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는 백수건달의 준말로
아무것도 없는 멀쩡한 건달을 일컫는다.
이 말은 1920년대 우리나라에 퇴폐주의 사조가 유행하면서 생긴 것인데
처음에는 창백한 얼굴에 흰 손을 가진 무기력한 지식인을 가리켰다.
당시에는 입으로는 민중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그와 동떨어지게 나약한 삶을 사는
이른바 인텔리들을 가리킨 데서 이 백수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머릿속에는 상당한 지식이 축적되어 있으면서도
일정한 직업이 없이, 이 다방 저 다방을 순례하면서
고담준론을 일삼으며 무위도식하는 군상들인데
그 얼굴이나 손이 희었기 때문에 백수라고 했다.
이 흰 손에서 시작된 말이 다음으로 맨손이라는 뜻으로 확대되었다.
이 말이 처음으로 문헌상에 나타난 것은
팔봉 김기진의 백수의 탄식이라는 시에서부터 이었는데
거기서 팔봉은 너희들의 손은 너무나 희구나!라고 백수를 탄식했다.
그 뒤에 1930년대 정지용은 그의 대표 시 중의 하나인
카페 프랑스에서 나는 자작의 아들도 아무것도 아니란다.
남달리 손이 희어서 슬프구나라고 읊고 있다.
이렇게 쓰이기 시작한 백수가 이제는
돈 한 푼 없이 빈둥거리며 놀고먹는
건달이라는 뜻으로 그 의미가 확대되었다.
며칠씩 감지 않은 머리와 운동복 복장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만화방에 모여들던 현실도피형이 70년대의 백수의 모습이었다면
직장을 잡고 싶어도 자리가 없어서 놀 수밖에 없는
딱한 처지에 있는 실업자들을 가리켜 백수라고 하는가 하면
직장을 갖지 못하고 노는 실업자를 총칭하게 되었다.
요즘은 삶의 질향상으로 100세 장수 시대인 요즘
세상에는 자의이던 타의이던 백수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요즘 현대판 백수는 5가지 유형이 있다는데....
그런데 백수도 급수가 있다고 한다.
1급에 해당되는 백수를 동백이라 하는데
동네만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백수이기 때문이다.
2급에 해당하는 백수는 가백이라 하는데 가정에서만 지내기 때문이다.
일명 불백이라고도 하며, 그 이유는 누가 불러 줘야만 외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쌍한 백수라는 뜻으로 불백이라고도 한다.
3급은 마포불백이다.
마누라도 포기한 불쌍한 백수라는 뜻이다.
정말 희망이 안 보이는 백수이다.
그런데 좀 나은 백수가 있다.
4급에 해당되는 백수인 화백
말 그대로 화려한 백수이다.
젊었을 때 돈을 좀 챙겼기 때문에
한 주일에 골프장을 두세 번 다니는 백수를 일컫는 말이다.
돈이 많아 화려한 백수이다.
그런데 최근에 반백이란 신종어가 돌고 있다고 한다.
백수들의 반란이란 뜻으로
현직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생활에 반란을 일으킬 정도로 재미있게 사는 백수이다.
우리가 잘 아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반백의 반란꾼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
그는 대통령직 퇴임 이후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더 의미 있는 성공적인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카터 부부는 저소득층을 위한 집짓기 운동인
해비타트 활동과 전 세계를 누비며 저개발국의
질병 퇴치 인권 증진 활동 등에 전념했다.
카터가 펴낸 아름다운 노년이라는 책에는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혜안으로 가득하며
이러한 지혜를 통해 우리도 남은 인생을
카터와 같은 가치 있는 반백의 삶을 살면 좋을 것 같다.
5가지 유형 중에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조금은 다른 듯하다.
늘 화백 유형을 꿈꾸는 백수?
꿈은 이루어진다.
은퇴 후 반백이 되어가는 모습을 돌이켜보니 백수는 아무나 하나?
기분 좋게 웃어넘길 수 있음에 감사해지는 하루이다.
첫댓글 1급백수-동백
2급백수-가백(블렉)
3급백수*마포블랙
4급백수-화백
백수 설명을 해석하고
쓰신 그마음에..박수를 보냅니다
제가보기에
4급백수는 글쎄요-??
누구나의 로망 화백
그런날들이 지속되면 월매나 좋을꼬 ㅎㅎㅎ
화백을 꿈꾸는 한사람~~ㅎ
파이팅 입니다
꼭 이루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