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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리만발 금융위기가 닥치고 세계 정상들이 모였을 때
그들을 관통하고 있었던 정서는 두려움이었습니다.
당시 새내기 대통령으로 경제 대통령을 자처했던 MB또한
임기 초 글로벌 경제 위기의 거대한 암초를 만나 눈앞이 아찔했을 것입니다.
당시엔 MB를 포함 세계 정상들이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정서를 공유하고 있었고
그 배가 침몰하고 있다는 두려움을 빠져있었기 때문에
신속한 글로벌 공조체제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아마 유사 이래 이러한 국제적 단합은 그 유래를 찾기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 위주의 국가로 당시 위기는 우리나라 존망의 문제였고
MB 정부는 부동산 붕괴로 인한 지지층의 이탈을 두려워했기에
그 어느 나라보다도 재빠르고 신속하게 움직였습니다.
MB 대통령이 스스로 세계경제위기 속에서 선방했다고 말하는 것은
본인 관점에서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임기 초기 그렇게 삽질과 헛발질을 하고도 글로벌 공조 덕에 위기를 넘겼으니
어쨌든 자신의 공으로 돌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자신만만했던 위기 극복의 자신감은 시간이 지나면서
막연한 두려움으로 커져만 가고 있을 것입니다.
당시의 글로벌 공조가 조만간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고
부채를 미래로 미룬 것에 대한 엄정한 결산을 요구할 테니까요.
예전 글에서 지금 전 세계는 총포 없는 전 세계적 규모의 환율전쟁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참조: http://cafe.daum.net/push21/JAsQ/350)
물론 이 환율전쟁에서 가장 핵심적인 나라는 미국과 중국입니다.
미국은 그간 지속적으로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요구해왔고
여전히 수출 중심의 경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중국이 고집을 꺾지 않자
양적완화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중국에 수출하여 중국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중국은 분열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BRICS 손을 잡고 지금의 위기를 헤쳐 나가고자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상황은 여전히 미국에 유리합니다.
세계 경제 시스템 특성상 양적완화를 통해 발생한 인플레이션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중국에 더욱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고
중국과 비슷한 수출 위주의 경제 시스템을 갖고 있는
많은 신흥국들에게도 유사한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또한 물가 인상으로 인해 점차 서민 경제가 파탄이 나고 있으니까요.
2010년 11월 한국에서 치른 G20에서 미국의 가이트너는
중국을 옥죄이기 위해 무역흑자에 대한 규제를 가하고자 했으나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과 아시아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중국, 유럽, 아시아는 어쨌든 미국에 팔아야만 먹고살 수 있고
또한 정권을 유지할 수 있으니 수출에는 칼을 대고 싶지 않았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일방적인 미국의 무역적자 지속 모델 속에서
QE를 통한 달러가치의 하락은 미국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수출 국가들로 하여금
스스로 자국의 화폐를 절하시키는 정치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으며
그 결과 물가인상은 불가피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세계적인 물가상승은 이머징마켓 보다 가난한 아프리카나
중동지역의 국가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예를들어 연소득이 2만불인 노동자야 왠만큼 물가가 올라도 견딜만 할 것입니다.
하지만 연소득 1천불인 사람에게 있어서 식료품 인상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죠.
따라서 식료품 인상은 가난한 국가들에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됩니다.
결국 가난한 나라의 정부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사회붕괴를 막기 위해서
가뜩이나 부족한 예산을 짜내어 보조금을 주는 등의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이 불가피하지요.
이처럼 급격한 인플레이션은 특히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의 가계와 정부의 재정에
큰 어려움을 발생시키게 됩니다.
그결과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화되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아프리카와 중동의 가난한 국가들은 재정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그 과정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일부 정부는 붕괴되기도 하였습니다.
어쨌든 버냉키는 살기위해 화폐를 절하시키는 신흥국들의 반응에 대해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하는 무책임한 국가들이라고 일축하고 있습니다.
지들 스스로 알고 판 무덤인데 누구 탓을 하겠느냐는 말이죠!
(반대로 생각하면 그냥 죽으라는 소리로 들리네요..)
혹자는 수출중심의 경제 시스템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현 정부를 변명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었다기 보다는
정치인과 관료들의 이기적인 욕심과 이해관계에 의한 패착이었다고
2008년 당시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생각해 오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깊이 고민해 봤다면 우리의 수출주도 경제 모델이
앞으로 계속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는 것은 자명했던 사실이었고
지나친 부동산 거품은 결국 대내외적 경제 위기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웬만큼 한국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생각할 수 있었던 부분이죠.
5년 임기의 정권 특성상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두려움이 객관적 이성을 상실하게 만들었건
친미 정치인과 관료들이 한국의 미래에 대한 철저한 고민 없이
높은 분들의 의견에 부화뇌동했건 간에
지속될 수 없는 시스템을 무리하게 지속하고자 했던 과욕은
결국 새로운 더 큰 위기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그 위기가 이번 정권에서 터지든 아니면 다음 정권으로 옮겨가든
현 정부는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피크오일이니 기상이변이니 고민 할 것 없이
일단 미국의 QE를 통해 이미 전 세계적인 규모의 치킨게임이 시작되었고
서로 돈을 찍어내어 화폐 발행을 늘리니 결과적으로 물가는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자본의 흐름을 통제하는 계층들이 인플레이션을 통한
어부지리를 얻게 되고 이 여유자금으로 원자재 투기를 하면서 악순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식량 가격이 치솟게 되고 그로인해 이집트 같은 일부 국가들은
정치적 격변을 겪게 됩니다.
지금의 환율전쟁하에서는 물가 폭등은 예정된 수순일 뿐입니다.
사실 2008년 말 위기 초입부터 2010년까지는 국제 공조가 원만하게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2011년부터 자본주의 붕괴의 위기가 일단 누그러지고 각국의 리더들이
자국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에 대해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하면서
각자도생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국제 공조라는 게 일단 문제를 동시에 뒤로 미룬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막대한 부채가 결국 정부의 부채로 옮겨가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엔 가계부채까지 더해지며 설상가상의 상황이 되어가고 있으니까요.
여전히 G20는 양복 입은 신사들의 모임으로 비싼 와인이나 마시면서 희희덕 거리다 끝나지만
그 뒤에서 각국의 경제 소총수들은 목숨을 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위기에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한 나라들은 결국 목숨을 내놓고
하나 둘 쓰러져 갈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처럼 글로벌 공조라는 것이 과도한 신용으로 인한 위기를
돈을 더 찍어내어 일단 위기를 피하고 보자는 임시방편에 불과했고
시간이 지나며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각국 리더의 임기가 끝나감에 따라 2012년 말은
공조는커녕 개판오분전이 되기 딱인 조건입니다
국내 정치뿐만 아니라 세계 정치도 역시 비열한 세계입니다.
그 치열한 환율전쟁의 2라운드가 시작되었습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QE는 미국을 살리고
전 세계를 죽이는 꽃놀이 패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부채에 대한 구체적 해결책 제시 없이
3차 QE가 진행된다면 이는 미국 중심 환율전쟁의 반환점이 될 것입니다.
미국도 이를 모를리 없을테니 QE3차로 인한 득실을 열심히 계산하며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반전을 계획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예를들어 과학기술을 재래식 전쟁에만 써먹고 환율전쟁에 써먹지 말란 법은 없으니
세계 경제의 흐름을 뒤바꿔버릴 블랙스완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ㅋㅋ..제가 잠깐 음모론으로 빠졌습니다..죄송~
결국 화폐전쟁은 파괴적인 화폐발행으로 이어질 것이며
개인이 되었건 국가가 되었든 경제적 약자들 먼저 쓰러져 나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최근 국제 정세를 보면 매우 중요한 변화들이 보입니다.
그 중 하나가 미국의 이란 제제 과정에서
오히려 금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상황을 만든 것입니다.
미국입장에서는 상당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BRICS를 중심으로 탈달러 움직임은 가속화 될 것이며
미국의 충견이었던 일본 또한 현재의 심각한 종합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국, 러시아 등 인근 국가들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 지루한 환율전쟁이 언제까지 진행될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달러붕괴의 전환점이 어느 시점에서 이루어질지가 결국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신용화폐의 붕괴와 금의 귀환이라는 관점에서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된다 하더라도
대한민국이 던질 수 있는 패는 없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각자 준비하셔야 합니다.
지금의 화폐전쟁 과정에서 물가인상은 피할 수 없는 과정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디플레이션보다는 무분별한 화폐발행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황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씀드려왔습니다.
(참조 : http://cafe.daum.net/push21/JAsQ/332)
물론 인플레이션 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한 조건으로
디플레이션 상황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는 2011년에 이미 유럽발 디플레이션을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시장은 화폐발행의 예정된 수순을 밟았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추가적 QE가 있을 것이냐 없을 것이냐를 고민하는 것
자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QE가 없다면 금융시장은 산소부족으로 질식되어 죽을 것이고,
추가적 QE는 결국 신용경제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것을
시장에 확실히 알리는 신호가 될테니까요.
하지만 정치인들은 쉽사리 재정감축을 진행하지 못할 것입니다.
디플레이션을 용인하기엔 정치적 재정적 부담이 너무 큽니다.
즉, 각국의 재정감축 노력은 기존 정권의 지속을 보장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 또한 당장의 굶주림을 견뎌내기 보다는 과거의 풍요가 단 하루라도
더 지속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표 앞에서는 글로벌 공조도 약속도 다 소용없는 법입니다.
결국 악날한 금융세력들은 그러한 인간군상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손을 대지 않고도 코를 풀고 동시에 그들의 주머니 또한 털어갈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털 것이 없다고 판단될 때
그들은 오히려 대중의 편에서서 정치적 행동을 요구할 것입니다.
결국 자본주의의 풍요를 먹고 자란 민주주의는
대중들의 무지와 성마름으로 인해 파괴될 것이며
결국 대중들은 먹을 것과 자유를 동시에 빼앗기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입니다.
파괴적 인플레이션은 인간의 본성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 놓은
모든 기존 질서를 파괴합니다.
앞서 인용한 버냉키의 말을 재인용하자면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하는 무책임한 대중들일 뿐입니다.
20세기 자본주의가 낳은 가장 큰 세력인 대중들은
독일의 철학자 아도르노의 주장처럼
스스로의 존엄성과 독립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산업자본이 만든 대중문화와 자본가치의 소비에 매몰되어
종말을 맞을 수밖에 없는 존재,
즉 본래 노예였던 본성으로 돌아갈 운명이었던 것입니다.
깨어날 수 있는 기간에 깨어나지 못한 댓가는 냉혹할 것입니다.
....
P.S. 개인적으로 성격이 매우 밝은 편인데
매일 우울한 글만 쓰게되서 참으로 죄송합니다.ㅠ
첫댓글 일요일 늦은 저녁 정말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저 역시 항상 스스로 생각하기를 " 마지막 남은 낙관주의자" 로 살아왔으나 아무리 궁구해도 다가올 세상이 잿빛이어서 우울함에다가 다시 우울함을 덧씌우게 됩니다.
성격이 밝으시니 이렇게 좋은 글을 계속 올리실 수 있는거죠...
아니었다면 아마 스스로 술병은 뒹구는 방에서 혼자만의 소리로 있지 않을까요??
좋은 글 항상 감사드리고요...현실은 팩트이고 살아갈 방법을 제시해 주는 건 고마운 일이지요~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암울한 미래여도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는 알고 준비할 수 있도록 계속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오늘 선을 보고 왔는데요. 결혼하고.. 2세를 이 세상에 내놔도 좋을지 자신이 안생깁니다.
좋은 결과 있으시길... ^^
감사해요~
클라이막스는 예고없이. 모두들 앞으로 수십년을 더 살아야하는 분들일텐데 지금 이 순간의 방향성이 앞으로 지내야할 오랜 세월들을 좌우할겁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정말 꼭 그리되지 않았으면 하는데.....전망은 매번 좋지 않습니다. 그냥 답답해 지네요....에휴...
미래가 암울하고 을씨년스럽겠죠... 가족이나 잘지켜야겠습니다.
긴글 잘보았습니다 아마 경제지식이 빈약한 저나 다른분들보단 좀더 자세한 내막을 알고 경제흐름을 파악한 비빔밥님이 더 답답하고 암울하게 느낄것같습니다
우울하다니요.. 현실적 낙관주의자에겐 금과옥조 같은 글입니다..^^
소수지만 깨어난 사람들이 있고 경제 붕괴를 준비하고 있으니,
물질에 찌든 배금주의는 사라지고, 새로운 가치관이 도래했을때
질서 또한 새로 세우면 되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