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종죽 <고창읍성 2006.10.8>
어느 대나무의 고백
복효근
내게서 대쪽같은 선비의 풍모를 읽고 가지만 내몸 가득 칸칸이 들어찬 어둠속에 터질듯한 공허와 회의를 아는가 고백컨대
나는 참새 한마리의 무게로도 휘청댄다 흰눈 속에서도 하늘 찌르는 기개를 운운하지만 바람이라도 거세게 불라치면 허리뼈가 뻐개지도록 휜다 흔들린다
제 때에 이냥 베어져서 태평성대 향기로운 대피리가 되거나 정수리 깨치고 서늘하게 울려퍼지는 장군죽비
하다못해 세상의 종아리를 후려치는 회초리의 꿈그놈의 꿈들 때문에 서글픈 나는 생의 맨 끄트머리에나 있다고 하는 그 꽃을 위하여 시들지도 못하고 휘청 흔들리며 떨며 다만, 하늘 우러러 견디고 서 있는 것이다
마저 꿈마저 꾸지 않는것은 아니나 흉흉하게 들려오는 세상의 바람소리에 어둠속에서 먼저 떨었던 것이다
아아, 고백하건대 그놈의 꿈들 때문에 서글픈 나는 생의 맨 끄트머리에나 있다고 하는 그 꽃을 위하여 시들지도 못하고 휘청 흔들리며 떨며 다만, 하늘 우러러 견디고 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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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자존심과 실리가 싸움을 벌이고 있는 차에, 제가 바로.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다 보니까...
명분이냐 실리냐, 잘 몰따만 현재 화두! 왜 사는지 모르 정도로 처참하게 느끼는 이 고독이란... 아 어쩌란 말이냐 , 이 아픈 가슴을... 아 어쩌란 말이냐 ....... 나 죽어서 하나의 바위가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