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다시 숨 쉬려면>의 기사를 읽고 이것이 정말 경제 전문 주간지를 담당하는
국장님이 쓴 논평이 맞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몇 자 적고자 합니다.
댓글로는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없어 답글로 달게 되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스크롤 압박이 심합니다~! ^^
기사는 하나의 사실을 바탕으로 해당 언론사의 입장과 색깔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각색됩니다.
예를 들어 얼마전에 논란이 되었던 <부동산 세금폭탄> 관련 기사가 대표적인 예라 하겠습니다.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종합부동산세 등 관련 세금을 너무 올려서 서민들의 허리가 휜다는
한 언론사의 자극적인 제목이 촉발한 논쟁이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올해 2억 4600만원짜리 집을 소유하고 있다면 보유세로 368,540원을 낸다고 합니다.
1200만원짜리 1500cc 승용차 소유자는 1년 자동차세가 273,000원입니다.
여기에 휘발유의 경우 60%이상이 세금입니다.
취득세, 등록세, 특별소비세, 부과가치세, 교육세, 교통세, 주행세 등등 모두를 계산해서
2005년 기준 자동차 1대당 부담한 세금이 약 171만원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1년 예산 중 자동차 관련 세금이 약 16%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어떤 것이 진짜 <세금폭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윤국장님도 최근의 부동산 정책에 불만이 많으신가 봅니다.
본인 입으로 비판하기 부끄러우셨는지 S대 유명인사의 주장을 빌려옵니다.
그러나 논리가 참으로 황당합니다.
부동산 정책을 잘못해서 IMF 외환위기가 왔다~!
기사 중간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부동산 값 상승은 제조업체의 인건비 압박으로 이어져 수출 채산성이 나빠졌다"
부동산값이 어떻게 제조업체의 인건비를 압박하는지 아시는 분은 저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땅값이 올라서 땅부자들이 많아져 공장에 취직할 사람들이 없어진 것일까요?
반대로 집없는 서민들 기운내라고 무주택자들의 인건비를 대폭 인상해 준 것일까요?
차라리 기업들이 공장을 지을려고 하는데 땅이 비싸 짓지를 못했다거나
많은 돈을 부지확보에 투자해서 원가 상승이 불가피했다라고 주장하는게 말이 되지 않을까요?
비상식적인 논리의 비약입니다.
IMF 외환위기의 원인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체적인 의견은 국제 투기자본들의 갑작스런 자본회수로 인한 충격,
준비없이 급속히 진행된 세계화와 자본시장 개방으로 인한 충격,
재벌중심의 비정상적인 경제구조와 이를 유지시키기 위한 정경유착의 폐해 등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따지고 들어가면 "그건 내말이 아니니 송교수에게 가서 따져라!"고 말하겠지요.
그러면서 기사내용에 본인은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짤막하게 언급합니다.
"97년 외환위기를 초래한 것은 기업부실이었지만
향후 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은 가계부실이다"
장황하게 설명한 앞의 내용을 한줄로 간단하게 뒤집어 버립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현재 한국경제의 위기는 부동산과 가계부채인데
현재의 부동산 값이 폭락하면 320조원을 빚낸 국민 모두가 쪽박을 차게 되어 우리나라 망하니까
세금폭탄 같은 부동산값 떨어뜨리는 짓 하지 말고 모두가 대박을 낼 수 있도록 규제를 풀라고 합니다.
이것이 윤국장님이 주장하는 시장에 순응하는 정책의 핵심입니다.
주식으로 바꿔서 얘기해 볼까요?
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재료도 없이 점상으로 날아가는 종목이 있습니다.
개미들이 풀미수에 몰빵으로 묻지마 투자를 감행하면서 쪽박차는 개미들이 나타납니다.
가만히 두고 보자니 그 피해가 심각해서 <이상급등종목지정> 제도를 도입합니다.
그런데 이걸 도입하니 세력들이 작전하기도 힘들고 개미들이 풀미수에 몰빵도 할 수 없고
주가도 다시 질질질 흘러내리니 일부 쪽박차는 개미들이 있어도 그건 어쩔 수 없고
주가가 오르면 대다수가 이익을 볼 수 있으니까 제도를 폐지하고 시장에 맡기자고 주장합니다.
어느 것이 바람직한 정책인가요?
기사 후반부로 들어가면 본격적인 <정권 때리기>를 시작합니다.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4.4%라고 예상했다.
경제체질이 저성장 기조에 진입한다는 암울한 진단서다.
<중략>
세계의 지도자들은 입만 열면 국민통합과 경제성장 얘기다
미국, 중국 경제는 호황국면이고, 일본은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한국이 반시장 정책을 쓰지 않고,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가기만 했어도
지금쯤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을 구가할 텐데 안타깝기 짝이 없다."
주식으로 바꿔 말해볼까요?
700 전화상담계에서 유명한 쪽집게 애널리스트가 2005년 한해를 돌아보며
"불쌍한 개미들아, 2005년 대세상승기에 모든 기법 다 생략하고 내말대로 <추세매매>만 잘했어도
초특급 대박이 났을건데 진작에 내말 좀 듣지 그랬어?"하고 개미들을 훈계합니다.
하지만 그 애널리스트는 2005년말에 줄기세포 테마주에 개미들을 인도하여 쪽박을 차게 한 장본인이었습니다.
2006년도 각국의 경제성장률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미국 3.3%, 중국 10.2%, 일본 2.8%, 세계경제성장률은 3.7%입니다.(출처 : 삼성경제연구소)
그러면 반시장 정책으로 세계의 추세에 역행한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얼마일까요?
논조대로라면 1~2%대를 기록해야 정상이겠지요.
하지만 2006년도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은 5.0%입니다.
2007년도 예상 경제성장률 4.4%가 저성장 기조라면 미국과 일본은 어떻게 되는건가요?
최근 5개년(2001년~2005년) 평균 경제성장률을 따져볼까요? (출처 : 통계청 통계정보시스템 KOSIS)
미국 2.56%, 중국 9.05%, 일본 1.72%, 한국 4.52%입니다.
미국, 일본이 5년 평균치보다 높아서 경제가 좋은 거라면 한국도 마찬가지로 얘기해야 되지 않나요?
할만큼은 했다고 스스로 위로할 수 있는 수준이지 않나요?
하긴 윤국장님 말씀대로 "추세에 충실"했다면, 한때 10%대의 고도성장을 이룩했으니
단국 이래 최대 호황이랄 수 있는 20%대의 고도성장을 이뤄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제 기사는 절정에 다다릅니다.
"이제 지도자가 어둠의 동굴 속에서 나와야 한다.
기업을 괴롭히는 규제를 풀고 따뜻한 친기업정책으로 돌아와야 한다.
시장과 기업을 더 이상 핍박하면 공멸밖에 없다
햇볕정책은 북한보다 한국 기업이 먼저다"
짧은 글속에 정말 다양한 비판을 합니다.
전문용어로 <1타4득>
노무현 대통령에게 방구석에서 혼자 고집피우지 말고 재벌하고 친하게 지내라고 합니다.
출자총액제한 등 악법 철폐하고 재벌들 장사 잘할 수 있게 도와주랍니다.
현대, 삼성 망하면 대한민국 망하니까 재벌총수 구속시키지 말랍니다.
북한에 퍼줄 돈으로 재벌들 공장하나 더 지어주라고 합니다.
노무현대통령만큼 시장경제에 충실한 사람도 없을 겁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과의 FTA 체결입니다.
FTA야 말로 신자유주의 시장경제의 결정판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세금떼고 품질과 가격으로 맞짱떠서 이기는 놈만 살아남는 구조를 만들자는 겁니다.
그랬더니 결과가 어떻게 되었나요?
멕시코의 경우 우리의 쌀과 같은 주식인 옥수수 농가가 전멸하고
미국 대기업이 독점을 하게 되어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힘없고 자본없는 중소기업이 전멸하고 대기업이 모든 산업을 장악했습니다.
캐나다의 경우 국영우체국이 미국의 거대 택배회사에 의해 제소를 당했습니다.
국가가 운영하는 우체국과의 경쟁이 공정치 못해 자기들이 손해를 봤으므로 손해배상을 하라는 겁니다.
이처럼 공공서비스 또한 시장경제 논리에 휘둘리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시장경제라고 잘 나가는 미국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동의하십니까?
제가 너무 흥분했나요? ^^;
평소 언론에 관심이 많은 터라 보수논객의 너무나도 편향된 비논리적인 기사내용을 보고
이러이러한 반대 시각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짧은 경제지식을 동원하여 장문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언론기사도, 주식도, 매매기법도 여러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꼼꼼하게 뜯어보시기 바랍니다.
잘못된 통계값이나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면 지적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기쁜 일만 그대에게~! ^^
첫댓글 정말 멋진 분석입니다!~사실 나의 스캔이 많이 이들에게 공감은 물론이지만 비판의 대상이길 바랬습니다..왜냐고요!~한가지 사상만이 최고나 최적이 될수없습니다!~역시 주식얘기로 하면 항상 상한가가 점상이나 수많이 점상이 될수없다는 얘기와 상통하죠!~상한가가 간 종목이 몇번의 하한가로 전락할수도있고 다시 상한가를 칠수도있다는 얘기지요!~독선의 위험성을 우리 주식인들은 잘 알아야할 것입니다..자신에게 맞고 자신이 취할수있으면 취하지만 안 맞는 건 어쩔수 없지요!하나의 기법도, 하나의 매매법도 다양한 사고와 입체적인 시각만이 자신의 잘잘못을 발견할수있는 최고의 무기입니다.어째든 답글 감사합니다!~많은 글 부탁합니다
이 답글을 세이노의 가르침이 생각납니다..ㅋㅋ이 카페에서 다른 사이트의 얘기하기가 그렇지만..정말 탁월한 사고와 선구적인 가치관과 하나부터 백가지의 철저한 분석적인 논리와 전개,비판의 대상을 가차없는 욕과 독설!!나 자신의 사고와 가치관을 훌러렁 !!!~~깨우치는 엄청난 내공..ㅋㅋㅋ
천애주님, 과찬이십니다. ^^; 사실 처음엔 이 글을 올리면 자칫 천애주님에 대한 비판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매우 조심스러웠는데 역시 불패일지의 주인공답게 대범하게 수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중국에서 나비 한마리가 날개짓을 하면 미국엔 허리케인이 생긴다는 <나비이론>처럼 노무현대통령이 하품을 하니까 한국경제가 흔들린다는 식의 비논리적이고 상식이하의 글이 메이져 경제잡지 사설로 버젓이 실린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보수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고 객관적인 근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소모적이고 감정적인 비난이 아닌 생산적이고 건전한 비판문화가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상선약수님 대단하십니다~~!! 요즘 자유게시판 글들 모아서 베스트글로 보내고 싶을 정도네요..ㅎㅎㅎ 저도 사설을 자주 보려고 노력하는데 정말 "대충"읽고 살아서 상선약수님처럼 하나하나 깊은것까지 생각 못하고 지날때가 많습니다.. 내공이 쌓이면 읽어 내려가면서 샤샤샥 이쪽저쪽 정리가 되겠지만..ㅎㅎ 흠.. 하나의 "대사"에 관련하여 예를들면.... "FTA".. 여러 의견이 있죠.. 위에서 말한것처럼 옥수수 농가는 피해고.. 대기업은 승승장구.. 그럼 대기업 근로자들, 관련회사들(광고, 유통, 소매, 도매...)과 딸린 식구들에겐 새 일자리와 급여들... 정답은 없지만 이대로 있을수는 없고..
플러스님 말씀대로 어느 정책이나 찬반이 있기 마련입니다. FTA도 대략 찬성과 반대가 반반 정도로 나뉘어져 있죠. 하지만 제가 예로서 FTA를 얘기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결코 반시장 정책이 아니라 오히려 신자유주의 경제를 너무나 충실하게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고, 하지만 FTA와 같이 아무런 규제와 제한없이 거대자본만이 독식하도록 시장에 맡기는 구조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21세기에는 10중 9명이 잘 살면 1명이 굶어 죽어도 가야 하는 <다수결의 사회>가 아니라, 굶어죽는 1명까지도 따뜻하게 보살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벤덤의 이론을 빌려 고통을 받는사람들에 비해 기쁨을 얻는 사람이 많으면 그쪽을 택해야 하는지..ㅋㅋㅋ 넝담입니다.. 어느쪽으로 가든 정부는 비난을 받을꺼라 생각합니다. 상황이 좋아진 사람은 궂이 목소리를 내지 않을테고, 상황이 나빠진사람들만 여기저기 하소연과 비난의 목소리를 높일테니까요.. 아.. 또 말하다보니 삼천포다.. ㅡㅡ;;; 여하튼 가치관이나 정치적으로 객관적이고 냉정한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사람들은 대표매스컴이 그들의 스타일대로 쓴 글이나, 정보를 여과없이 그대로 받아들일수 있으니. 그것도 문제네요.. 휘둘리지 말아야지..ㅎㅎ
예전 소설 제목중에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가 있었습니다.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멋지게 비유한 제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추락하기 위해서는 하늘로 올라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날개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는 굳이 날개가 없어도 하늘로 올라갈 수 있고, 추락하지 않아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뽀샵질(!)을 통해 없는 날개도 붙일 수 있고, 디디고 있는 땅도 하늘로 둔갑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만의 철학과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종자돈 까페 식구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