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으로 국제전화를 하려면 기존의 국가번호 +7이 아니라 +997를 찍어야 한다. 카자흐스탄이 그동안 사용해온 러시아 국가번호 +7의 사용을 중단하고 카자흐스탄 고유 번호인 +997로 변경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그다트 무신 카자흐스탄 디지털항공우주산업부 장관은 4일 "카자흐스탄이 새로운 국가번호(+997)를 할당받았다"며 "올 연말까지 변경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1월부터 새로운 국가 코드 +997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규 국가번호는 할당 시점부터 2년 동안 기존 코드와 병행해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오는 2025년부터 +997 코드만 독자적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사진출처:카자흐스탄 대통령실
지난 1월 유혈 시위 사태 모습. 위는 시위 진압군, 아래는 거리에 방치된 불탄 자동차/러시아 언론 영상 캡처
무신 장관은 "러시아와 같은 국가번호를 버리고 카자흐스탄의 독자 번호를 받아야 한다는 건 2020년부터 수차례 밝혀온 입장"이라며 이번 변경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지정학적 상황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은 그동안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듯한 정책을 수차례 발표하고, 시행한 바 있다. 러시아 정계 일각에서도 "카자흐스탄이 우리(러시아군)가 지난 1월 알마티 대규모 유혈 시위를 진압해준 그 카자흐스탄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이 맞나"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