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한테도 절한다는 말이 있다. 30년을 고이고이 길러 낯모르는 사내놈한테 딸년을 시집보내야 하는 부모님의 마음이야 항상 불안하고 이것이 시부모님 모시고 제 서방 하늘같이 떠받들면서 그야말로 검은 머리가 파뿌리같이 늙어 꼬부라지도록 자식새끼 낳아 잘 기르다가 친정으로 쫓겨 오지나 않을까 전전긍긍(戰戰兢兢)하면서 살얼음을 딛는 기분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사내놈들이라는 것들이 엉큼한 속내가 뱃속에 구렁이를 틀고 앉아 기회만 있으면 샛길로 빠져 아낙들이 항상 속을 태우면서 킁킁 냄새를 맡고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으니 물고 물리는 시이소 오께임이 벌어지기 마련이렸다.
이왕 이런 말이 나왔으니 30여 년을 보물같이 숨겨온 비밀을 더 이상 상자속에 넣어두면 무엇하랴!
40대 초반 내가 어느 여시(여우)한테 잠깐 한눈을 팔아 외도(外道)한 소문이 장모님한테까지 들어가 호출 명령을 받고 천근보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당도했겠다.
본래 남자형상으로 성품이 불화살같아 동네 근방에서도 늑대아줌마로 소문이 자자한데 대문을 들어설 때부터 야릇한 분위기가 무슨 닥달을 하시려나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으로 몸 둘 바를 몰라 하는데 방문이 열리면서 교자상(交子床)에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진수성찬이 들어오는데 한 가운데에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양푼에 닭 한마리가 버티고 앉아 금방 꼬꼬댁하고 튀어나올듯하다. "장모님 그저 죽을 죄를 졌습니다. 제발 저를...." "이 사람 누가 뭐라 했나?"
도둑이 제발 저려 먼저 사과부터 올려야겠기에 석고대죄(席藁待罪)를 하려니 내 말은 들은 척도 안하시고 닭다리 하나를 뚝 잡아떼시더니 "우리 막내 사위 속이 허(虛)해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모양인데 자 씨암탉 뜯어먹고 기운좀 차리게" 무슨 말씀이 나올 듯한데 뒤로 접어두고 자꾸 뜸을 들이면 들일수록 가슴은 마구 방망이질을 해댄다.
"자 자네부터 한 잔하고 나두 한 잔 주게." 놋대접에 넘치도록 절절 딸으는 농주를 마시면서 드디어 올것이 왔구나 마음을 진정시키며 장모님께도 드렸다.
몇순배 술잔이 오가니, "자네 씨앗이 좋아야 밭에서 곡식이 잘 크는거 알지? 이 씨암탉이 뭔지 아나? 씨앗을 잘 만들라는 거야. 그동안 씨암탉을 못먹어 정신이 헷갈렸구먼. 미안하네. 자네 올적마다 씨암탉은 대령하지." 눈꼬리가 꼬부라지고 칠흑같이 어둡던 장모님 표정이 풀어지면서 나는 비로소 한숨을 푹 내쉬고 술맛이 나기 시작했다.
"자네 이 닭고기 다 먹어도 날개는 안주네. 닭날개 먹고 또 바람 피려고?" 나는 장모님 앞에 무릎을 꿇고 막내사위 이쁘게 봐달라고 사죄하려니까,"자네 사내 대장부가 어디 여자 앞에서 무릎을 꿇나? 어서 바로 앉지 못해?"
명절을 맞아 양지바른 산소앞에서 성묘를 하며 꾸중 대신 씨암탉으로 못된 사위를 훈계하신 늑대장모님이눈 앞에 삼삼였다. "장모님 고맙습니다. 고이 잠드소서."
마음의 병이 무섭다 (권영국)
대구 팔공산 꼭대기에는 관봉(冠峰) 평갓머리 돌부처(갓바위)가 있다. 여늬 절간에 있는 부처님처럼 정교한 에술성을 가졌거나 값진 금물을 입힌 것도 아니다. 그저 화강암을 깎아서 바위에 세워 놓은 것이다.
그런데 이 부처한테 영험이 있는지 정성껏 불공을 드리면 자기가 소원했던 것들이 이루어진대서 특히 상급학교 진학을 앞둔 부모님,취업준비생의 부모님, 병환중에 계신 보호자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마약환자들이 수용되어 있는 치료감호소는 마약중독자들을 격리 수용하여 중독증세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보호하는데 환자들의 심리적 치료를 위해 가끔 거짓약인 생리식염수약을 주사한다고 한다.
포도당 주사나 링겔 주사등도 탈수증 방지나 혈관 확보를 위해서 처방하는 것뿐 치료에는 큰 효과가 없고 다만 환자의 병에 위안을 주는 데 더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와같이 사람의 육체적인 치료보다는 마음 약한 정신적으로 위안을 주고 안정과 격려를 해주므로 인해서 병을 치료해 주는 것을 의학적 용어로 심인성(心因性) 치료라고 한다.
음력으로 정초가 되면 일년 신수를 보기 위해 점집이나 철학관 등을 찾는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다고 한다. 토정비결을 보기도 한다.
음력으로 나이 생일과 태어난 시(時)만 알면 월별로 길흉(吉兇)과 신수(身數)를 쪽집개 도사처럼 찍어낸다.
그런데 그것이 꼭 들어맞는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은 재물이 어떠니 건강이 어떠니 인간관계가 어떠니하는데 따라서 위안을 받기도 하고 조심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남녀가 철학관에 가서 궁합을 보았다. 학사는 병신자식을 낳고 이별수라며 궁합이 아주 나쁘니 헤어지라고 만류했으나 이미 둘은 선을 넘은 뒤였다.
결혼해 평생을 살면서 항상 학사가 한 말이 부담되어 불안한 일생을 살게 돼 마음의 병을 앓게 될 것이다.
장대석(長臺石)같은 아들을 잃은 친구가 애비보다 먼저간 자식이 그리워 멍생원이 되어 만사를 잊고 고민하더니 애비까지 결국 가고 말았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땅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더니... 우리나라 자살자 중에는 마음의 병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숫자가 많다고 한다.
고민 절망 갈등의 고리를 떨쳐 버리지 못하는 우울증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한다고 한다. 우울증 환자는 결국 자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웃에 부유하게 살던 60대 부인은 자녀들이 여행시켜주겠다는 것도 마다하고 남편이나 친구들이 외식을 하재도 마다하고 항상고민이 자식들이 재산을 뺏아가고 남편이 외도하면서 재산을 다른 여자한테다 줄거라며 집안에만 틀어박혀 두문불출하더니 어느날 갑자기 약물자살을 한 뒤에 보니까 수십개의 통장에 많은 돈을 남기고 죽었다는 것이다.
마음의 문을 한번도 가족들한테 열어보이지 않고 가버린 것이다. 신체적 질병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마음의 병이다. 바보같이 마음을 비우고 호방지게 웃는 사람은 엔돌핀 다이돌핀이 솟아나 심신의 병이 범접(犯接)을 못한다. 웃으며 사세요.
태정태세문단세예성연중인명선 (권영국)
신라의 시조는 박혁거세 끝임금은 경순왕 56대 992년간, 고구려의 시조는 주몽(동명성왕) 끝임금은 보장왕 28대 705년간, 백제의 시조는 온조왕 끝임금은 의자왕 31대 678년간, 발해의 시조는 고왕 끝임금은 애왕 15대227년간, 고려의 시조는 왕건 끝임금은 공양왕 34대 473년간, 조선의 시조는 이성계 끝임금은 순종 27대 518년간, 조선 27대의 임금을 차례로 첫머리만 따서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명선 광인효현숙경영 정순헌철고순종이라.
애국심에 불타고 정열적인 청년 조정호 6학년 담임선생님은 여늬 교과시간보다도 역사시간만 되면 칠판 가득히 판서를 해 주시고 다음 역사시간까지 복습을 해가야 한다.
만약 지명을 당하여 선생님이 질문하는 내용을 답하지 못하면 "너같은 흐리멍텅한 놈이 있어 6.25전쟁이 터졌다."고 불호령이 떨어졌다.
역사관이 철저한 선생님 밑에서 올곧은 교육을 배워나는 지금도 인물역사소설이나 텔레비젼에서 방영되는 최근의 근초고왕을비롯해서 태조 왕건 성웅 이순신 허준의 동의보감 등 사극을 좋아한다.
내 나라 내 민족의 뿌리인 역사를 가르치지 않고 가르쳐 주지 않으니 모르고 있다면 이는 대한민국 국민임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교과과정에서필수과목으로 다루던 국사가 그동안 선택에서 앞으로는 아예 교과목에서 사라져버린다니 교육당국자들의 사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좌파정권때 육군사관학교 신입생들에게 설문한 결과 6.25한국전쟁이 북침이라고 답한 학생이 36%나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아연실색(啞然失色)한 일이 있었다.
지금도 사법고시나 외무고시 사관학교 입학시험에서 국사과목이 배제되었다고 한다. 호국간성(干城)을 양성하는 육군사관학교에서 애국사상의 원천인 제 나라 제 민족 뿌리교육을 내팽개쳐 민족의 정체성도 지니지 못하면 도대체 군복에 장교 계급장만 뻔지르르하게 붙인 허수아비 군인을 양성하겠다는 말인가!
얼마전 90세가 넘은 광복군 출신 노병은 "만주벌판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왜놈들에게 희생된 애국지사가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없지.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그걸 너무 몰라.우리보다 역사가 훨씬 짧은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은 모두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하고 있지 않느냐? 역사를 모르면 과거도 미래도 잃어버리는 건데..." 역사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든 자랑스러운 일이든 모두 알아야 한다.
국제화시대여서 그런지 영어를 배워 외국으로 탈남(한국을 떠남)하는 자가 1년에 8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국위선양을 위해서든 삶의 터전을 찾아서든 한국사를 똑바로 많이 알고 갔으면 한다.
최근 일부언론에서 국사를 필수로 가르치자는 운동을 벌이고 호응자가 물밀듯 확산되어 가뭄에 단비오듯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역사없는 나라될까 걱정했는데...중국의 동북공정, 러시아의 남진정책,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등 한반도가 지정학적인 유불리한 위치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애국심을 가져야 하고 그 애국의 바탕이 바로 역사교육에서 발원한다는 사실을 온 국민이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