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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오씨 대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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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대댁 손자 글방 스크랩 금풍생이(샛서방고기) 구이
lim88827세화포공파(현정) 추천 0 조회 117 14.03.24 23:4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금풍생이!

 

하도 맛이 좋아 본 서방한테는 주지 않고 샛서방한테만,

그것도 무릎 끓고 입에 넣어 준다는 샛서방 고기 구이를 오랜만에 먹었다.

 

 

10 14일 토요일 오후

 

경복궁 내에 있는 고궁박물관을 잠깐 들렀다가

샛문으로 나와 청와대 올라가는 길을 쳐다 보는데,

여수 한두레라는 간판이 보인다.

 

 

(명함에 붙은 약도에 국립중앙박물관 운운을 내가 고궁박물관으로 바로 잡았다)

 

여수 한두레?

 

어디서 들었는데? 곰곰히 생각하니

전에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뒷골목에 있던 식당이다.

 

그 잘난(?) 분들이 시장으로 계실 시절,

지저분한(?) 골목을 싹 밀어 버리는 통에

어디론가 사라졌나 했더니 이리로 옮겨 온 것 같아

들어가 물어 보니 과연이다.

 

메뉴를 보니 전어 구이 4만원인데, 6마리 준단다.

 

 

 

집 나간 며느리가 어쨌느니 하지만,

전어의 맛은 이 맛 저 맛 중 결국 싼 이 아닌가 하는데,

4만원씩이나 하니 전어님은 내년에나 모셔야지 올해는 어렵겠다.

 

전어야 뭐 도처에서 먹을 수 있지만

금풍생이는 아무데나 없기에 시켰다.

 

굽는데 20 여분 걸리시겠단다.

 

그 동안 사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 해 보니

과연 여수 분에 (괜히 이름만 걸어 놓은 데도 또 있으니까)

식당 하는 분에게 이런 말하기 시건방지지만,

말씀하시는 가락이 좀 먹을 줄 아는 것같다.^^

 

여수! 이거 복잡한 동네다.

 

그 옛날 밀수로 돈 벌다가….

(으음….여수에서 밀수하는 거 봤냐? 또 여수 부자가 죄 밀수로 돈 벌었냐?

하면 할 말 없고, 또 당연히 아니다. 그냥 재미로 하는 이야기니 양해하시라)

 

요즘 엄청나게 큰 공장들이 들어서고,

그 큰 회사 간부들이 먹는 거에 치사하게(?) 돈 아낄 리 없으니

식문화가 발달할 수 밖에 없는 고을이다.

 

 

승질 급한 사람, 이거 물고기 잡으러 갔어요?

하고 꽥 소리 지를 시간이 대략 5 분이라면

그것의 몇 곱을 넘기니 이윽고 구이가 나온다.

 

 

 

사진 : 금풍생이 구이-여수 한두레 식당

 

생긴 거 보면 돔의 일종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서울 사람들은 먹을 줄 몰라.

살만 골라 먹고 뼈를 다 남겨.

뼈 사이에 박힌 살이 진짜 맛 있는 데

 

하고 사장님이 혼잣말 하듯 한다.

내 행색이 불안해 보여서 넌지시 한 수 가르쳐 주는 것이다.

그 말 듣지 않았으면 내가 어찌 알겠는가?

 

크기는 딱 손바닥 만한데,

4만원에 두 마리, 한 마리에 2만원씩이다.

둘이 들어갔으니 한 마리씩 차지 한 것이다.

 

값이 제법 쎄다.

이거 왜 이렇게 비싸? 하려면 가지 않는 게 좋다.

 

그러나 맛 있다.

재료도 좋지만 제대로 구울 줄 아는 집 같다.

 

밑 반찬 중 입맛을 돋우는 것은 갓김치다.

 

 

 

표준말은 군평선이, Belted Beard Grunt.

농어목 하스돔과.

방언 : 얼게빗등어리, 챈빗등이, 딱때기, 쌕쌕이, 꾸돔, 꽃돔

일본어 : 세토다이(セトダイ)

기타 별칭 : 샛서방고기, 금풍생이, 금풍셍이, 금풍쉥이

경남에서는 꾸돔, 전남에서는 쌕쌕이, 여수에서는 아름답게 생겼다고 꽃돔,

 

다음은 예종석 씨의 글이다.

 

군평서니·금풍생·샛서방고기

 

2011/1/05

http://www.hani.co.kr/arti/SERIES/256/457206.html

 

 

……시인 김영애는

 

시 한 편 쓴다는 일이

물고기 이름에 환장하여 미치는 일일까

금풍생이 살점 떼어서

무릎 꿇고 앉아 샛서방 입에 넣어 주면

오직 맛으로만 먹는다는 황홀

 

이라고 노래했다.

 

시 쓰기에 비유될 정도면 생선으로서는 출세의 반열에 오른 것이 아닐까.

 

남도에 구전되어 오는 그 이름의 내력에는 불경스럽게도 이순신 장군까지 등장한다.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수사로 부임했을 때 우연히 이 고기를 시식해 보고

맛이 있어서 그 이름을 물어 보았는데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자

당시 전라 좌수영에서 성가가 높던 평선이라는 관기의 이름을 따서

구운평선이라 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변해서 군평서니가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확인할 길은 없지만

이쯤 되면 여수지방에서 군평서니를 굴비보다 더 값지게 치는 연유를

알 수 있다.

 

깊은 바다에서 자라 뼈가 억세고 살은 적지만 맛은 달곰하다.

군평서니의 제맛은 내장은 물론 대가리와 뼈까지 손으로 뜯어서

어적어적 씹어 먹어야 알 수 있다.

 

여수의 구백식당은 오래 전부터 군평서니구이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집이다.

서울에서는 마포의 남해바다에서 그 맛을 볼 수 있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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