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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다시 단편영화로 돌아왔다.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작품성보다는 흥행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장편영화보다는 단편영화가 더 즐겁고 의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번에 연출한 <잠수왕 무하마드>는 불법체류 이주노동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을 환타지 기법을 통해 고발한 영화이다. <말아톤>에서 '초원이'를 통해 자폐증 아이들의 세계를 보여주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무하마드라는 이주노동자를 통해 이들에 대한 한국 인권의 현주소를 보여주었다. <잠수왕 무하마드>는 이번에 국가인권위원회 후원으로 만든 옴니버스 영화 <세 번째 시선>에 포함돼 있다. 박찬욱·박진표·임순례 감독 등이 참여했던 <여섯 개의 시선>(2003년), 류승완·장진 감독 등이 참여한 <다섯 개의 시선>(2005년)에 이은 세 번째 옴니버스 영화다. <세 번째 시선>은 제1화 <잠수왕 무하마드>를 비롯해 제2화 <소녀가 사라졌다>(감독 김현필), 제3화 <당신과 나 사이>(감독 이미연), 제4화 <험난한 인생>(감독 노동석), 제5화 < Bomb Bomb Bomb >(감독 김곡·김선), 제6화 <나 어떡해>(감독 홍기선) 등의 단편영화로 구성됐다. <세 번째 시선>은 23일 개봉한다. 차세대 감독으로 꼽히는 정윤철 감독은 지난 1999년 <기념촬영>으로 서울 단편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2000년 <동편>으로 신영영화제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독립영화계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정 감독은 지난 2005년 <말아톤>으로 한국장애인인권상 문화예술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정윤철 감독을 만나 영화와 이주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장편영화는 상업적 흥행을 생각해야 하는 데 따른 부담이 있다. 하지만 단편영화는 그런 부담보다 (작품성 있는) 영화를 즐기면서 연출할 수 있다. 이번 영화를 찍게 된 주요 이유는 평소에 관심을 가졌던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을 다룰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잠수왕 무하마드>는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편견과 차별을 그린 작품인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가. "실화는 아니다. 다른 사람이 쓴 시나리오를 각색했다. 이 영화는 현실보다는 환타지적인 기법을 사용한 작품이다." - 무하마드의 잠수를 통해 그리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뭔가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며 타인을 함부로 무시하는 경향이 크다.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를 무시하고 멸시하지만 그들은 자기 나라와 고향에서 우리가 갖지 못한 능력을 갖고 있는, 존경받는 사람일 수 있다. 이주노동자들에게 잠수는 문화일 수도, 음식일 수도, 영화일 수도 있다. 문화적인 면에서 그들 나라도 우리 못지 않게 훌륭할 수 있다. 한국어를 못하고, 가난한 나라라고 무시해선 안 된다. 방글라데시는 가난하지만 행복지수는 높은 나라다. 우리를 한번 보자. 경쟁과 서열이 심한 나라, 강북과 강남으로 나뉜 나라, 자고 나면 아파트 값이 몇 억씩 올라가는 나라…. 이런 나라에서 사는 게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나? 돈이 아무리 많아도 정신적으론 행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무하마드를 통해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작업하는 무하마드의 일상에서 <말아톤>의 주인공 초원이가 연상된다. 혹시 이 영화를 찍으면서 초원이의 캐릭터를 염두에 두었는가. "(초원이의) 캐릭터를 특별히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웃기지만 웃을 수 없는 블랙 코메디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교훈·계몽적인 방법이 아니라 환타지적인 표현을 통해 주제를 전달하는 방식을 취했다. 환타지는 상상의 세계와 현실을 접목시키는 좋은 수단이다. 장애인에 대한 문제를 다루지만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상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잠수왕 무하마드는 상징적으로 풀어나가지만 이야기를 빙빙 돌리지는 않았다." - 유독가스가 가득한 공장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주인공이 호흡을 멈추는 장면이 나온다. 불법체류자로 살아가는 이주노동자들의 숨이 막히는 현실에 대한 고발인가. "물론 이주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와 함께 마스크를 쓴 한국인 노동자가 '×도 모르는 깜씨들만 불쌍하지' 라고 욕설하는 장면을 통해 노동자간의 차별문제를 말하고 싶었다. 한국 노동자들은 같은 노동자인 그들을 동료하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비정규직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정규직이 양보하고 밥그릇을 나누어야 하듯이 불법체류 이주노동자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노조(노동자)가 열린 시각을 가지고 이주노동자들을 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동계와 정부는 문제가 더 악화되기 전에 함께 해법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불법·합법이 아니라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
"<말아톤>을 연출할 당시 안산 시화단지 원룸촌에 있었다. 방 값이 싸서인지 그 곳에는 이주노동자들이 많았으며 그들 대부분은 불법체류자들이었다. 그들을 보면서 불법체류자 문제는 더 이상 숨길 수도, 방치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를 문제로만 보기보다는 더불어 살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 그들이 불법체류를 했다고 해도 그들에겐 노동자로서 정당한 권리가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미래의 다민족 사회를 준비하면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야 한다. 남북 문제를 비롯해 강북·강남, 영·호남 갈등 등의 산적한 우리 내부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서도 이들에 대한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 불법체류자 문제를 푸는 것을 통해 탈북자, 나아가 통일 후의 남북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불법체류자 사면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중요한 것은 불법체류냐 합법체류냐가 아니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이다.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시선이 '너희들은 우리의 종이다'라고 바라보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시선으로 바라볼 때 우리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이주노동자들은 이 땅에서 우리와 더불어 사는 또 다른 존재이며 우리 사회를 위해 일하러 온 구성원이라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입으로는 세계화를 부르짖으면서 행동은 그와 반대인 반세계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이주노동자들이 불법이냐 합법이냐를 떠나서 비인간적인 상황에 몰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들이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더라도 한이 맺혀서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도리인 것 같다. 우리도 가난한 나라일 때 서독과 중동, 일본 등의 국가를 떠돌면서 일했고, 지금도 많은 사람이 불법체류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국민뿐 아니라 이주노동자들도 문화를 누리고 인권을 보호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에 대한 상황이 좋아질 때 법도 바뀔 수 있다고 본다." - 앞으로 이주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낼 의향이 있나? "충분히 있다. 한국에선 미국인이라 하더라도 피부색에 따라 기호가 바뀐다. 우리는 유독 단일민족, 씨족혈연중심, 피를 중시하는데 그런 것들은 일제식민지 치하에서는 긍정적인 의미의 민족주의이겠지만, 지금의 폐쇄적인 단일민족은 우리 스스로를 힘들게 할 뿐이다. 앞으로 이런 부분에 대해 발언하고 싶다." - 이주노동자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평가하길 희망하나? "이 영화의 시선은 그들을 동정하거나 도와주자는 것이 아니다. <말아톤>에서 보았듯이 자폐아도 그들의 세계가 있듯이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우리가 모르는 탁월한 재능이 있으므로 함부로 평가해선 안 된다는 시선으로 연출했다. 불법체류자가 동정 받을 처지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식으로 묘사하는 것은 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어서 그런 묘사는 피했다." - 작업하고 있는 다른 영화가 있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찍고 있다. 우리는 가족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달의 뒷면을 모르는 것처럼 모르는 또 다른 어떤 세계가 있다. 다 안다고 함부로 평가하고나 깔보거나 평가해선 안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엉뚱한 가족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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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교사님, 안녕하세요? 블러그에 제 주위의 선교사님들 소식란을 신설했어요. ㅎㅎㅎ퍼 가서 죄송합니다. 혹 곤란하면 도로 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