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목장 날, 주민 500명‘음식물처리시설 반대’

[양기성]

괴목장 날, 주민 500명‘음식물처리시설 반대’

“청정지역 월등·황전에 쓰레기처리장 웬말”
법원은‘이유없다’며 순천시 건축불허 기각
연말 대법원 판결, 사업추진‘분수령’될 듯

 

괴목장 날이었던 9월 19일(토) 오전 9시, 괴목삼거리에는 500명에 가까운 월등과 황전 주민이 모였다. 월등면 농선리에 추진 중인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을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주민 500명은 “청정지역 월등, 황전에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설치를 강행하는 순천씨엔알을 규탄한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설치를 결사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7월 31일 월등과 황전지역 이장과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반대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8월 19일 한차례 집회를 갖고, 이날 두 번째 대규모 집회를 가진 것이다. 이날 집회에는 박동수 도의원과 월등과 황전지역구 시의원, 그리고 이장단과 새마을단체, 농민회, 교회 등 지역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 괴목 장날인 9월 19일(토) 괴목삼거리에서 열린 월등 음식물처리장 반대집회. 500여 명의 주민이 모여 눈길을 끌었다.

월등과 황전지역 주민이 농번기인데도 이렇게 대규모 집회를 하고 나선 것은 매실과 복숭아 주산지로 이름이 알려져 있는 월등과 황전에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이 들어설 경우 악취 등의 환경문제와 함께 주민의 생활에 불편을 끼치게 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순천광장신문에서 펌글 

농업회사법인 (유)순천씨엔알이 추진하는 분뇨 및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은 월등면 농선리 일대 2159㎡의 땅에 건립할 예정인데, 2013년 8월 건축허가를 신청했다가 8월 26일 순천시로부터 불허 결정이 내려졌다. 사업주 측은 전라남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2014년 4월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재판부가 현장검증과 주민의견까지 수렴해 순천시의 건축 불허가 결정에 문제가 있다며 사업주 측의 손을 들어줬다. 올해 7월 2일에 있었던 광주고등법원 재판에서도 사업주가 승소하였다.

이처럼 재판이 사업주 측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자 월등과 황전지역 주민이 올 8월 1일에야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반대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적극적인 반대활동에 나섰다. 박금재(월등면 장선리 이장) 위원장은 “우리 지역은 환경오염원이 없는 청정지역으로 매실과 복숭아 주산지인데,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이 들어서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음식물쓰레기를 실어 나르는 2.5톤 트럭이 하루 22대가 운행하고,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만드는 과정에 발생할 악취가 가장 큰 문제”라고 한다. 이미 순천에는 음식물쓰레기장이 있는 만큼 외지의 음식물쓰레기와 악취가 심한 수산물쓰레기까지 가져와 퇴비를 만들겠다고 하는 만큼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 음식물처리장이 들어설 월등면 농선리 일원(역삼각형)의 항공사진. 음식물처리장이 들어서면 악취와 함께 주민 생활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걱정이다.

주민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순천시 허가민원과 관계자는 “인천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자체가 건축허가를 불허했다가 패소해, 지금은 허가가 나서 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원에서는 환경오염은 단속 사항이지, 건축 불허가 이유는 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데, 순천시의 답변서는 이미 제출했고, 판결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1심과 2심 재판부의 결정처럼 대법원에서도 순천시의 건축 불허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이 내려지면 건축허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