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31. 일요일
먼저 귀국한 사람들이 집 근처에 쌓인 눈 사진을 보내왔다
이곳에서 먹었던 싱싱한 야채와 과일이 생각난다며 여름에서 겨울로의 순간이동 후유증을 토로한다
나도 이곳의 과일이 너무 생각났었다
어제의 송년파티로 남편은 술병이 났다
으이그~~~
오전라운드는 패스하기로 한다
술병은 남편만 난 건 아닌가 보다
아침에 캐디들이 로비 안에 층별로 세워둔 캐디백을 밖에 내다 놓는데
덩그러니 놓인 저 백들은 오늘 라운드 의사가 없는 주인의 백이다
저 백의 수 만큼 캐디들이 허탕을 쳤을 것이다
하루쯤 쉬는 것도 괜찮은 시간이긴 하다
자의적 쉼이 아닌 남편 때문이란 점이 좀 그렇긴 하지만....
3층 숙소 창으론 키 큰 나무가 가득 들어와 시원한 숲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준다
타일 바닥에 비친 하늘과 나무 그림자가 심연의 호수처럼 보이기도 한다
발코니에 나가도 나무 뒷 쪽으로 숙소를 감싸고 있는 넓은 호수가 보인다
이곳은 호수인지 강인지 언뜻 구별이 안될 정도로 큰 호수를 끼고 있는 코스여서 광활한 밀림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종종 한다
2023년 마지막 날 해넘이를 보러 나갔다
시간을 잘 맞춰왔다
늘 그 자리에서 노을을 감상하는데 오늘만큼 특별한 날이 또 있을까
동그란 해가 조금씩 사라지는 광경을 지켜봤다
일몰 후의 하늘이 얼마나 화려한지
이 하늘을 보기 위해 잠시 더 이곳에 머물게 된다
해넘이를 이렇게 감상하는데
아무런 생각이 없다
그야말로 무념무상으로 2023년을 잘 보내주었다
안녕 2023년!
내일은 2024년 새 해가 화려한 노을을 만들며 떠 오를 것이다
첫댓글 울 엄마아빠 새해 복 많이 받고 잘 놀다가 오세여😉