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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초 모임도 참 많다. 때로는 귀찮을 때도 있고 가고 싶지 않을 때도 있지만 머리수 하나 보태준다는 생각으로 가능하면 부름에 응하다니 보니 거의 연일 참석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저녁마다 술에 취해 헤롱거리게 된다. 그런 자리에서는 으례이 나오는 말이 "과연 박근혜가 대통령 될까?"인데 그러면서 대개는 나를 쳐다본다. 내가 그래도 보통사람보다는 정치관련 정보가 많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과 또 내가 親朴이라는 걸 의식해서 내 입에서 무슨 소리가 나오나해서 그러기도 하는 것 같은데 나라고 삼신할미하고 친한 것도 아니고 쪽집게 도사도 아니라 그럴 땐 그냥 "글쎄...."하고 만다. 희망사항만으로 占칠 수야 없지 않은가... 그렇지만 이 소리는 꼭 한다.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는 이재오다." 이재오가 '박정희의 딸' 이 대통령 되는 꼴만은 죽어도 못 보는 인간인데 그냥 앉아서 구경만 하고 있겠나 하는 뜻이다. 수긍하는 사람도 있고 "이재오가 그렇게 세냐?"고 놀라는 순진한 사람도 있다. 이재오....... 이런 사람이 지금 대한민국의 권력의 실세요 核이라는 현실이 너무도 서글픈 코메디다. 슨상님은 일생에서 다섯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하더니 이재오는 민주화운동하다 다섯번 감옥에 갔다 왔다는 걸 기회있을 마다 하더만. 反국가운동이 민주화운동이라고 누가 그렇게 정의를 내려줬나? 남민전 사건과 민중당 창당의 산파였던 사람이 어리버리 언론먹물들 덕분에 '민주투사'가 되고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이 되고 이제 여당의 실세가 되었으니 똥오줌 못가리는 우리 언론먹물들의 죄과는 이재오와 함께 언젠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드시 받으리라 생각하지만 지금은 당당한 민주화세력의 기수요 집권당의 실세로 군림하고 있다. '이재오'라면 참 재미있는 장면들이 순식간에 내 머리에 떠오른다. 박근혜가 당대표가 되면 한나라당을 떠나겠다고 했다가 정작 박근혜가 당대표가 되자 고분고분한 羊이 되어 굽신거리던 장면이나 당대회에 출마해서는 선거현수막에 박근혜의 웃는 얼굴 옆에 자신의 사진을 나란히 붙여 걸어놓았던 웃기던 장면이나 당대표선거에서 강재섭에게 패하자 자신의 연설때 박근혜가 자리에서 일어서는 바람에 떨어졌다고 씩씩거리던 꼴.......그리고 절간에 들어가 몽니를 부리다 강재섭이 절간으로 달려가 달래던 코메디영화같은 장면도 떠오른다. 4대강 전도사가 되었다가 요즘은 개헌전도사가 되어 동분서주하더니 오늘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格으로 "군사정권"탓을 하고 있어 사람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군사정권이 30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돈과 총칼로 지배했다" 저 세상으로 가신지 30년이 넘은 사람을 씹어대면서 살아있는 그 분의 딸을 겨냥한 것이라는 건 알겠는데 돈과 총칼로 지배했다는 소리는 뭐여? 군사정권 30년동안에 우리 국민이 알거지가 되었단 말인지 뭔 소린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숫자개념이 희박하다는 소리를 자주 했는데 오늘 또 한번 해야겠다, '30년 가까이'는 어디서 나온 말일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군출신 대통령의 집권기간을 말하는데 그렇다면 '30년 가까이'가 아니라 32년이라고 해야지. 1961년부터 1993년까지 아닌가? 그리고 그 중에서 전두환을 제외한 박정희 노태우는 국민의 직접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인데 군사정권이라니.... 미얀마처럼 군인들이 국민의 의사도 묻지 않고 집권했단 말인가? 노태우가 선거에서 승리하면 군사정권이 되고 김영삼이나 김대중이 승리하면 민간정부가 되나? 그런 선거도 있나? 언론도 참 웃긴다. 이재오 가라사대 "경선에서 지면 흔쾌히 협조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엔 박근혜를 겨냥해서 공격하고 있는데 박근혜가 경선에서 억울하게 패하고도 흔쾌히 패배를 인정하던 순간엔 이재오는 잠자고 있었나? 흔쾌히 승복한 박근혜의 등뒤에 공천학살이라는 비수를 꼽았던 놈이 누구였는지 본인만 모르는 모양이다. 누구처럼 절간에 들어가 몽니를 부리기라도 했다면 날이면 날마다 그걸로 씹어댈 인간이.... KAIST총장을 했던 미국인 교수(이름이 생각 안 남)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한국사람들은 나쁜 점을 지적하면 꼭 日帝탓 군사독재정권탓 하더라." 이 나라의 불신풍조가 군사정권에서 비롯되었다고? 그래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정부발표를 못 믿어하는 것도 군사정부탓이라? 참 가지가지한다. |
결국 이재오 손으로 이번 대선판도는 '박근혜 vs 反박근혜' 구도로 재편되리라는 것이 나의 예상이다.
어느쪽에 서는 것이 궁물이 많을지 재어보는 조중동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고...
오늘 이재오 씨부려대는 소리를 들으니 슬슬 시작하는 것 같다.
첫댓글 이시대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박근혜죽이기에 열을 올리느냐..
가소롭고 애처롭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