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가족 20-2. 아들의 이불
아침 일찍 어머니께서 연락하셨다.
날이 추워 수진 씨 잘 있는지 걱정이 되어 연락했다고 하셨다.
요즘 들어 날이 부쩍 추워지니 감기는 안 걸렸는지, 밥은 잘 먹는지, 잘 있는지 모든 것이 다 걱정인 듯 거의 매일 전화를 주신다.
안 그래도 수진 씨 이불이 얇아 새로 살까 생각중이었는데 마침 어머니 전화가 와 어머니께 수진 씨 이불을 봐 달라 말씀드렸다. 이사한 아들 첫 이불인데 어머니께서 고르고 해주셔야 아들 걱정이 덜하지 않을까.
"수진이 어머니예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자 수진 씨가 바꿔달라 한다. 할 말이 있나보다.
"엄마!"
엄마를 크게 부르고 환하게 웃는다.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를 하듯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잠시 후 만나기로 했는데도 아직 할 말이 많은지 수진 씨와 어머니는 둘이서 한참을 이야기 한다.
그러다 "어~ 000 서 봐." 하고 전화를 끊었다.
"수진 씨, 어머니랑 어디서 보기로 했어요?"
"예. 0000 서 보기로 했어요."
수진 씨가 어머니와의 약속 장소를 이야기 해주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다.
어머니께 다시 전화를 걸었다.
"네, 어머니. 수진 씨랑 어디서 보기로 했는지 수진 씨한테 물었는데 제가 아직 잘 못알아 듣겠어서요. 혹시 어디서 보기로 하셨어요?"
"네, 선생님. 수진이랑 농협 앞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난 아직 옆에서 유심히 듣고 수진 씨께 다시 물어좌고 잘 알아듣지 못하겠는데 어머닌 어머니인가보다.
쉼터 마치는 시간에 맞춰 어머니와 농협 앞에서 만났다. 만나자마자 아들 간식을 손에 쥐어 주신다. 시장이 가까워 시장에 들러 이불을 봤다. 여기저기 들러 이불을 만지는 어머니의 모습이 세심하다.
겨울을 따듯하게 잘 보내야 하기에 꼼꼼하게 살핀다. 이불가게를 세 곳 정도 들렀을 때 마음에 드는 이불이 있는지 수진 씨와 함께 만져도 보고 눌러 보 보시곤 구입을 하셨다.
양손에 이불과 베개를 들고 시장구경을 하며 외할머니가 좋아하는 떡도 구입하고 집에서 먹을 간식도 양손가득 산다. 어머니와 가까이 있으니 이렇게 편하게 만나고 시장구경하고 영화보고 하기 좋다.
2020년 1월 31일 일지, 박현준
신아름: 어머니와 수진 씨가 약속을 잡았네요. 박현준 선생님, 고맙습니다. 모자가 서로 통화해 약속 잡고 시장에서 이불 골라주고 간식사고 그 동안이렇게 지내셨겠죠. 그 동안 삶 잘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두 분 정말 보기 좋아요.
최희정: 큰아들 데리고 다니면서 장 보는 재미가 느껴지내요. 두 분 다정해 보입니다. 김수진 씨가 이사오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시장을 함께 간 적이 있었는데, 길을 아주 잘 알고 있더라고요. 어머니와 함께 장에 와 봤다고 했었어요. 이사오고 나서도 함께 장에 다니니 고맙습니다. 오늘처럼 필요한 것들 구입해야 할 때 어머니께 연락드리고, 수진 씨와 어머니가 약속 잡아서 만나면 좋겠습니다. 어머니, 수진 씨 곁에 가까이 계시니 감사합니다.
월평: 낳고 기르며 함께 살다 처음으로 떨어져 지내니 그 마음이 오죽하시겠습니까. 어머니 마음 헤아리며 어머니 몫 살피고 살리니 감사합니다. 부모자식으로 지내게 잘도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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