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야기 빨간 청미래덩굴 열매를 먹어 보셨나요
2014년 02월 05일
그해 겨울은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덕분에 겨울 산은 아름다운 겨울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었지요 눈발이 하나둘씩 굵어지던 날 평소에 점찍어 두었던 청미래덩굴이 있는 산에 줄달음쳤습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주변이 온통 하얀 세상으로 변해버린 그곳에는 멀리서도 빨간 열매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 청미래덩굴: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낙엽 덩굴 식물
청미래덩굴의 빨간 열매가 산새의 먹이가 되지 않고 용케도 남아 사뿐히 내리눌러 앉은 하얀 눈과 다정히 겨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해마다 겨울이면 청미래덩굴 열매 위에 하얀 눈이 쌓인 운치 있는 모습을 보고자 별러왔는데 그날에서야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 예쁜 모습을 보기 위해 기다린 저에게는 사계절은 왜 그리도 길던지요.
▲ 다행히도 눈이 사진에 담기 좋을 만큼 배려해 주고 잠시 멈춰 주었습니다
어릴 적 여름 산에 올라서 채 익지도 않은 청미래덩굴 녹색 열매를 한 움큼씩 따 주머니에 넣고 친구들과 나눠 먹기도 하고 때로는 고무줄로 만든 새총의 총알로 쓰기도 했지요. 먹거리가 없던 그 시절 청미래덩굴 열매는 아이들에게 신맛, 떫은맛, 단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해주던 요술 열매였습니다. 지역에 따라 망개나무, 명감나무 또는 맹금이라고도 하는데 제주도에서는 "밀레기"라고 한다네요. 우리 고향 충청도에서는 "명감"이라고 불렀습니다. 회원님의 고향에서는 이 열매를 무어라고 불렀는지 기억이 나시나요?
▲ 이때의 열매가 제일 맛이 좋아요 - 늦여름에서 초가을
청미래덩굴의 열매는 참 신기 합니다. 보통의 과일들은 익어야 단맛이 나는데, 늦가을 빨갛게 익은 청미래덩굴의 열매가 맛있어 보여 정녕 한 알을 따서 잎에 넣어보면 곧 실망하게 됩니다. 맛있으리라는 상상 속에 씹은 열매는 속은 거의 비어 있고 씨만 씹히며 조금 씹히는 육질은 텁텁한 맛만 납니다. 하지만 이 텁텁하기만 하고 속이 빈 청미래덩굴 열매는 온 산이 하얗게 눈으로 뒤덮인 겨울 산에서는 산새들의 소중한 먹을거리가 된답니다.
▲ 녹색의 잎은 겨울까지도 남아있던 으름덩굴의 잎입니다
올겨울엔 회원님들도 산행 시 예쁜 청미래덩굴 열매를 꼭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혹 청미래덩굴 열매를 만나게 되면 산새들 몰래 한 알만 따서 맛보시고 나머지는 산새들의 겨울 먹이를 위해 남겨 두시는 배려를 잊지 마세요. 아셨죠. 또다시 청미래덩굴 열매 위에 하얀 눈이 내립니다. 빨간색과 흰색의 그림 잔치에 끼어들어 좀 더 놀고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길을 돌려 했던 그 날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보령인
▲ 묵은 열매: 속에 육질은 모두 말라버리고 과피만 남은 상태. 이때 열매는 살짝만 만져도 와사삭 부서집니다
|
첫댓글 와... 글과 사진 멋집니다.
그 와사삭 부서지는 그 허풍만 남은 청미래덩굴의 열매를 저도 기억합니다.
먹으려고 따서 입에 넣었는데 별로 씹히는 것이 없었던...
좋은 자료 가끔 올려 주시어요...감사합니다~~^^
네, 선생님
알겠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봄비님 안녕하세요
제주도는 멜레기, 경상도는 망개나무, 충청도 명감나무,
맹강나무 ??
봄비님은 소속사가 어디신지 모르겠어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