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역 가는 길
김성찬
하양역은 첫 기차부터 분주했다 대구 염매 오일장 가는 아낙네들 보
따리 정리하고 어둠을 더듬거리는 지팡이 할머니까지 자리에 앉힌
차장 아저씨는 땀이 났다 나는 신이 났다 사람 많고 먹거리가 산더미
로 쌓여 있다는 염매시장에 기차 타고 가다니 이마에 불 매단 기차는
건널목을 목전에 두고 경적을 울려대며 한껏 위엄을 부렸다 건널목 간
수 아저씨 거수경례 받으며 나는 우쭐했다 나도 거수경례로 답했다 서
있던 행인들과 자동차들이 휙-휙- 뒤로 자빠졌다 동촌강 물새 떼 자우
룩 날아올랐다 강 너머 탱자나무 울타리 안 능금들은 태양처럼 이글거리
며 익어갔다 하양- 청천-반야월-동촌지나 대구역에 기차가 뭠췄지만 레
일 따라 먼 곳까지 기차에 실려 가고 싶었는데....
검정고무신이 보이지 않았다 차장 아저씨께 숨겼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창피하다며 등짝을 때리며 손을 잡아끌었다
기차 탈 때 발판 계단 아래 틀림없이 벗어 두었는데
첫댓글 '경적'과 '기적'은 어떻게 다를까요?
어느 유행가 가수가 부르는 노래에 시골버스가 빵빵 기적을 울린다고 하더군요.
(어떤 때는 '경적'이라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기적은 기관차나 선박의 신호로 울리는 것이고 경적은 자동차가 위험이나 경계를 하도록 울리는 소리로 알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건널목에 가까이 와 사람들이 경계하도록 울리는 소리이니 경적이라 해도 되겠지요.
'싶었는데...'는 '싶었는데…'로 해야 합니다.
기차를 타고 어디 먼 곳으로 떠나고 싶은 새벽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늘 세밀하게 분석해 주시는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관심 주심을 늘 잊지 않고 있습니다. 건안하심을 빕니다.
기차를 처음 탔던 유년의 체험을 속도감 있게 그려냈습니다. 신발을 벗어놓고 기차를 탔군요.
은관시인 후보작으로 추천합니다.
어릴 적 경험을 에피소트 형식으로 써봤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습니다. 구석에 밀어 놓은 것인데 선생님께서 꺼내 세상에 내주시니 그저 황망할 뿐입니다.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연이 길게 여운을 남깁니다.
그 시절 신발을 벗어야 할 것 같았겠지요.축하합니다. 김성찬 님!
별고 없으시지요? 어릴 적 누구나 한번씩 그런 경험을 가졌으리라 여겨집니다. 극장에 들어갈 때도 신발을 벗고 들어간 적이 있었거든요. 이제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시 한번 가고픈 내 유년... 그나마 한 편의 시로 남겨진다는 것이 위안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능금들은 태양처럼 이글거리며 익어갔다
저도 이글거리며 익어가고 싶네요. 축하합니다.
오 시인님 언제나 격려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번 신세진 것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올라가면 제가 꼭 한번 쏠 것입니다.
김성찬 시인님, 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끊임없이 좋은 시 읽도록 해 주시면 그만이지요.^^
축하합니다.
오일장 가는 첫 기차 분주하네요.
탱자나무 울타리, 동천강 물새 떼도 정겹습니다.
뿌우~ 힘찬 경적소리 듣고싶은 새벽입니다
하양역... 염매오일장...
오래된 흑백사진 보는듯한 시 참 좋습니다
김태희 시인님의 작품 잘 읽고 있습니다. 늦게나마 은관 시인 반열에 오르심을 추카드립니다. 저도 님이 가신 그 길 좇아 가겠습니다.
하구~ 이러언... 아마 다른 분으로 오해하셨나봅니다
시를 바지런히 쓰고 올려야는데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이제 겨우 2편이 올랐을뿐인걸요 아직 은관시인 아니랍니다
탄탄한 구성을 눈여겨 보시는 교수님의 눈에 드셨군요.
김성찬 시인님 축하드립니다.
28일 우리시 낭송회 때 김 시인님을 뵐 것 같아서 벌써 설레임니다. 늘 관심 주셔서 감사드리며 그날 기회가 주어진다면 뒷풀이에서 김 시인님을 위해 노래 한 곡 불러드리겠습니다.
토요일이 자유롭지 못했는데 28일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반갑게 만나 뵙겠습니다. 노래도 기대되구요.
늦게나마 시 선별이 까다롭다고 알고 있는 우리詩 7월호에 작품 거재되신거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