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세유는 프랑스 제2의 도시이자 지중해에서 가장 큰 항구입니다. 프랑스 혁명 당시 여기 사람들이 <라 마르세즈>를 부르며 파리로 올라가 그것이 지금 프랑스 국가가 되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마르세유 사람들은 아주 활달하고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우리로 치면 부산이나 마산 같은 곳입니다. 억양이 다소 억세다는 느낌도 듭니다. 우리가 '마르세유'라고 물었더니 "오, 막세유"라며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R 발음이 불어에서 '흐'소리가 나는데 여기서는 더 강하게 격음으로 발음하여 그렇습니다. 그 뒤로 우리도 '막세유'라고 부르게 됐답니다.
마르세유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구항구를 중심으로 입구에 양쪽으로 버티고 있는 생 장 요새와 생 니콜라 요새, 언덕 위에 우뚝 솟아 있는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대사원(어휴, 이름이 길어 그냥 노트르담이라 부르겠습니다)입니다. 그리고 바다로 나가면 알렉산더 뒤마의 소설 <암굴왕>의 무대인 이프 성이 볼 만 합니다.
밤 늦은 시각(11시)에 마르세유 공항에 도착해서 고생한 생각이 납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도시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 일어나고, 다른 한편으로는 막막함과 약간의 불안감이 교차했습니다. 사실 숙소도 예약하지 않고 (대개는 현지 인포메이션 센터 같은 데서 구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괜찮습니다.) 그냥 무작정 비행기를 탄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너무 늦게 도착한 것입니다.
책이나 지도 위의 평면적 정보가 우리의 눈 앞에 살아있는 공간으로 불쑥 나타나는 그 순간 당황스럽고도 야릇한 느낌이 듭니다. 우리는 어쩌면 이런 순간을 즐기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자 만이 느낄 수 있는 자유인 셈이죠. 집도 절도 없으니까 말입니다.우리가 가는 곳이 집이고 사는 곳이라 여깁니다. "아, 여기가 그 말로만 듯던 그 마르세유로구나."하며 기대감과 약간의 불안감이 다가오지만 어떻게 되겠지 하며 진정합니다.
마침 같이 셔틀 버스를 타고 시내에 들어온 사람 중에 프랑스 영어 선생이 있어 물어보니 구항구로 가면 아주 멋있다고 추천을 해서 택시를 잡아타고 구항구로 갔습니다. 그런데 마침 휴가철에 주말이 겹쳐 구항구 쪽에 모든 호텔이 방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여기 저기를 전전하다가(덕분에 택시비가 20유로 넘게 들었습니다.) 구석의 허름한 호텔을 잡을 수 있어 힘든 여행에 지친 몸을 쉬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프랑스 여행을 마감하고 다시 마르세유에 돌아오는 날은 폼나게 보내자고 항구에 접한 괜찮은 호텔을 미리 예약하기도 했습니다. 자, 이제 지중해의 푸른 바다가 보이는 마르세유로 들어가시죠.

마르세유에서 가장 번화한 칸비에르 거리입니다. 구항구로부터 동쪽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마르세유 느낌이 드는 인형들입니다.

예전에 박물관으로 썼던 건물입니다. 지금은 관공서로 쓰고 있습니다.

부둣가에서 생선을 파는 노점상입니다. 우리와 참 비슷합니다.

마르세유 항구와 정박한 배들의 모습입니다.

마르세유 시청사입니다. 무슨 행사를 하는 지 삼색기가 나부낍니다.

항구에 접해 있는 대성당의 모습입니다.

마르세유의 명물인 '브이야베스' 요리입니다. 우리의 해물찜과 비슷합니다. 생선은 꼭 명태 같았습니다.

저물 무렵 해변에 앉아있는 연인들의 모습이 정말 그림입니다.

밤에 항구에 정박한 배들입니다. 그 뒤로 언덕 위의 노트르담 사원이 보입니다.

항구를 지키는 생 니콜라 요새입니다. 항구여서 적의 공격으로부터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이런 요새가 필요한 것이지요.

맞은 편에 있는 생 장 요새입니다. 이 요새는 바다와 접해 있습니다.

항구의 언덕에 우뚝 솟아있는 노트르담 성당입니다. 13세기에 지어져 1860년에 개축됐다고 합니다.
정상에 있는 동상이 예수를 안고 있는 금빛의 마리아 상이랍니다. 온 도시를 비추는 것같네요.

마르세유 경찰청입니다. 바로 이 뒤쪽의 허름한 호텔에서 묵었습니다.

구항구와 산기슭에 위치한 집들입니다. 이렇게 보니 우리나라 부산과 참 비슷하네요.
그리고 가운데 노트르담 교회가 우뚝합니다. 배를 타고 항구를 떠나면서 잡았습니다

눈부신 백색의 바위 섬과 섬에 정박한 배들입니다.
작렬하는 지중해의 태양이 정말 뜨겁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뒤마의 소설 <암굴왕>의 무대인 이프 성입니다. 여기서 몬테 크리스토 백작이 갇혔다가 탈출하여 활약을 펼칩니다. 1524년 프랑수와 1세가 감옥으로 건립하여 17세기까지 수많은 정치범들이 갇혀 있었는데, 그 중에는 루이 14세의 배다른 동생 '철가면'도 이곳에 있었다 합니다.(디카프리오 주연의 철가면이라는 영화도 있습니다.) 그는 죽을 때까지 철가면을 쓰고 있었다고 하는데 1703년 파리의 바스티유에서 병으로 죽었다고 합니다.

이프 섬의 입구입니다. 사면이 바다여서 정말 어디 몸을 숨길 데가 없습니다.

성의 모습입니다. 성의 크기를 짐작해 보세요.

성의 내부 모습입니다. 대부분 방들은 감옥으로 사용했습니다. 어찌 좀 으스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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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흐의 행적따라가기로 시작된 아를르가 있는 남프랑스여행.. 정보가 거의 없었기에 첫날부터 고생을 했네요. 늦게 공항에...공항에서 다시 1시간반 버스를타고 밤늦게 마르세유 시내에 도착해 너무나 막막했던 생각이...책의 몇줄밖에 정보없는 도시에 밤늦게 도착한 여행객의 심정...더구나 파리에서 고급화질에 눈이 어두어 산 책으로 짐은 무겁고...뷰포트까지 들어가지 말구 역앞에서 잤으면 고생 안했을것을...지하철 단 2정거장인데요...ㅠ.ㅠ
선배님 그 고생경험담이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는 정보가 될것같습니다.~^
그런가요? 역할이 있다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