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욥기 43장 / 이기호 / 현대문학
누가 불을 놓았을까는 알 수 없다. 하나님을 취재했는데 모른다고 했으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목양은 교회에서 교인들을 관리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목자가 양을 보호 관리(care)하는 행위로 영어로는 pastoral, 우리 말로는 목양이라고 한다. 한국의 교회에서는 이미 사라진 행위이고 잊혀가는 단어이다. 그런 의미의 목양, 목양면에서 일어난 일이다.
교회가 입주한 4층 빌딩에 불이 나서 담임목사를 비롯하여 사람이 죽고 다치는 방화 사건이 일어난다. 소설은 관련자 10명과 하나님에 대한 조사내용이 적혀 있다. 질문은 실려있지 않으며 답변만이 실려 있다.
작가는 최근식을 욥으로 보고 이야기를 꾸민 듯하다. 최근식은 교통사고로 가족을 다 잃고 비통한 마음에 자살을 결심하고 산으로 향한다. 그리고 인생이 바뀐다. 아들을 얻고 부를 축적한다. 욥처럼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모든 것이 이루어졌음을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간증하고 다닌다. 아들은 그 분위기에 휩싸여 신학을 공부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식은 아들을 위해 교회를 세우고, 최근식의 도움을 음으로 양으로 받은 사람들과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교회에 출석한다.
성경에서 제일 오래된 책이라는 욥 이야기는 대충 이렇다. 큰 부자가 있다. 사탄이 하나님께 욥이 하나님을 섬기는 이유는 잘해줘서라는 주장에 하나님이, 그럼 욥의 생명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알아서 하라고 허락한다. 욥의 친구들은 네가 잘못해서 그러니 회개하라고 한다. 욥은 왜 그런지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맞선다. 잘하면 상을 받고 그렇지 못하면 벌을 받는 구조이다. 욥의 질문에 하나님은 대답 대신 욥에게 묻는다. 한때 유명했던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 생활의 달인에서 김병만이 했던 말을 흉내 내자면, "내가 하는 일 봤어요? 보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하나님을 만난 이는 없다.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구약이든 신약이든 다름이 없다. 죽지 않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니... 아는 척과 만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욥이 말한다. 이제야 봅니다. 욥이 본 것은 무엇일까?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 My ears had heard of you but now my eyes have seen you. 욥기 42:5
아버지 최근식이 김진목 전도사에게 어쩌다가 하나님을 만났다고 거짓말한 것이 이 시단事端의 시작이다. 하나님을 만나 축복받은 삶을 사는 아버지의 그늘에서 아들은 자신의 삶을 꾸려가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신학을 하고 목사가 되었지만, 아버지의 울타리를 벗어날 수 없다. 마을 선배를 통해 벗어날 길을 찾은 듯 했으나 그의 삶은 이미 자기의 것이 아니었다. 네가 교회를 알아? 네가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 그런 질문과 화염 가운데 최 목사는 벗어나지 못한다. 최근석은 아들의 생사를 가름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어쩌면 최 목사, 요한이는 어머니가 죽은 이후로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이 세상에서 나를 요한이로만 보는 사람은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네·····"102
한 사람이 꿰놓은 길에 들어서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인생이 어찌 최요한 씨만 있을까. 자식의 삶을 위한다면서 부모라는 권위로 펼쳐놓은 판 위에 자식들을 묶어 놓은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이름을 잃고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로만, 누군가의 아들, 딸로만 사는 것은 서로에게 불행이다. 그래서 의미 있게 다가오는 욥기 43장의 말, "너도 혹시 누군가의 아버지이더냐?"
욥기 43장 다른 글들...
무슨 소리냐? 나는 답변하는 이가 아니니라. 나는 질문하는 이니라. 태초부터 그랬고, 3천 년 동안 그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진대 왜 새삼스럽게 그러느냐. 152
그렇게라도 최근직은 고통을, 모욕을 잊으려 했던 것이다. 그것으로 내가 만든 것 같더냐? 내가 뭘?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158
내 목 소리리가 얼마나 큰데····· / 이래도 안 들리냐? / 이래도······? / 이래도 ·····? / 너 혹시 ···· 너도 혹시 누군가의 아버지이더냐? 159
(평상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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