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산중에 은거하면서 농사나 짓고 사는 양반(兩班) 일가족이 있었다.
이집은 선조 대대로 불을 자손에 전하여 꺼지지 않게 하는 가풍이 있었다.
그런데 이 양반집이 서울에서 이곳으로 이사와서 얼마되지 않아 전해 내려오던 불이 한 밤중에 아무 까닭없이 꺼져 버렸다.
이것을 집 하인이 주인에게 아뢰니 이 집으로서는 일대 이변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이튿날 밤부터 교대로 불을 지키기로 되어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모두들 안심하고 불지키는 일을 그만 두었다. 그런데 며칠 가지않아 불이 또 꺼져버렸다.
이것은 필시 집안의 누가하는 짓이거나 귀신의 장난이라고 말이 많았으나 주인은 원래 성질이 온후하여 이 일을 조용히 덮어두고자 자연히 꺼진 것이라고 하여 떠들지 못하게 하였다.
그런데 이집에 약바른 하녀가 하나 있어서 일은 어떤 사람이 몰래 들어와 하는 짓이 분명하다고 확신하고 그날밤에 불을 켜놓고 이웃방에서 남몰래 숨어서 지켜보니 한밤중쯤 되어서 어디선지 모르게 한 美少年(미소년)이 나타나 불을 끄는 것을 보았다.
이 광경을 본 하녀는 몰래 소년의 뒤로 가서 실뀐 바늘을 옷소매에 꽂아 놓았다.
소년은 아무것도 모르고 불을 끈 후에 어디론지 사라져 갔다.
이튿날 아침 하녀는 주인에게 어젯밤의 일을 낱낱이 알리고 주인과 같이 실을 따라가니 산중 바위사이의 풀위에 꽂혀 있었다.
그곳을 파보니 무우만한 뿌리가 하나 나와서 집으로 가져와 버렸다.
그랬더니 그날밤 주인의 꿈에 산신이 나타나 말하기를 "오늘 네가 가져간 것은 인삼이라고 하는 세상에서 귀중한 영약이노라"하고 가르쳐 주었다.
이래서 인삼임을 처음 알고 잘 심어 씨를 받아 재배하여 파니 큰 부자가 되었다.
그후 그 하녀를 장남의 처로 맞아 들여 잘 살았다 한다.
(강원도 금강산 부근 전해옴)
첫댓글 잘 보고 감니다
잠시 들렀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