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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泰華山, 423m)
산행일 : ‘12. 9. 1(토)
소재지 :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과 신풍면의 경계
산행코스 : 무교(춤다리)→남가섭암→깃대봉→물란이고개→활인봉(정상)→나발봉→중불교문화원→삭발바위→마곡사→주차장(산행시간 : 4시간 20분)
함께한 산악회 : 안전산악회
특징 : 태화산은 아는 사람들이 드물어도, 태화산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마곡사(麻谷寺)는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사찰(寺刹)이다. 사찰의 역사가 깊기도 하지만 백범 김구(金九)선생과의 인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때 옥살이를 하다 탈옥(脫獄)한 김구선생이 이곳에서 한동안 ‘스님’으로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사찰의 유명세에 비해 태화산은 미미하기만 하다. 높지도 그렇다고 깊지도 않으며, 특별한 볼거리까지도 제공하지 못하는 평범한 산이기 때문일 것이다.
▼ 산행들머리는 629번 지방도가 마곡천을 가로지르는 무교(舞橋:춤다리)
당진-대전간고속도로 마곡사 I.C를 빠져나와 사곡면소재지(面所在地)인 호계리를 통과한 후, 629번 지방도로를 따라 마곡사방향으로 진행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마곡천(麻谷川)을 가로지르는 무교(舞橋:춤다리)에 이르게 된다.
▼ 무교(舞橋,춤다리)의 다리 옆에 위치한 ‘춤다리 쉼터(민박집을 겸함)’의 오른편으로 난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들어서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이 길은 마곡온천레포츠타운과 남가섭암, 그리고 월성사로 들어가는 진입로이니 들머리의 방향을 잡을 때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아래의 나무는 ‘가교리 2구‘ 마을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로서, 보호수(保護樹)로 지정되어 있다.
▼ ‘맞은편에서 차(車)가 올 경우에는 어떻게 하지요?’ 집사람의 생각에 아스팔트 포장도로치고는 너무 비좁다는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하긴 1.5톤 트럭이나 겨우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로 노폭(路幅)이 좁으니 집사람이 걱정할 만도 하다. 그러나 포장도로는 비록 좁아지기는 할망정 끊어지지 않고 남가섭암까지 계속 이어진다. 가는 길에 마곡온천과 월성사 갈림길이 나오지만 두 번 모두 왼편의 남가섭암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 무교를 출발해서 20분 정도 걸으면(약 1.5km) 능선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고갯마루에 올라서게 된다. ‘남가섭’이라고 쓰인 커다란 표지석이 세워져 있고, 그 앞에 간이 주차장(駐車場)이 조성되어 있다. 고개 너머에 위치한 남가섭암(南迦葉庵)의 주차장이다. 남가섭암은 고개에서 5분 정도 내려가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니, 그냥 지나치지 말고 한번쯤 들러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마곡사의 부속암자인 남가섭암은 대웅전과 요사채, 그리고 산신각이 전부인 자그마한 암자(庵子)이나, 동쪽의 좁은 들판과 산줄기를 바라보며 묵언정진(黙言精進)하기에는 딱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평소에 들르는 등산객들이 거의 없는 듯, 문을 열고 내다보는 스님이 의외라는 눈초리로 바라보신다.
▼ 깃대봉으로 가려면 다시 고갯마루로 되돌아 나와야 한다. 등산로가 ‘남가섭’ 표지석 뒤로 열려있기 때문이다. 엊그제 전국을 할퀴며 지나갔던 태풍(颱風) 볼라벤의 흔적이 이곳에도 역력하다. 바람에 의해 부러진 잔가지들이 산길을 수북하게 덮고 있고, 어른들의 허리만큼이나 굵은 나무들도 바람을 이겨내지 못했는지 허리가 부러져 있다.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그다지 경사(傾斜)가 가파르지 않게 오르내리면서 서서히 고도(高度)를 높여간다. 깃대봉(310m)은 아무런 특징(特徵)이 없는 밋밋한 봉우리일 따름이다. 밋밋함이 민망했는지 한 가운데에 삼각점이 박혀있고, 그 옆을 묘(墓) 1기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문득 왜 깃대봉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아무리 둘러봐도 깃발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깃대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대부분의 봉우리들에 오르면 나부끼고 있는 깃발들을 볼 수가 있었는데, 이곳에는 깃발은커녕 깃대조차 세워져 있지 않는 것이다. 춤다리를 출발한지 약 1시간 정도가 지났다.
▼ 물란이고개로 내려서는 길은 깃대봉에 오를 때처럼, 사람의 통행이 많지 않은 풋풋한 산길이 이어진다. 이 구간은 안전(安全)에 주의를 요하는 구간이다. 내리막길이 많이 가파르지만 전혀 안전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능선 안부인 물란이고개는 사거리지만 이정표는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이곳으로 다니는 등산객들이 적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곳에서 왼편으로 내려가면 물란이골(naver지도에는 물한이골로 표기)을 거쳐 평소리에 이르게 되고, 오른편은 건물이 가까이보일 정도로 마곡온천이 지척(咫尺)이다. 물론 활인봉은 맞은편 능선으로 올라가야 한다. 태화산 등산은 마곡온천에서 시작해 이곳 물란이 고개를 거쳐 정상으로 올라가는 것이 정상적인 방법이겠지만, 그럴 경우 전체적인 산행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깃대봉을 돌아오도록 코스를 연장하는 모양이다.
▼ 물란이고개에서 활인봉으로 오르는 구간(약 1.4Km)이 오늘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비록 위험한 바윗길은 아니지만 무척 가파르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 이런 가파른 경사의 길을 오르는 일은 누구에게나 고역(苦役)일 것이다. 물란이고개를 출발한지 20분이 조금 더 지나면 380봉에 올라서게 되고, 이후 산길은 경사(傾斜)를 누그러뜨리면서 서서히 고도(高度)를 높여가다가 태화산의 정상인 활인봉에 이르게 만든다.
▼ 활인봉의 한 가운데는 팔각정이 자리를 잡고 있고, 그 추녀 밑에 ‘활인봉’이라고 적혀있는 정상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활인봉 정상의 조망(眺望)은 썩 뛰어나지는 않지만, 북서쪽의 나발봉과 그 뒤를 첩첩이 둘러싸고 있는 산줄기들, 그리고 동쪽에 있는 무성산과 주변의 산군(山群)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하늘금이 얼핏얼핏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보인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정도가 지났다.(정상의 이정표 : 나발봉 1, 2코스 2.0Km/ 대웅보전 3코스 3.6Km)
▼ 활인봉에 올라서면 낯선 풍경(風景)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오솔길이 사라지고, 갑자기 대로(大路)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서너 사람이 나란히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어도 될 정도로 길이 넓을 뿐더러, 길의 양쪽의 가장자리를 통나무로 경계(境界)까지 구분해 놓았다. 그리고 경사(傾斜)가 가파른 내리막길에는 잘 다듬은 침목(枕木)으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원형으로 똬리를 트는 모양이 웬만한 예술작품보다 더 아름답다. 물론 갈림길마다 빠짐없이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 산행을 하다보면 곳곳에서 이런 벤치를 만나게 된다. 펩시콜라 회사에서 등산객들을 위해 설치해준 모양이데, 설치만 해 놓고는 그냥 방치해 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 낡아서 사람이 앉을 수도 없을 정도로 망가진 의자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 활인봉에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따라 30분 정도 내려서면 능선 안부에 닿게 된다. 이곳 ‘생골 갈림길’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편은 마곡사로 내려가는 길이고, 나발봉으로 가기 위해서는 맞은편 능선으로 진행해야 한다. 갈림길에는 이정표(나발봉 1코스 0.8Km/ 활인봉 3코스 1.2Km/ 생골 2코스)외에도 백범명상길이라고 적힌 널빤지가 하나 더 보인다. ‘마곡사 솔바람길’이라고 불리는 충청도판 올레길이란다. 올레란 본래 제주도 말로 ‘집으로 들어가는 좁은 길’을 뜻하는데, 지금은 자연친화적인 ‘트레킹 코스’로 의미가 바뀌었다. 일명 ‘백범 명상길’이라고 불리는 마곡사 솔바람길은 송림욕(松林浴)으로 특화된 올레길이라고 보면 쉬울 것이다. 태화산 주변의 울창한 노송(老松) 숲을 활용하여 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군 장교를 처단하고 인천감옥에 갇혀있던 김구선생이 탈옥 후 잠시 도피해있던 곳이 이곳 마곡사이다. 그때 김구선생이 산책(散策)을 하며 명상(瞑想)을 즐기던 소나무 숲길을 올레길로 조성을 해 놓은 것이 ‘백범 명상길’이다.
▼ 옛날 이곳 태화산에는 활인(活人)이라는 이름의 샘이 있었다고 한다. 이 샘에서 솟아오르는 물을 마시면 죽어가는 사람도 살아나는 신비한 효능(效能)을 가졌기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비록 샘물이 말라버렸지만(지금의 활인샘과는 다르다함), 태화산은 다른 것으로 그 효능을 대신하고 있다. 태화산에 가득한 적송(赤松)이 내뿜는 피톤치드(phytoncide)가 바로 그것이다. 나무가 해충이나 미생물 및 각종 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발산하는 천연의 항균물질(抗菌物質)인 피톤치드를 사람들이 호흡할 경우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암 투병중인 사람들이 투병을 위해 찾아드는 곳이 편백나무 숲인데, 편백나무가 나무들 중에서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배출하기 때문이다. 태화산에 가득한 소나무(赤松) 역시 편백나무에 못지않게 피톤치드를 많이 배출(排出)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소나무가 활인샘을 대신하고 있다고 해도 잘못된 얘기는 아닐 것이다.
▼ 등산로 주변의 나무들은 그 기둥까지도 잎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런데 그 이파리가 나무 본래(本來)의 이파리가 아닌 다른 나무의 이파리라는 게 특이하다. 담쟁이넝쿨류의 기생식물이 온통 나무를 칭칭 감으면서 공생(共生)하고 있는 것이다. 등산로 주변의 울창한 숲들 때문에 트이지 않는 조망(眺望)을 원망하기 보다는 주변의 풍물(風物)을 가슴으로 받아들여 보자. 그러다보면 지루하게 느껴지던 산행이 어쩌면 즐거운 산행으로 바뀔지도 모르는 일이다.
▼ 활인봉에서 나발봉까지의 구간은 ‘백범 명상길’중에서도 ‘솔잎 융단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구간이다. 소나무의 낙엽(落葉)을 일컫는 솔가리가 두텁게 깔려 있어서 마치 융단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산길은 경사(傾斜)가 완만(緩慢)한데다가 길바닥은 황톳길로 보드랍기까지 하다. 이런 길이기에 백범선생도 마음 놓고 산책(散策)을 즐겼을 것이다. 등산로 주변에는 적송(赤松)들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는데, 잣나무 조림지(造林地)도 심심찮게 보인다. 소나무 이파리를 흔들며 불어오는 바람결에는 진한 소나무향이 스며져 있다.
▼ 나발봉 정상에도 활인봉과 같이 아담한 정자(亭子)가 서있다. 나발봉 정상은 제법 조망(眺望)이 뛰어나서 이곳 태화산의 주봉인 활인봉은 물론이고, 동쪽의 무성산과 그 아래에 자리 잡은 마을의 다랑이 논까지 내려다보인다. 하나 아쉬운 점은 정자와 이정표(대웅보전 1코스 3.2Km/ 활인봉 2,3코스 2.0Km)만이 정상을 지키고 있을 뿐, 막상 필요한 정상표지석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활인봉에서 나발봉까지는 40분이 조금 못 걸린다.
▼ 나발봉에서 전통불교문화원까지의 하산길은 가파르면서도 길게 이어진다. 이곳도 가파른 구간에는 어김없이 침목(枕木)계단이 보인다. 계단은 원(圓)을 그리면서 고도(高度)를 떨어뜨리고 있다. 등산로 주변은 여전히 소나무 일색, 수십 년은 족히 되었음직한 아름드리 적송(赤松)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이 구간은 ‘백범 명상길’ 중에서도 ‘황토 숲길’이라고 불린다. 솔가리로 뒤덮인 오솔길이 맨발로 걸어도 좋을 만큼 부드럽기 때문일 것이다.
▼ 가파른 내리막길을 30분 정도 걸으면 산길은 능선을 벗어나 급하게 왼편으로 방향을 바꾼다. 가파른 침목계단을 밟으며 내려서면 잘 지어진 정자(亭子)가 보이고, 저만큼 아래에서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정자에서 잠깐 내려가면 만나게 되는 마곡천(川)에서 오른편 방향으로 얼마간 더 걸으면 이내 전통불교문화원이다. 전통불교문화원(傳統佛敎文化院)은 마곡사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나 마곡사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고, 조계종(曹溪宗) 총무원(總務院)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는 시설이란다. 그런데 건물을 보자마자 눈에 거슬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아무래도 건물의 외관(外觀)이 낯설기 때문일 것이다. ‘전통불교(傳統佛敎)’라는 낱말에 홀려 그저 단청(丹靑)이 화려(華麗)한 전각(殿閣)만을 예상했었는데, 갑자기 완벽한 현대식(現代式) 건물이 눈앞에 펼쳐지니 얼마나 당황했겠는가. 불교를 연상시키는 외형(外形)이라고는 지붕과 벽면의 색상(色相)이 스님들 가사의 색상과 비슷한 것이 전부이다.
▼ 전통불교문화원(傳統佛敎文化院), 조계종 최초의 대규모 교육연수시설로서 종단(宗團)의 각종 연수(硏修)와 일반인 대상의 템플스테이(Temple stay)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교육이나 연수 외에도 ‘전통불교 문화체험’과 간화선(看話禪 : 화두를 근거로 수행하는 참선 방법)수행을 할 수 있다고 한다.
▼ 전통불교문화원(傳統佛敎文化院)에서 마곡사로 가는 길을 찾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근처에 이정표가 없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정문을 빠져나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정문 밖 도로변에 보이는 ‘마곡사’의 이정표 방향으로 진행할 경우 낭패를 당하게 된다. 이럴 경우 산 하나를 꼬박 돌아야하기 때문이다. 마곡사로 가는 올바른 방법은, 불교문화원에서 정문방향의 다리를 건너지 말고 오른편에 보이는 산책로(散策路)를 따라 내려가야 한다. 5분 정도 걸으면 불교문화원이 끝나면서 마곡사 방향으로 놓여있는 은적교라는 다리가 보인다. 이곳에서 마곡사까지는 10분이 조금 못 걸리는데 길을 찾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 불교문화원에서 마곡사로 내려가다 보면 영은교(橋)를 조금 지나서 왼편에 계곡을 가로지르는 예쁘장한 나무다리(木橋)가 보인다. 나무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편에 전망대 모양의 나무테크가 보이니 그냥 지나치지 말자, 나무테크 옆에 반반한 바위가 보이는데, 이 바위 위에서 백범선생이 머리를 깎았단다. 일본인들을 속이기 위해서 가짜로 삭발을 한 것이다.
▼ 백범선생 삭발바위에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마곡사 뒤편에 이르게 된다. 뒤뜰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대웅보전(大雄寶殿)이 눈에 들어온다. 이층으로 지어진 목조건물이 수많은 대중(大衆)들을 아우르고도 남을 정도로 웅대(雄大)하다. 대웅보전 앞에는 단층건물인 대광보전(大光寶殿), 그리고 대광보전 앞의 마당 한가운데에는 ‘풍마동 다보탑’이라고도 부르는 오층석탑이 자리 잡고 있다.
* 마곡사(麻谷寺). 25개로 이루어진 조계종 교구(敎區) 중 하나(제6교구)를 총괄하고 있는 본사(本寺)일 정도로 그 규모가 크고 역사가 오래된 사찰(寺刹)이다. 신라 선덕여왕 때(640년)에 자장(慈藏)이 창건하였으며, 보조국사(普照國師), 도선국사(道詵國師) 등의 중수(重修)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절의 낙성식 때 찾아온 사람들이 ‘삼대(麻)와 같이 무성했다’고 하여 ‘마(麻)’자를 넣어 마곡사라고 하였다는 설이 있다. 신라의 승려 무염(無染)이 스승인 마곡보철(麻谷普徹)을 사모하는 뜻에서 마곡사라고 하였다는 설과, 절을 세우기 전에 이곳에 마씨(麻氏) 성을 가진 사람들이 살았기 때문에 마곡사라 하였다는 설도 있다. 문화재(文化財)로는 대웅보전(大雄寶殿:보물 801호), 대광보전(大光寶殿:보물 802호), 영산전(捌相殿:보물 800호), 5층 석탑(보물 799), 그리고 감지금니묘볍연화경(紺紙金泥妙法蓮華經) 제1권(보물 269호)와 제6권(보물 270호), 석가모니괘불탱(보물 1260호)이 있으며, 이밖에도 다수의 지방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 대광명전 앞에는 백범(白凡) 김구(金九)선생이 심었다는 향나무 한 그루가 있다. 향나무 옆에는 ‘김구는 위명(僞名)이요 법명은 원종(圓宗)이다’라고 쓴 푯말이 꽂혀 있다. 한말 명성왕후 시해에 가담한 일본인 장교 쓰치다(土田壞亮)를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 나루에서 죽인 김구선생은, 인천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하다가 탈옥하여 이 절에 숨어서 승려를 가장하며 살았다고 한다. 이 향나무는 해방 후 이곳을 다시 찾은 김구선생이 그 때를 회상하며 심은 나무란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이 향나무 주위를 서성이는 것을 보면 그의 애국충정(愛國忠情)은 나무 옆에만 서있어도 전이(轉移)가 되는 모양이다.
▼ 백범선행이 심었다는 향나무 옆에는 또 하나의 볼거리가 있다. 멋지게 생긴 소나무가 바로 그것이다. 안내판이 없으니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라도, 생김새로 보아서는 명품(名品)소나무의 반열에 올려놓아도 조금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 종루(鐘樓) 앞에 놓인 홍교(虹橋)를 지나면 오른편에 영산전이 있지만 아쉽게도 그 모습을 볼 수가 없다. 해체복원 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길가에 곱게 핀 꽃무릇(석산 : Lycoris radiata)과 노닐다가, 영은암으로 올라가는 길가를 멋지게 장식하고 있는 메타세콰이어(Metasequoia) 숲길을 감상하다보면 마곡사를 벗어나게 된다.
▼ 산행날머리는 마곡사 주차장
마곡사에서 주차장까지 걸어 나가는 길은 반갑지 않은 구간이다. 만만치 않게 먼 거리라서 지겹기까지 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도로의 옆에 흐르는 나름대로 운치(韻致)있는 계곡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이유는, 마곡사를 나서면서 산행도 마감되려니 했던 기대감이 무너진데 대한 보상(報償)으로는 양에 차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러나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일단 주차장에 도착하면 그 심난했던 마음을 일거에 날려 보낼 수 있으니까. 주차장 근처의 계곡에는 멱을 감기에 충분할 정도로 물이 깊고, 목욕 후에 찾은 뒤풀이 식당에서 맛본 음식은 나름대로 맛깔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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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진도 멋지고 근사하면 설명도 명확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한번 마곡사와 태화산을 잘 다녀왔습니다... 즐감했습니다 ^^*
고맙습니다. 저도 평소에 반님이 올려주시는 사진 잘 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