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맞이...화려한 외출
간날 : 20100926 (일요일) 08:00 원두막에서 승차 출발 날씨 : 주위에 안개 약간...제법 바람은 가을맛을 풍기고...산행하기 좋은 날 코스 : 매요마을-유치-618봉-사치재-697봉-새맥이재-시리봉(776.8)-781봉-아막성터-601봉-복성이재 산행거리는 얼마인지 모르겠고... 산행시간은 약 3시간 50분쯤 걸린것 같다.
날머리 : 매요마을회관 주차장 어느해 춥고 바람 불던 날(여원재에서 사치재까지) 마을회관앞 정자에서 추위에 떨며 라면 끓여 점심 먹던 곳. 그때는 달랑 회관과 정자뿐이었는데 오능 와 보니 시멘트로 잘 된 주차장까지 마련해 준 매요리 주민들께 고마움을 느끼며 대열에 합류해 유치재로 발길을 돌렸다.
산행은 즐거워라! 오랫만에 옛동지 몇몇과 산행을 하였다. 매암.백두.돌다리.송림.포대.산양.이화우.김약사.소나무 두쌍...님들과 함께...몇년전에 걸었던 그 길을 또 갔다. 며칠 앓은 탓인지 다리에 힘이 없어 힘들었으나...서늘한 숲속에 드니 발걸음이 가벼워 졌다.
길(道)! 길은 우리들의 삶의 여정旅程이다. 나의 어머니-아버지-누나-형들도 가던 길...모두 나를 두고 떠나간 길을...오늘도 버릇처럼 나 홀로 간다.
매요마을을 지나서 나오는 산행안내판이 서 있는 길에서 좌측 산길로 들어서 간다. 백두대간길은 좀더 오른쪽으로 위치한 618봉을 지나 사치재(아실재)를 넘어 북으로 향한다.
여기서 잠깐!...역사 한토막!
618m봉의 우측으로 보이는 장쾌한 모습으로 산객의 눈을 멈추게하는 山..." 황산 " 이 답답한 가슴을 열게한다. 60번 지방도로옆 '양지제'를 지나 자리한 마을이 공안리(공안저수지) 즉 " 이성계의 황산대첩지 "다. 햇살을 받은 공안리 일대 천수답들이 보석을 깔아 놓은 것처럼 반짝이며 가을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이 1380년(고려 우왕 6년)태조 이성계가 왜군 아지발도(아키바쓰)를 죽이고 크게 이긴 황산벌이다...중간에 우뚝 솟은 산이 "황산"이다. 전라도에 상륙해 약탈과 방화 그리고 살육을 일삼는 왜구의 침탈을 막은 곳...황산벌! 이성계가 아키바쓰의 투구를 화살로 쏘아 맞힌 뒤 드러난 얼굴에 다시 화살을 날려 즉사케 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전쟁...황산대첩! 예나 지금이나 일본은 우리 민족에게 너무 많은 한과 아품을 심어 준 민족이다.
왠일이야? 산중에 메밀밭이라니!...보기 좋다. 메밀꽃...보기만해도 가슴을 에이는 그리움이 복받치는 애증의꽃! 내가 가장 많이 읽고 좋아하는 낭만적-서정적-탐미적 작품인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이 뇌리를 스친다. (1)파장 무렵의 봉평 장터 (2)허생원의 젊은시절 회상 (3)동이의 내력 (4)허생원과 동이의 관계...4단으로 구성된 작품임.
얼금뱅이이며 왼손잡이인 허생원과 당나귀...성서방네 처녀와 동이...그리고 조선달. 달밤-메밀꽃...참 좋은 인연이 아니겠는가?
허생원의 넋두리. " 난 거꾸러질 때까지 이길로 걷고 저 달 볼테야." ...가슴을 치는 기다림이다.
박꽃처럼 순수한 네 모습이 산객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줘 좋다.
'산양' 과 '백두'...고개 푹 숙이고 뭘 그리 생각에 잠기셨나? 우울증 걸리겠네? 조심하셔야 하는데...우울증은 기분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우리들이 하찮게 여기는 일조량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특히 가을철에는 일조량이 부족하면 감정을 조절하는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의 양이 적어져 마음이 우울해지고 기분 또한 좋지 않다고 하는데...하여튼 산객들이여 볕도 많이 쬐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을 즐깁시다.
공사중인 사치재에서 '백두' 와 '산양' 이 섰다. 남해고속국도가 앞을 막는다...전에는 고속국도를 따라 갔던 길인데...오늘은 지하도로 간다.
고속국도 밑 지하도를 통과하는 이화우님(앞)과 김약사님(뒤) 소영공주님은 이번 산행에 불참해서 김약사님 심심하시겠지?
사치재를 지나 너른 공터를 지나면 산불이 두번(94년 겨울과 95년겨울)이나 난 봉우리가 앞을 가로 막는다. 시커멓게 밑둥만 남은 나무들이 애처럽게 발길을 잡는곳...헐벗은 채 덩그러니 서 있는 나목이 안쓰러웠다. 그래도 세월 탓인지?...잡목과 풀들이 잘 자라 주어 산다운 용모를 갗추고 있어 보기 좋았다. 가파른 오름길에 잡목과 억새들이 키 작은 나를 성가시게 붙잡고 할퀴어 진행속도가 나질 않아 고생스러웠다.
지리산휴게소를 찍찍이하는 산님들! 옛 생각에 모두 감회가 새로운듯 지리능선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한컷씩...추억!...우리 모두를 버리고 흘러간 시간의 흔적을 ...연민이랄까?
지리산휴게소 누렇게 익은 벼밭을 지나 크고 작은 봉우리 너머 지리산 주능선이 산객들의 시선을 잡는다. 백두와 산양 그리고 나! 극성맞게 지리산휴게소에서 인월 택시회사에 전화.....대절을 청하여 여원재로 BACK하던 지난 일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곳
지리산휴게소 너머 천왕봉을 비롯한 지리능선이 한눈에 조망된다.
대간팀들이 달아 놓은 표지기 이길을 지나간 그들은 지금쯤 무얼 할까? 오늘도 각자 흩어져 산정상에 서서 순진무구한 산의 마음을 담기에 여념이 없으리라. 건강들 하세요!
점심 후 디저트로 사과 한조각을 나누어 주는 산양님! 다 나누어 주고 나니 자신이 먹을 것이 없어 살없는 가운데 도막만 갉아 먹었다. 산양님!...그게 다 보시입니다. 진저리 쳐지는 이승을 떠나면 반드시 극락세계는 따논 당상이니...?
먹었으니 가야지? 배낭 정리에 여념이 없는 산님들! 허나!...배부르면 걷기가 거북한데?...그래도 날머리까지 가기 위해선 먹어야지...그려!...맞어!
봉분이 꽤 큰..."司僕寺李正載先生之墓" 옆에서 점심행사 치뤄... 김밥 두알(무광 제공)과 초밥 한알(이화우 제공)로 예를 갖추고 ...안산을 빌었다...그리고 뒷정리도 말끔하게 하고 일어섰다.
숨이 차온다. 점심을 먹은 탓인지 오름길엔 더욱 가빠지는 숨소리...빨리 소화를 시켜야 하는데...? 하늘빛은 여전히 회색구름에 덮여 얼굴을 좀처럼 내놓질 않으니 똑딱이가 말을 듣질 않아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가야지...보잘것 없는 697봉을 넘어 능선길을 따르다가 오른쪽으로 꺽어 내려서면 새맥이재다. 새맥이재에서 소나무 군락지를 벗어 나면 대간길은 약간 급경사로 진행하다가 시리봉 정상을 왼쪽으로 슬쩍 비껴서며 헬기장을 넘어 선다.
물매화 요즘 가을산천에 많이 피고 있는 물매화! 내림길에서 백두와 이화우님이 무억 찍어 대길래 가만히 보니 " 물매화 " 라...나도 찌직 두컷!
곡선이 아름다운 소나무 군락지
휴식 진행 속도가 너무 빨라!...시간이 충분하니 쉬었다 갑시다. 놀며 쉬며...산을 즐기며 갑시다. 빗방울! 하늘을 보니 비는 올것 같지 않는데 빗방울이 왠 말? 꺼먼 구름에서 가끔 한두방울 겁주는 비였다.
키작은 나는 이런 길이 밉다. 781봉과 복성이뒷재를 지나면서 키작은 철쭉과 싸리나무 그리고 키 높게 자란 억새들이 배낭과 옷자락을 잡으며 걸음을 성가시게한다. 내림길은 그런대로 치고 나갈만 하다.
아영면의 가을 들녘! 풍요로움을 더 해주는 황금물결을 에워 싼 山群들이 가을볕에 졸고 있다.
아막성지阿幕城址에서 고남산(白頭大幹第2區幹)을 바라 보는 산님들! 그렇지...지나간 것은 다 아름다운것이여!
阿幕山城(전라북도지방기념물 제38호 지정) 전라북도 남원시 아영면 성리에 자리한 아막산성은 시리봉과 봉화산 사이에 있다. 성이 있는 일대는 백제에서는 아막성...신라에서는 모산성으로 불리던 곳으로 백제와 신라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 쟁탈전을 벌였던 곳이다. 현재 파악할 수 있는 성城의 규모는 둘레 633m에 북쪽에 수구水口와 북문지北門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성城 둘레에서는 기와조각과 백제 토기편들이 나온다. 현재現在 북문지北門址와 수구水口가 있었던 곳으로 보이는 東쪽에는 직경 1.5m의 원형 석축石築으로 된 정호지井戶址가 있다.
뿔뿔이 흩어 진 성곽 돌위로 하산하는 산님들!
가을꽃! 구절초 위에 오수를 즐기는 나비 한쌍의 정사 장면...위에서 몸부림치는 나비 모양이...? ...혹시 나방? 아무리 혼란한 속세이라지만 별꼴이야?...나비와 나방의 사랑이라?
다 왔구나.
한철 뽐내던 여름풀은 세월에 얼굴을 묻고 산객을 맞는다. 오늘 산행 날머리를 알리는 마지막 이정표를 지나 601봉을 휘적휘적 오른다. 복성이재 복성이재를 향해 마지막 계단을 내려 오는 이화우님! 꽉 다문 입을 보니 다음 대간4구간에 도전할 의지가 엿보인다...몇번 산행을 해보니 산꾼의 소질을 다분히 가지고 있는 이화우님이다.
돌무더기만 잔뜩 쌓여있고 전혀 손길이 가지 않은 폐허의 성! 아막성터를 지나 아래로 내려서면 잘 포장된 복성이재(해발 550m) 도로가 나온다. 오늘 산행은 날머리인 여기서 마무리를 한다.
날머리에서 본 복성이재 풍경 매암님의 열강에 귀를 모은 산님들 ... 돌다리와 송림님의 듣는 태도가 공동 1등...백두는 한눈을 팔고? 복성이재에서 바라 본 고남산 복성이재 도로변에 핀 구절초 엉거시과의 다년초... 산과 들에 나는데 가을에 홍-백색 꽃이 피고... 잎은 약용으로 이용됨.
앙증맞은 흥부골 안내판 판소리의 고향 운봉! 판소리의 동편제 발생지인 운봉에는 판소리 다섯 마당 가운데 하나인 "흥보가"의 배경이 된 마을들도 있어 판소리의 고향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지역에 음악의 싹이 튼것은 오래 전 일로 통일신라 때 옥보고는 거문고를 가지고 운봉에서 제자를 가르쳤는데... 바래봉 북쪽의 옥계동 계곡이 옥보고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동편제의 창시자인 송흥록은 조선 말기 운봉 화수리 비전 마을에서 태어났다. 판소리를 본격적인 창으로 생성시킨 대가들은 모두 송흥록에게 전수받은 제자들이었다. 즉 송흥록의 수제자인 김성옥의 아들 김정근에 의해 중고제가...주덕기의 아들 상한과 순창 사람 박유전에 의한 서편제가 갈려 나갔다. 이 때문에 송흥록은 판소리의 증시조로 추앙받고 있다.
송홍록의 종손으로 송광록.송우룡 등 쟁쟁한 명문가 출신인 대천재 송만갑도 운봉 화수리 비전 마을에서 나 일곱살에 소리에 입문했다. 판소리 200년사에 가장 많은 제자를 가진 송만갑의 歌風은 요즘 판소리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 고종의 생일 잔치에 전라도 광대 대표로 임금 앞에서 노래를 불러 절찬받은 장재백과 가야금의 천재인 장행진도 운봉 출신이었고. 수궁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인 박초월은 고향은 아양면 청계리지만 어릴적에 송흥록과 송만갑의 고향인 화수리 비전마을로 이사가서 소리를 익혔다. 흥부마을
흥부가의 발생지인 흥부마을오 알려진 복성이재 동쪽의 성리!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마을에는 큰 부자였다가 망한 '박첨지 설화' 가 전하고...마을사람들은 매년 음력 정월 초사흘 자시에 당산재를 지내고 난 뒤, 후덕한 부자를 기리는 '춘보제'도 지내고 있다. 또 마을에는 흥부와 관련 있는 고유 지명이 수십 개나 된다. 즉 제비가 하늘을 나는 형상의 연산등...부자가 살았다는 장자골... 놀부가 화초장을 지고가다 쉬었다는 화초장 바위거리... 사실은 흥부가 여기서 순금을 주워 부자가 됐을거라는 생금모퉁이... 놀부가 지고 가던 화초장의 이름을 잊어 버리고 오래 생각했다는 장구목... 흥부가 어렵게 살 때 허기져 쓰러졌다는 허기재 등 마을의 웬만한 지명은 모두 흥부와 연관이 있다 현재 성리 마을에는 흥부마을 조성작업을 마쳐...마을 어귀에 흥부가 박타는 모습의 조각상을 세웠고, 백두대간의 아막성 들머리에 '흥보각' 이라는 정자도 지었다. 또 마을사람들은 마을 뒤산에 제법 널찍하게 '흥부소공원' 을 조성하였다.
가을은 色이다! 소나무...錄色九節草...紅色-白色 丹楓...五色 억새...紫色을 띤 黃葛色
여름(綠葉)...가을 억새와 丹楓의 어울림
다음 구간은 여기서 부터 중치(중재)까지?
덕유산휴게소에서 저녁에 떠도는 구름은 처량하다...갈곳을 잃고...이리저리 방황하는 구름떼!
맨드라미 덕유산휴게소에서 쉼을 하는데 우연히 눈에 보여 찌직 한장! 나는 이꽃이 제일 싫다...아픔과 애절한 사연 하나 때문에... (사연은 가정사이기에 비밀)
대자연산악회 운영진과 대간3구간 산행에 동참하신 회원 여러분 즐거웠습니다. 아무쪼록 다음 산행때도 건강한 마음으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은 이미 창문가를 맴돌며 서성이는 밤입니다. 편안한 밤 보내십시요...감사합니다.
|
출처: 무광도사 원문보기 글쓴이: 무광도사
첫댓글 느낌 있는 사진과 함께 역사가 담긴 이야기를 만나 보았습니다. 작품글,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방문해 주셔서...
백두대간 2차중 3구간까지 마쳤습니다.
매월 2-4주 소구간으로 산행합니다.(5-6시간 정도)
언제 합산할 때 뵙지요.
편안한 밤 보내세요.
선생님 안녕하시죠?. 명절이 한참 지난 후에 큰절 올립니다,,
역시 선생님글은 깊이와재미가 있습니다,, 근데요 선생님!,, 수없이 망설이다 혼날 각오하고 드리는 말씀인데,
글씨좀 조금만 크게 올리시면 안될까요??
저두 이제 쉰 넘어가니 돋보기가 있어야 글이 보이네요,,글씨가 넘 작아 가끔은 선생님 작품을 피하게되는데
선생님 글 읽는재미가 반감되지 않게 글씨좀 조금만 크게 올려주세요,,
별빛총무한테 한 두어번 얘기했는데도, 여전히 글씨가 작아 두들겨 맞을 각오하고 용기를 내, 감히 말씀드려봅니다,, 날도 선선한디 팰려면 패세요,,,,아참 ,,건강하세요,,,ㅎㅎ
명절 잘 보내셨죠?
요즈음은 매월 2-4주 백두대간 2차 뛰느라 금강에 자주 못갑니다.
이런 환경에서 만나 뵈니 그런대로 멋이 있군요.
글씨 크기?...알겠습니다.
잘 보이도록 큼직큼직하게 쓰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작품 많이 만드세요.
만나서 좋았습니다.
헤~~~죄송합니다,,
괜찮아유...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나날 되시 길...祈願!
교장선생님~
속리산 산행 후 한참을 뵙지 못해 궁금했는데..
소박하지만 잔잔한 메밀꽃
청아한 자태를 뽐내는 물매화
아름답네여~
황산벌에 대한 역사 공부 배우고 갑니다~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고..
저도 부탁이 있는데여..
"금연!!"ㅎㅎ..
교장선생님~ 사랑해여~^^
별빛!
오랫만이군요...잘 계셨죠?
매월 2-4주에는 대간산행이라 금강에서 목간할 시간이 없네요.
10월 3일에나 뵙지요.
노력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환절기 건강 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