꾀가 최경환이다. 미국 프로야구 생활을 접고 국내로 돌아오게 된 최경환은 성남고 시절 LG나 OB가 지명하지 않아 양팀 공동 소유였다. LG가 최경환을 탐낸다는 걸 안 OB는 ‘최경환을 줄 테니 LG쪽 학교 선수들을 찍게 해달라’고 재차 제의했다. LG가 이를 받아들였고 OB는 우선지명 3명을 모두 LG 연고 고교에서 뽑아왔다. 그중 한 명이 휘문고 재학 중이던 유재웅이다. 구경백 위원은 “처음부터 유재웅이 제일 탐났다”고 회고했다.
유재웅은 건국대를 졸업한 올해 두산에 입단했다. 지난해 말 LG에서 방출된 최경환도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30일 경기에서 드러났듯 최경환과 유재웅은 올시즌 두산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들이다. 둘에게는 인생유전이지만 두산으로서는 그저 LG가 고마울 따름이다.
[백 스크린] LG서 양보한 선수 두산서 ‘펄펄’
지난달 30일 마산 롯데전에서 두산은 18안타를 몰아쳐 9-0 완승을 거뒀다. 2안타 3득점한 최경환과 2안타 3타점을 올린 신인 유재웅의 활약이 특히 돋보였다. 경기를 지켜본 두산 구단 관계자들은 웃음을 속으로 삼켰다. ‘고맙다,LG’라고 되뇌면서.
대졸 신인 유재웅은 최경환 ‘덕에’ 두산 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유재웅이 두산의 지명을 받은 건 OB 시절인 지난 97년 여름. 당시 LG와 OB는 공동 연고인 서울 시내 고교팀들을 둘로 나눠 지명권을 행사하는 협정을 맺은 상태였다. 휘문고 신일고 배명고 등이 LG,성남고와 한서고 동대문상고 등이 OB 연고였다.
98년 신인을 지명해야 하는 97년에는 LG 연고와 OB 연고 고교팀간 전력 불균형이 극에 달했다. 당시 OB 스카우트 팀장이었던 구경백 경인방송 해설위원에 따르면 “OB 연고 학교에선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찍을 선수가 없었다”고 한다. OB는 ‘LG가 고졸 우선지명(3명)을 하고 난 뒤 LG 연고의 남은 선수들을 지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LG는 ‘대표이사가 서명까지 한 협정서를 깰 수 없다’고 거절했다.
OB가 낸 꾀가 최경환이다. 미국 프로야구 생활을 접고 국내로 돌아오게 된 최경환은 성남고 시절 LG나 OB가 지명하지 않아 양팀 공동 소유였다. LG가 최경환을 탐낸다는 걸 안 OB는 ‘최경환을 줄 테니 LG쪽 학교 선수들을 찍게 해달라’고 재차 제의했다. LG가 이를 받아들였고 OB는 우선지명 3명을 모두 LG 연고 고교에서 뽑아왔다. 그중 한 명이 휘문고 재학 중이던 유재웅이다. 구경백 위원은 “처음부터 유재웅이 제일 탐났다”고 회고했다.
유재웅은 건국대를 졸업한 올해 두산에 입단했다. 지난해 말 LG에서 방출된 최경환도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30일 경기에서 드러났듯 최경환과 유재웅은 올시즌 두산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들이다. 둘에게는 인생유전이지만 두산으로서는 그저 LG가 고마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