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학방에서 펫로스란 주제로
반려동물 문화교실을 개최합니다.
분명 이곳에 필요한 분이 계실 것 같아 올립니다.
저는..
15년간 함께 한 반려견 초롱이를 떠나보낸지 벌써 햇수로 5년이 됩니다.
내 동생, 내 친구, 내 사랑하는 반려였던 우리 초롱이는.
언젠가부터 침대에 올려달라고 끙끙 울었고,
언젠가부터 자고 있을 때 안으려 들면 으르렁 거렸고,
언젠가부터 부르면 달려오지 않고 가만 바라보기만 했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어요.
침대에 뛰어오를 수 있으면서 올려달라고 떼쓰는 줄 알았고,
자는데 만진다고 화내는 줄 알았고,
너무 예뻐해주니 서열정리가 잘못되서 말을 안 듣는줄 알았습니다.
초롱이는 늙었고, 약해졌고, 그래서 아팠던건데 말예요.
초롱이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그애가 13살이 되던 해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야된다고 생각했고, 또 준비가 되었다고도 생각했었지만..
초롱이가 죽던 그 날, 6월 5일을,
잊은 적이 없어요.
우리 초롱이는
모견한테 교육을 잘 받았는지,
어릴 때부터 저지레 한번 없었고,
천 위에선 결코 실례하지 않는 아이였는데요.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워서
고개도 못 가누던 아이가.
힘겹게 일어나서 이불 밖으로 조금씩 기어나오더니
피를 토하고 죽었어요..
이부자리에 피를 묻히기 싫었던 거에요.
..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나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을 쏟습니다.
목이 쉬도록 울고,
신을 원망하고, 초롱이를 원망하고, 나를 원망하며,
'몸서리치게 그립다'라는 문자 그대로 그리워했습니다.
펫로스,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인한 반려인의 상실감을 칭하는 말이라지요?
저는 아직 극복 못 했어요.
이 슬픔을 딛고, 예전처럼 웃으며 살아가고 있지만,
이 슬픔 자체가 치유될 순 없는 것 같아요.
-
사설이 길었습니다.
부산 동물학대방지연합에서 이번달 26일,
"함께 늙어가는 것"이란 주제로 교육을 실시한다고 하네요.
강사모 여러분들 중에서도 관심있으신 분, 참석하시라구요.
물론 저도 참석하구요.. ^^
'펫로스, 반려동물의 죽음'을 펴낸 책공장 더불어의 대표 김보경님도
강의자로 직접 오신다고 하고,
종합동물병원 수의사 선생님도 오셔서
노령견의 건강 관리에 대해 강의하신다고 하니까요.
집에 나이가 많은 반려동물이 있거나,
저처럼 펫로스로 힘든 분들이 참석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월 26일, 오후 2시.
부산 동물메디컬센터에서 열리고 교육 참가비는 2000원,
신청은 아래 사진 속 전화번호나
부산 동학방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하시면 됩니다.
첫댓글 글읽다가 눈물이났네요..진해에살았다면 꼭 가보고 싶은 자리입니다..많은분들이 참석하셨음 좋겠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