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문학 수필 신인상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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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산문학 수필 신인상 추천>

              한옥마을 나들이

                                                        신아문예대학 금요수필반 김재교

한옥마을을 찾았다.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하반기 야외수업을 한옥마을에서 갖기로 했기 때문이다. 해설은 최상섭 회장이 맡았다. 나는 마음이 들떴다. 옛날 초등학교 때 소풍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기분이었다.

나는 완주군 고산에 살면서도 전주 경기전이나 전주향교의 겉만 보았지, 안은 본 적이 없다. 수년 전에는 경기전 그 자리에 초등학교가 있었다. 집에서 나올 적에 아내에게 오늘 한옥마을로 소풍간다고 했더니 참 좋겠다며 계란이랑 먹을거리를 준비해 주겠다고 했다. 우리는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들뜬 기분으로 차를 달려 공용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목에 걸고 선그래스를 끼고 경기전에 도착했다. 벌써 교수님과 회장님. 문우님들이 기다리고 계셨다. 경기전 첫 문턱을 넘으니 둘째 문이 멀리 보였다. 반가웠다. 오른쪽을 보니, 처음 보는 늙은 매화나무가 온 경기전을 휘감고 있었다. 이런 매화는 처음이었다. 사람의 손때가 묻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자태는 아름답고 고귀해 보였다.

수필반 회장님의 ‘실록전(實錄殿)과 태조 영정’에 대한 설명도 잘 들었다. 그 시절 양반들의 살던 모습도 보고 느꼈지만, 굴뚝이 낮아 눈길을 끌었다. 끼니때 밥 짓는 연기가 높이 올라가지 않도록 하려고 굴뚝을 낮게 만들었다고 했다. 서민들을 배려한 일이라고 했다. 경기전 야외수업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경기전을 둘러보는데 한 시간쯤 걸렸다.

경기전 밖은 수많은 사람과 젊은 학생들이 평화롭게 오가고 있었다. 외국인이 한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기도 했다. 옛날에는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보던, 왕이 입는 곤룡포를 입고 활보했다. 어깨에는 붉은 용 가슴엔 황금용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았다. 온 몸에 용이 살아 있었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외국 여인과 여학생들이 공주나 귀족들이 입었던 털 조끼를 입고 선녀처럼 흰 치마를 걸치고 거리를 활보했다. 한 가게에는 한복이 800벌이 준비되어있다고 쓰여 있었다. 50m정도 마다, 한복집이었다. 날마다 외국인과 내국인 관계없이 왕과 왕비가 얼마나 많이 탄생할까?

임진왜란 때 선조 임금은 가솔들을 데리고 의주로 도망을 갔다. 전국 각처에서 지역선비들과 남녀노소들이 의병이 되어 왜군과 싸워 이룩한 게 우리 조국이다. 선조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나라를 지켰다. 정치인들이 나라를 지킨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잘못하면 국민들이 허탈해 하기 마련이다. 요즘 시국을 비통해 하는 국민들이 손에 쥔 촛불을 들고 거리를 메운다. 촛불은 횃불로 커진다고 한다. 참 비참한 현실이다. 나는 한옥마을 나들이를 마치고 되돌아와 한벽당 부근에 차를 세우고 한벽루를 보며 다시 전주향교를 찾았다.

옛적 향교는 양반의 자녀들이 공부한 곳이다. 지금 이곳 명륜당, 대성전 앞 은행나무는 수령이 450년이라고 했다. 노란 은행잎이 많이 쌓여 있었다. 사진촬영을 하러 온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은행나무엔 은행이 그대로 달려 있었다.

오늘 전주향교를 다시 돌아보며 수백 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았다. 전주 한옥마을은 세계 속의 마을이 되고, 세계인이 찾고 즐기는 관광마을이 되었다. 이 마을이 오래오래 지속되는 관광자원인 한옥마을이 되길 빌 뿐이다. 나는 문우님들과 함께 한옥마을을 둘러보며 경기전의 늙은 매화와 전주향교의 450살이나 된 늙은 은행나무가 인상적이었다. 회장님의 해박한 설명을 들으니 뿌듯했다.

*김재교

55307 전북 완주군 고산면 고산천로 334-6

010-3674- 2900 e-mail: rla4455@hanmail.net

어머니의 반짇고리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김재교

세월은 과거를 다 보듬고 가 버린다. 집 앞 여수도 무너미처럼 흐른다. 거실에서 내 방으로 들어오면 컴퓨터를 비롯해서 내가 사용하는 물건들이 다 이 방에 있다. 그러니 내가 공부하는 시간이면 누구라도 허락이 있어야 내 방에 들어올 수 있다.

내 방에 들어서면 앞 책장 위에는 어머니가 쓰시던 싸리로 엮어 만든 반짇고리와 베를 짤 때 쓰던 북이 있다. 그리고 오른쪽 벽에는 어머니사진이 걸려 있다. 돌아가신 지 20년이 되었지만 나는 날마다 어머니와 함께 이야기하며 살고 있다.

어머니의 반짇고리는 싸리나무 줄기로 예쁘고 튼튼하게 만들었다. 줄기줄기 사이마다. 때가 끼었는데 그것은 어머니의 손때다.

나는 아주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었다. '아버지!' 하고 한 번도 불러 본 기억이 없다. 몇 달 뒤 6.25전쟁이 났다. 우리 집 기둥인 장형은 20세 되던 해 치안전투대에 차출되어 운장산 인민군 토벌작전에 선발대로 나갔다가 다음해 정월 완주군 동상면 왕재전투에서 전사했다. 우리 집 대들보가 무너졌던 것이다. 어머니는 정신을 놓으셨다가 3일 만에 일어나셨다. 나는, "형 대신 잘하고. 말도 잘 듣고. 심부름도 잘하고. 공부도 잘할게요. 죽지마세요. 어머니!" 라고 애원을 했었다.

어머니는 3형제에게 남은 인생을 걸었다. 나는 어머니의 조랑바가지였다. 세상이 조용해지자 나는 9세 때 1학년에 입학했다. 내가 한글을 알게 된 것은 4학년 말이었다. 5학년 때는 일제고사에서 1등을 하기도 했었다. 이제 한글을 알 정도니, 한문을 배워야 했다. 내일은 큰 동네 큰집 서당에 가자고 하셨다. 어머니는 한글도 모르셨지만, 천자문은 다 외우셨다. 창호지를 손수 접고 공책을 만들어 놓아 큰집 서당에서 붓으로 쓴 천자문을 나와 함께 받아 오면서 큰집 논둑에서 무궁화나무 가지로 회초리를 한 다발 꺾어 오셨다. 무엇에 쓰려느냐고 하니, 잘 못하면 종아리를 때릴 매라고 하셨다. 한문공부가 시작되면 항시 반짇고리에 형들의 헌 목양말과 내 버선, 꿰매야할 옷가지가 담겨 있었고, 옆에는 회초리가 있었다. 창호지 책장에 한문으로 '일천 천(千)'자를 쓰고 한글로 '일천 천'이란 토를 달았다. 조금만 틀리면 머리며 종아리에 불이 났다. 형들이 보면 더 했다.

6학년 때쯤, 가을추수가 끝났을 때, 익산에 살고 계시는 이모님 두 분이 오셨다. 한문공부가 많이 진전되었을 때였다. 옛날 외가에서는 독서당에서 외숙이 배우는데 배우는 외숙보다 밖에서 듣는 우리 어머니가 더 잘 했다고 하셨다. 어머니가 얼마나 엄했는지, 그때는 불만이 많았다. 장광에서 일을 하시다가도 글 읽는 허점이 보이면 당장 문을 열고 뼈가 저릴 정도로 혼줄이 났다. 네놈 사주가 좋게 태어났으면 이 어미도 고생을 안할 것이다. 네놈이 복이 없어 애비도 없이 살고 있으니, 어미 말은 천금이라고 하셨다. 그 말씀은 항시 내 가슴에 꽂혔다.

"회초리에서 사람이 사는 이치를 터득하고. 도리가 아닌 황금을 보면 입을 열지마라. 배운 것 가진 것 없으니 피나는 노력과 끈질긴 인내를 기둥삼고, 이웃과 하나 되어 살면 내일이 있을 것이다. 조상님을 섬겨야 후손이 잘 된다. 조상이 없는 가문이 없고, 나라가 없으면 백성도 없다."라고 하셨다.

나는 좋은 스승님들을 만나 컴퓨터를 배웠고, 사진작가(진사)들과 전시회에 세 번이나 참여하기도 했다. 글공부를 해서 시인으로 등단도 했고, 집안일들도 여러 해 노력한 성과가 있었다.

금년 2월 20일 오전 10시에 서울 종로구청회관 행사에 진사자격으로 초청을 받았다. 손녀 봄이가 영어와 중국어를 잘 한다고 선발되어 종로구에서 영어와 중국어로 선배들의 졸업 축하연을 베풀었는데, 내가 그 행사에 참석하여 사진촬영도 했다.

스마트폰으로 전주에서 서울행 KTX 열차표가 찍혀 왔다. 시간에 맞추어 전주역에서 아침 6시 20분에 KTX 열차를 탔다. 서울에 가서 사진도 많이 찍어 주었다. 내려오는 도중 차창 밖을 내다보니 살아 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전주역에서 내려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와 주위를 살피고 방에 들어와 책상 위 반짇고리와 어머니 사진을 보면서 감사인사를 드렸다. 지금 그 반짇고리에는 봄에 낳은 달걀을 모아 두고 있다. 새봄에는 병아리도 많이 까면 좋겠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3년 전에 글공부를 시작하면서 서울 남재님과 함께 13대조 김면 의병도대장 공원조성에 많은 힘을 쏟았다. 그것이 작년에 결실을 보았다. 올해는 더욱 노력해서 남은 생을 다듬고 우리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깃들기를 조상님께 엎드려 축원해야겠다.

*김재교

55307 전북 완주군 고산면 고산천로 334-6

010-3674- 2900 e-mail: rla4455@hanmail.net

내 고장 고산의 벼농사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김재교

5년 전에 사회생활을 접고 어렵게 약 4천여 평의 논을 장만했다. 농사를 짓고 살 것을 아내와 상의했더니 흔쾌히 승낙을 해주어서 마음의 위안이 되였다. 그 동안 아내가 수고 많이 했었다. 이 완주군 고산면에서는 2000년부터 '친환경 고산땅기운 작목반'을 결성하여 친환경 농법으로 지금까지 농사를 짓고 있다. 오리농법 9년, 우렁이농법 5년째다.

친환경 농사는 농약을 쓰지 않는다. 3년을 이런 과정을 거쳐 4년째부터는 유기농으로 전환된다. 그러니까 3년 동안 농약이나 비료, 제초제 사용을 금하고, 자운영 씨을 뿌려 땅심[地力]을 높이는 농사교육을 받고, 영농준비를 시작했다. 수시로 실습을 했다. 친환경 우렁이 농사는 선배농민들의 인내와 땀과 사명감으로 이루어진다. 벼 종자도 친환경에서 준비해야 한다. 모판 흙(상토)도 친환경으로 볍씨소독은 더운물 70도에서 7분간 담갔다가 찬물에 식혀 싹을 내어 못자리를 한다. 이 과정이 무척 어려운데 잘못하면 실패하니 공을 많이 들여야 한다.

그러나 제일 큰 문제는 일반벼농사다. 일반벼농사는 모를 심고, 비료를 주고, 10여일 후에 풀 약을 주고, 새끼 칠 비료를 넣고, 논두렁에 제초제를 주면 끝이다. 그러나 친환경농사는 옆 논에 비료나 농약을 주는 일도 지역에 따라 제약을 많이 받는다. 4년간은 내가 먼저 제초제를 못 쓰게 이웃농가의 논두렁 풀을 깎아야 되며 논흙을 담아서 농업기술센터에 농약 제초제 성분 검사를 하면 토양성분이 다 검출된다.

올해는 4년차라 유기(친환경단 자연거름)비료 규산질(토양개선제)도 뿌렸다. 모내기도 친환경단에서 채택하여 모를 심고, 3일 안에 200평당 우렁이 4kg을 모내기한 논 사방에 넣고 논물을 많이 넣어 우렁이가 잘 다니며 어린 잡초의 싹을 먹게 물 관리를 10여일 동안 잘해야 된다. 이 우렁이는 하루에 7~8km 이동하면서 잡초를 먹고, 먹을 것이 없으면 벼 잎도 먹는다. 우렁이 농법은 벼논에 잡초를 없애는 혁명을 이룩한 것이다. 나는 논두렁 풀깎기를 10여일에 한 번씩 하는데 올해는 5번이나 깎았다. 이제는 영농단에서 벼에 농약, 비료, 제초제 성분 검사에 의해 이 모든 과정이 합격하면 유기농가가 된다.

어제 합격해서 유기농 40-1-29호의 유기농가의 대우를 받게 되였다. 지금까지 과정은 참으로 힘든 시간을 4년이나 경험했다. 지금도 벼논에는 잎말이 나방이 한창이다. 이 벌레가 잎을 갉아 먹으면 벼 성숙(익는 것)이 덜 된다. 그래도 농가들은 농약을 뿌리지 않는다. 이곳 농가들이 다수확을 내려놓고 친환경농사를 택한 것은 농약, 비료, 제초제를 쓴 쌀을 생산하면 우리 국민 누군가는 먹게 된다. 친환경 벼농사는 일반 벼농사보다 수확이 50~60%밖에 되지 않는다. 친환경 농가의 쌀에서 농약성분이 검출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우리 국민은 소득이 없는 이들 농가의 애로사항을 십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농약, 비료, 제초제 성분이 없는 먹을거리를 만날 수 있으며, 이적의 농산물을 막을 수 있다.

나는 8월 24일~8월 30일까지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다녀왔다. 그곳은 우리 1970년대의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 이곳을 우리 농법으로 혁신하면 세계의 먹을거리를 우리가 주도할 것이고, 벼농사의 영토를 더 넓힐 것이다. 미국이나 선진국은 밭농사 위주다. 그러나 동남아는 벼농사다. 우리의 농법을 잘 이용하면 동남아를 감독 지배할 날이 올 것이다. 친환경 농법은 벼논의 잡초를 없애고 농약, 비료,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농법이다. 이 농법을 잘 발전시키면 우리의 5천년 벼농사의 역사를 새롭게 쓰게 될 것이다.

우리지역 농촌을 새롭게 만드는 완주군농업기술센터 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친환경 고산 땅기운 작목반 반원들의 14년의 인내와 노고를 자랑하고 싶다.

*김재교

55307 전북 완주군 고산면 고산천로 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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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南齋) 재호]

축하합니다
감히 상상을 초월하는 겹경사입니다.
6개월도 되지 않아 전국 사진전에서 23~4개의 수상기록도 기록적인데,
연이어 수필가 등단 소식이라니, 전국 어디에도 前例가 없을 경사입니다.
승승장구하시는 모습에서 조상님의 蔭德을 느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