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리의 가을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금년엔 한국 예술이 중점적으로 소개되며,
공연기간도 가을테마에 맞춰 9월말부터 12월초까지
3개월에 걸쳐 진행됩니다.
1972년 창설된 이래, 지난 30년간 파리 가을 축제는
주로 외국의 음악, 연극, 춤, 시각예술 및 영화를 소개해 왔습니다.
매년마다 새로운 음악 소개와
전세계의 혁신적인 작품들을 데뷔시켰으며
신인들이 우선 프랑스에서,
이어 자국에서 부상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군요.
한국의 대동굿이 파리 한복판에서 벌어지기도 하며
(11월 18일 부프 뒤 노르극장)
9월 23~25일에 샤틀레 극장에서 한국의 전통 무용이 소개되기도 하였지요.
그리고,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9월 28, 30일에는
몇 년전 아비뇽 페스티벌에 소개가 되어 호응을 받았던
김 덕수 사물놀이패의 연주가 있기도 했지요.
이뿐이 아닙니다.
몰리에르 극장(파리 3구 셍마르텡가 157번지) 에서는
10월 7일과 10월 8일 춘향전 판소리 공연이 있고
10월 19일 공연은 불어 자막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10월 24일과 26일에는 아베스 극장에서 은율 탈춤이,
11월 17일 부프 뒤 노르 극장에서는 하회 탈춤이 공연됩니다.
다음은 9월 25일 르 피가로 지에 실린 기사입니다.
인터넷 한위클리에 번역된 글을 올립니다. (www.han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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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가을축제의 한국(무용 공연)
아시아의 세련미
Le Figaro 2002. 9. 25
아시아 무용은 세련미와 의상의 화려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번 파리 가을축제에 한국의 국립국악원이 무대에 올린 무용 역시
이러한 명성에 여실히 부합하는 것이었다.
공연은 다양한 장르의 일곱 가지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당의 춤, 살풀이를 연기한 홍금산씨와
선조의 세자가 고안해냈다고 하는 춘앵전을 연출한 윤미영씨의 단독무대는
아무런 기교도 가미되지 않은 정제된 우아함을 한껏 드러내 보인다.
포구락은 일종의 놀이춤이다.
수려한 붉은 의상을 입은 소녀들이 두 그룹으로 나위어
화려한 대형 병풍 가운데로 작은 공을 던져 넣는다.
그들의 뒤에는 마찬가지로 붉은 한복을 입은 악사들이 앉아서 연주한다.
눈부신 의상에 보석관을 머리에 쓴 호사스러운 궁녀의 춤, 태평무에서
우리는 손과 손목의 놀라운 춤동작을 감상할 수 있다.
한량무, 즉 문인들의 춤에서는 흰색 한복에 갓을 쓴
여섯 명의 남성이 보다 활기찬 춤무대를 선사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호응과 갈채를 받은 것은
마지막에 선보인 두 작품이다.
머리에는 모시포를 쓰고 2미터에 이르는 소매자락을 한
승복을 입은 최병재씨는
삼십여분간 놀라운 무대를 선사한다.
특히 춤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가 펼치는 북의 연주는 진정 뛰어난 것이다.
이날 저녁의 공연은 소녀들의 강강수월래로 막을 내렸다.
가벼운 흰색 한복을 입은 스무 명의 소녀들이 펼치는 윤무는,
때로는 느리고 때로는 반복적이기도 한
그러나 그윽한 우아함이 깃든 그날의 공연무대를 샘솟는
아름다운 청춘의 아름다움 속에서 막을 내리게 하였다.
다음은 리베라씨옹 지에 실린(9월 28, 29일자)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공연평입니다.
저는 요즘 신문을 읽지 못한 관계로
역시 인터넷 신문 한위클리 홈페이지에 실린 글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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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한국의 섬세한 모습
부제 : 파리가을축제, 파리에 온 한국 전통 타악기와 가면극
“저희를 두고 사람들은 디지털화된 세계 속에 퍼지는
자연의 에너지라고 합니다.”
라고 김덕수씨는 기꺼이 말한다.
5살 때부터 사물놀이를 익혀왔다고 하는 50세의 김덕수씨는
빛보다도 더 빠르고 컴퓨터보다도 더 정확한 인물로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속도감 있는 타악기음악단인
사물놀이 한울림을 이끌고 있다.
“말을 달릴 때처럼 호흡을 조절해야합니다”
라고 설명하는 김덕수씨의 음악세계에서는
명상과 호흡이라는 두 단어가 가장 중요한 열쇠이다.
국에서 김덕수씨는 거의 전설적인 인물이다.
이천 년의 깊은 역사를 가진 사물놀이는
계절의 변화, 수확, 잡귀추방, 결혼 혹은 사망 등
농촌의 일상생활에 리듬을 주는 다양한 행사에
춤과 곡예를 동반하여 벌어졌던 농촌 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물놀이에 사용되는 네 가지 타악기는
바람을 상징하는 징, 천둥을 상징하는 꽹가리, 구름을 상징하는 북,
그리고 비를 상징하는 장고 등이다.
아시아의 호랑이로서 한국이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룩했던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거의 사장될 위험에 처했던 사물놀이가
대도시 서울의 콘크리트 건물 사이에서 제 2의 삶을 되찾은 것은
김덕수씨를 비롯한 몇몇 인물의 고집스러운 노력의 결실이었다.
70년대와 80년대 학생운동의 동반자로서 사물놀이는
대중의 많은 호응을 얻었으며
오늘날에는 3군데에 사물놀이학교가 개설되어 있다.
한편 사물놀이는 세계음악으로서 명성을 얻어서
세네갈 출신의 음악가 유순 두르와 함께 공연하기도 하는 등
세계 속에서의 위치도 돈독히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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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두시간 떨어진 안동에서는 하회탈춤이 벌어진다.
시골의 평온한 일요일,
가족이나 친지단위로 많은 인파가 모여드는 공연장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벌어지는 장면은 매우 충격적이다.
한 배우가 황소의 성기를 잘라들고 내흔들기도 하며,
탐욕스러운 중이 젊은 여자를 희롱하기도 하는 등
지극히도 공공연하고 노골적인 성적 표현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배층의 엄격한 문화와는 대조적으로
한국의 민간문화는 매우 풍자적이며 반보수적이고 조소적이다”
라고 서울주재 프랑스 고문인 파트릭 모뤼스는 설명한다.
한국에는 이러한 종류의 가면극이 각 지방별로 13종 존재한다.
전통가옥과 기타 전통유산의 주요한 소재지로서
하나의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는 안동시는
도시자체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한편, 한국의 모든 대도시에는 21세기 첨단의 새로운 문화,
즉 디지털화된 젊은 문화가 크게 번성하고 있다.
이번 파리 가을축제가 한국의 전통 문화 탐구에 중점을 두기는 했지만,
이렇듯 전통문화와 첨단문화라는 상이한 두 개의 문화세계는
상호보완의 관계 속에서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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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프랑스 서부에 위치한 넝뜨(Nantes)라는 도시에서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국>이라는 주제 하에
한국 문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으며,
보르도에서도 한국 관련 행사와 공연들이 다수 전개되고 있습니다.
길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제 개인적인 사설은 여기서 접기로 하고,
이번 기회에 한국이 많이많이 알려져서
우리 나라의 문화적 우수성이 프랑스인들의 가슴에
깊이있게 새겨졌으면 합니다.
이 행사를 위해 수고하시는 많은 분들에게 고마움과 격려를 보냅니다.
공연 일정입니다. 파리지성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입니다(www.parisjisung.com)
일시 : 9월28일17h (출연인원 : 12명)
장소 : Theatre de la ville 공연시간 : 80분
지방공연 :
9월29일 = 아미엥(Maison de la culture)
10월2일/4일=Chalon-sur-Saone
10월5일 =Saint-Brieuc/Passerelle
10월7일 =Brest/Le Quartz
10월10일/11일 = 낭뜨 Scene nationale de Nantes
10월12일 = 캉(Theatre de Caen)
<판소리 완창 Opera pour un chanteur et un percussionniste >
공연기간: 10월7일-19일
공연장소: Thatre Moliere - Maison de la Poes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