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보고 있는데
느닷없이 폰 벨 소리가 방 안을 진동했다.
소리의 원천을 찾아보니 식탁 위에 얹어 놓은
스마트 폰의 '모닝콜' 알람이었다.
하두 시끄러워 급히 꺼려고 했지만
이것 저것 눌러봐도 소리는 계속해서 났다.
급기야 폰 전원스위치까지 눌러봐도 소용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이불을 뒤집어 씌웠으나
그래도 이불 속에서도 '나 아직 죽지 않았소'
하면서 고함을 질러대는 것이었다.
죽이려 해도 죽지 않고 사람 약을 올리고
골탕을 먹이니 난감했다.
어쩔 수 없이 자고 있는 아들 넘을 깨워서
손을 좀 봐주라고 하여 사건은 일단락 됐다.
지난 10일밤 미국의 뉴욕필이 공연중에
객석에서 울린 휴대전화 벨 소리 때문에 공연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었다고 한다.
사연인즉, 구스타프 말러의 '대지의노래' 4악장 클라이막스를 지나
정적 속에 선율이 울려 퍼지는 극히 섬세한 대목에서
갑자기 무대 맨 앞 줄에 앉은 노신사의 휴대전화에서 마림바(목금의 일종인 타악기)
소리가 '띠리리' 3~4분간 요란하게 울렸던 것이다.
지휘자 앨런 길버트가 한 차례 객석을 노려보며 불쾌감을 표시했지만
노신사는 꿈적도 하지 않았고, 급기야 지휘자는 화를 참지 못하고
지휘봉을 보면대 위에 내려놓고 손을 들어 공연을 중단시켰다.
잠시 후 벨 소리가 그친 후 객석에서 격앙된 항의가 나왔지만
공연재개를 요구하는 관객의 '쉬잇'이라는 소리에 눌려 공연장은 다시 조용해 졌고,
길버트는 '원래는 이런 방해가 있어도 공연을 중단시키지 않는 게 관례다.
하지만 이번엔 너무 심했다"고 양해를 구한 뒤 오케스트라를 향해 "118번부터"라는
지시와 함께 연주는 재개됐다고 한다.
60대 사업가로 알려진 해당 관객은 "회사가 그날 블랙베리를 아이폰으로 바꿔줘
작동법을 몰랐다"며 처음엔 자신의 아이폰이 울리는지도 알지 못하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뒤늦게 자신의 아이폰이 울리는 것을 알고 끄게 됐다고 한다.
각설하고
요즘 휴대전화 벨 소리 때문에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기도 하거니와
다른 사람들의 벨소리가 회의나 미사, 수업, 공연이나 연주회, 결혼식장, 장례식장 등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리 사전에 대비를 해야함에도 깜박 잊고 벨소리를 듣고서야 허둥대는 경우도 있다.
나도 어제 아들 넘이 어디서 중고기기를 얻어왔다며 사용하라고 권하길래
대리점에 가서 명의변경 하고 개통을 했는데 아직 숙달이 덜돼
난리를 쳤던 것이다. 모닝콜은 그 전 사용자가 미리 6시반으로 셋팅해 두었던 것이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 편리한 게 많겠지만 요금이 비싸므로 그 동안 미뤄왔는데
앞으로 또 어떤 낭패를 볼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